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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와 루즈벨트의 차이

[CEO에세이]오바마의 '중도자본주의' 주효할까

CEO에세이 이해익 리즈경영컨설팅 대표 |입력 : 2008.12.18 12:24|조회 : 1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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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와 루즈벨트의 차이
한국에서는 오랫동안 영·호남이 갈려 왔다. 최근에는 수도권과 지방이 갈려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수도권 규제완화정책 때문이다. 입장차만큼이나 서로 말이 안 통한다. 자원배분 수혜에 대한 주도권 다툼이란 탐욕 때문이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오바마가 새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그는 금융위기란 발등의 불을 끄기 위해 현직대통령 부시와 회동했다. 하지만 그들은 흔쾌히 의견 일치를 보지 못했다. 공적자금 즉시 투입을 오바마는 촉구했다. 그러나 부시는 호응치 않았다. 경제철학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신자유주의가 새로 집권하고 공교롭게도 미국에서는 정부의 역할을 중시하는 ‘중도자본주의’가 등장했다. 지난 8년간 한·미간의 대화는 어려움을 겪었다. 경제관이 달랐기 때문이다. 앞으로 적어도 4년간은 또 짝이 맞지 않게 됐다. 대화가 어렵게 됐다.

기독교 구약에는 바벨탑의 이야기가 있다. 바벨은 ‘혼돈’이란 뜻이다. 혼돈 때문에 대화가 안 된다는 교훈이 들어있다. 대 홍수 후 바벨에는 노아의 후손들이 살았다. 그들은 한 가지 말을 쓰고 있어 대화가 잘 통했다. 그래서 번창했다. 더구나 돌 대신 벽돌을, 흙 대신 역청을 쓸 줄 알게 됐다. 그들은 합의했다. “어서 도시를 근사하게 세우고 그 가운데 꼭대기가 하늘에 닿게 탑을 쌓아 우리 이름을 사방에 떨치게 하자.”

◆오만 때문에 불가능해진 대화

그들의 오만에 여호와가 노했다. 그래서 그들은 각자 방언을 쓰게 됐다. 서로 말이 통하지 않게 됐다. 혼돈이었다. 바벨탑은 허사가 됐다. 미국의 새 대통령 오바마의 등장에 대해 새로운 기대와 함께 의견이 분분하다. 특히 오바마노믹스에 대해 관심이 깊다. 그야말로 ‘100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경제위기’가 닥쳤기 때문이다.

대선직후 CNN 출구조사에서 유권자 10명 가운데 6명은 ‘경제’ 때문에 오바마를 찍었다는 언론보도다. 이들은 정부개입을 주창한 오바마에게서 대공항 극복의 주역인 루즈벨트를 연상했다. 그래서 조지 W 부시대통령이 신자유주의 대통령 레이건을 등에 업었다면 오바마의 일등공신은 루즈벨트다. 세계인들도 오바마에 열광하고 있다. 시장의 난동을 방치한 신자유주의에 따른 시장 실패로 생긴 공포 때문이다.

‘검은 루즈벨트’ 오바마경제의 실체는 ‘중도자본주의’라고 한다. 복지천국 사회민주주의와 금융천국 신자유주의 가운데선 중도이며 자유시장경제를 근간으로 하되 정부역할을 중시하는 중도다. 뉴욕 타임스는 오바마노믹스에 대해 “빌 클린턴 정부의 자유시장주의에서 유럽식 사회민주주의가 가미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오바마노믹스는 또 기업 활성화보다 중산·서민층 육성을 성장의 동력으로 삼는다. 고소득자 증세와 중산·서민층 감세가 중심이 된 세제개편은 오바마 재정정책의 핵심이다. 오바마는 유세당시 “근로자 95%의 세금을 깍아 주겠다”는 공약으로 법인세 감면을 강조한 매케인 후보와 차별화 했다. 오바마는 서민층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무한 개방과 자유무역에도 반대한다. 세계경제 흐름이던 자유무역협정(FTA)에 급제동을 걸었다.

◆루즈벨트 때와는 다른 선진금융 때문에 어려워

문제는 연간 4000억 달러가 넘는 재정적자가 넘어야 할 벽이다. 만약 이것을 넘지 못하면 정부역할 확대를 주장하는 오바마노믹스는 ‘신관치주의’라는 비아냥과 함께 물거품이 될 수밖에 없다. 1930년대 대공항을 정부 주도로 살려냈던 루즈벨트 시대에는 금융이 순진했다. 지금과 같지 않았다.

본질적으로 금융이란 ‘남의 돈 예금’을 걷어 ‘또 다른 남에게 대출’을 업으로 하는 ‘리스크(Risk)’그 자체다. 방만해지기 대단히 쉬운 구조다. 더구나 투자은행들은 레버리지(자금차입)를 통한 파생상품을 쏟아내며 흥청망청했다. 그것은 최소한의 경제도덕이라도 지키려는 금융인도 아닌 몰가치적 수학자들에 의해 아메바 팽창처럼 생산됐다.

공산주의가 붕괴된 후 미·소 경쟁은 사라졌다. 그 후 미사일과 인공위성이란 전쟁노름의 주역인 나사(NASA)의 수학자들이 일자리를 잃고 대거 월가에 흘러 들어갔기 때문이다. 최소한 루즈벨트 시절에는 이런 선진금융(?)이 존재치 않았다. 금융업 자체가 ‘위기의 사업’인데다 파생상품이란 이른바 선진금융의 산물은 감독이 지극히 어렵다는 전문가들이 상당수다.

말하자면 21세기에는 정부 주도의 시장경제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미 실패한 신자유주의는 물론 ‘신관치주의’도 희망이 없다는 셈인데…. 또 미국과 엇박자로 한물간 신자유주의로 치닫는 한국은 어떻게 되는 걸까. (한국CEO연구포럼 연구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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