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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으나 마나' 한 리더가 돼라

[사람&경영]나 없어도 세상은 돌아간다

한근태의 사람&경영 한근태 한스컨설팅 대표 |입력 : 2008.12.11 12:25|조회 : 337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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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으나 마나' 한 리더가 돼라
모 기업 MBA 과정에서 독서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책을 읽고 거기에 대해 토론을 이끌어내고 진행하는 것이 내 임무이다. 30명쯤 되는 인원인데 직급은 차장에서 전무까지 다양했다. 연수원에 들어온 지 2주쯤 되었다는데 얼굴이 맑았다. 골치 아픈 현업을 잊고 경영학 관련 수업을 받으니 힘은 들지만 새로운 느낌이라 좋단다.

독서 토론은 이런 식으로 진행했다. '리더십, 미래예측, 커뮤니케이션, 고객만족 등 정해진 아젠다에 적합한 책을 선정한다. 이 책을 나누어 주고 읽게 한다. 요약하고 이 책을 중심으로 토론을 진행한다. 여기서 배운 것을 어떻게 업무에 적용할지를 얘기하면서 결론을 낸다.' 다른 수업과 달리 강의는 거의 없고 그들이 발표하고 나는 거기에 대해 코멘트를 하고 재미있게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

첫 시간은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몇 가지 주제를 주고 이야기를 나누게 했다. 우선 '현업을 떠나 수업을 듣는 기분'에 대해 질문을 했다. 이들은 다음과 같은 답변을 주로 했는데 다들 비슷한 심정이라 그런지 많이 웃었다. "너무 바빴기 때문에 입소 전에 거의 밤을 새워 가면서 일을 했습니다. 처음 1주일간은 일 때문에 가끔 전화가 오더니 금주 들어 완전 전화가 끊겼습니다. 이메일도 거의 없습니다. 섭섭하더군요. 나 아니면 안 되는 줄 알았는데 잘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

임원으로 입소한 분은 이렇게 얘기한다. "처음 연수원에 들어간다고 할 때 부하직원들이 자주 보고를 하겠다더니 거의 보고가 없는 겁니다. 할 수 없이 제가 거꾸로 전화를 했습니다. 근데 아무 일 없고 잘 돌아가니 안심하고 공부 열심히 하라는 얘기를 하더군요." 대부분 이와 비슷한 얘기를 했다. 결론은 "내가 없어도 잘 돌아간다"는 것이다.

리더십에는 네 종류가 있다. 많이 들어본 얘기이다. 똑똑하고 부지런한 똑부, 똑똑하고 게으른 똑게, 멍청하고 부지런한 멍부, 멍청하고 게으른 멍게… 이 중에 최악은 멍청하고 부지런한 멍부이다. 멍청한 사람은 가만히 있는 게 도와주는거다. 이런 사람은 움직일수록 사고가 많이 난다.

최고는 똑똑하고 부지런한 똑부가 아니라 똑똑하고 게으른 똑게이다. 왜 그럴까? 상사는 지름이 큰 톱니바퀴이고 부하직원은 작은 톱니에 비유할 수 있다. 그런데 큰 톱니바퀴가 빨리 돌면 작은 톱니바퀴는 허벌나게 돌다 지쳐 쓰러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변에 똑부가 너무 많다. 아니 대부분이 그렇다. 다들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을 만큼 바쁘다.

일이 많아서 부지런할 수밖에 없는 측면도 있지만 자신이 나서지 않아도 좋을 일에 나서기 때문에 바쁘다. 쓸데없는 일을 많이 벌이고 그런 일에 시간을 많이 쓴다. 우선순위가 잘못된 경우도 많다. 안 해도 좋을 회의도 많이 한다. 쉬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기도 한다.

큰 톱니가 빨리 도니 그 밑에 수많은 톱니들은 정신없이 돈다. 도대체 왜 이렇게 바빠야 하는지 이해도 하지 못한 채 열심히 돈다. 그렇게 정신없이 살다 보니 바쁜 이유도 모른다. 습관이 되면 "내가 없으면 지구는 돌지 않을 것"으로 착각까지 한다. 하지만 이들이 없어도 세상은 돌아간다. 아니 이들이 없으면 세상은 더욱 잘 돌아갈 수 있다.

리더십의 원시 단계는 사람들로 하여금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단계이다. 두려움 때문에 그를 따르는 단계이다. 다음 단계는 늘 의식할 수밖에 없는 단계이다. 그 다음 단계는 그 사람이 있어야 돌아가는 것이다. 끝까지 없어서는 안 되는 리더십으로 조직을 이끌 경우 조직은 그 한 사람이 없으면 안 되는 나약한 조직이 되고 만다. 말 그대로 그 사람이 없으면 조직은 붕괴된다. 최고 단계는 리더의 존재를 잊게 만드는 것이다. 있으나마나한 리더가 최고의 리더이다.

왜 하나님은 안식년을 만들었을까? 너 없어도 된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서이다. 하루쯤 쉬어도 대세에 지장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가끔 쉬면서 자신을 돌아보라고 반성하라고 준 것이다. 나 없으면 안 되는 일은 없다. 나 없으면 안 된다는 것은 큰 교만이다. 있으나 마나한 리더가 많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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