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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새해, 협객을 기다리며

성화용의인사이드 머니투데이 성화용 시장총괄부장 |입력 : 2008.12.31 13:52|조회 : 6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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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과 밤이 교차하며 또 하루가 지날 뿐 세상은 어제와 다르지 않다. 해가 바뀌어도 저문 해와 새해의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

데면데면 스쳐가는 사람들, 고만고만한 일상, 가볍고 무거운 희로애락. 위기ㆍ침체ㆍ부진의 늪에서 허우적대니 고단한거야 말 할 필요도 없고 그 끝을 짐작하지 못해 더욱 버겁다.

이 우울한 시기를 더욱 고되게 하는 건 모두의 고통을 뒤로한 채 작은 이익을 탐하는 자들의 극성이다.

'난장국회'라는 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험한 정쟁이 이어지고 있다. 과연 그들이 원하는 건 무엇인가. 그들의 이익과 우리의 이익은 일치하는가. 우리의 세금은 왜 그들을 먹여살리는가.

회사측의 비상경영 선언을 '노조에 대한 도전'으로 치부해 묵살한 자동차회사의 거대 노조. 토요타도 손을 든 미증유의 불황보다 노조의 권위와 권력이 불황앞에 고개 숙이는 것을 더 두려워하는 건 아닌가. 이걸 목격하고도 그들이 주무르는 회사에 '구제금융'을 검토해야 하는가.

언론노조의 파업은 과연 언론 노동자를 위한 것인가. MBC와 조중동, 어느 한쪽을 '정의'라고 손들어줄 수 있을까. 그 싸움의 목적이 과연 '공익'인가.

키코(KIKO) 손실을 몰래 감추다가 빼돌릴 것 다 빼돌리고 선전포고 하듯 디폴트를 선언해버린 중견기업. 그 파렴치에 직원들도 거래은행도 치를 떠는데, 그 기업주는 앞으로 삶의 지평위에 어떤 표적을 그려 넣을까.

쌀직불금 부정 수령자 28만명의 법감정은 어떤 것일까. 그들의 위법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걸리면 재수없는 것이고 안 걸리면 '재주'로 여기는 전문직 탈세자들과 비슷한 심경은 아닐까.

사익(私益)과 이기(利己)에 관대해지면서 언제부터인가 제 이득 챙기는걸 지선으로 여기는 소인배들이 세상의 중심에 서게 됐다.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키고 행해야 할 큰 도리(大義)는 한 구석에 널브러져 있다.

작가 좌백은 '협객불기의(俠客不棄義)'라는 부제가 붙은 '혈기린외전'에서 비장한 대의를 이야기 한다. 사실(史實)에서 차용했을 법 한 장수 한명이 등장한다.

<왕일은 반역의 누명을 쓰고 뇌옥에 같힌 장군 황보엄의 차꼬를 풀어주려 했다.

장군은 탈옥을 권하는 그를 말렸다. 어리석은 황제에게 충성하는 것은 그 보다 훨씬 어리석은 일 아니냐고 분개하며 묻자 장군은 이렇게 답했다.

나도 한때는 황제에게 충성한다고 생각했지. 하지만 여기 묶여 지루하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면서 그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네.

나는 충성이라는 가치 그 자체에 충성했던 거야. 나 자신에 충성스럽게 살아왔다는 거지. 그 이후부터 죽음이 두렵지 않았네.

(중략) 협객은 한 마디 말에도, 모르는 자의 곤경에도 목숨을 바친다는데, 평생을 지켜온 대의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것이 무어 그리 대단한가.>


해가 바뀌는 이 때 대의(大義)의 종을 쳐 우리 가슴을 쩌르르 울릴 누군가가 등장하는 꿈을 꾼다. 청량한 의지와 더운 가슴, 좀스럽고 비열한 무리에 겨눠질 얼음장 같은 호통. 그들이 평범한 일상에서 솟아나 정치권과 시민단체, 기업과 노조의 공명(共鳴)을 끌어낼 수 있는 큰 도리를 설파하는 모습을 그려 본다.

새해, 협객을 기다린다. 협객은 대의를 버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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