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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병칼럼]MB민생행보와 용산참사

강호병칼럼 머니투데이 강호병 증권부장 |입력 : 2009.09.08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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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병칼럼]MB민생행보와 용산참사
한때 범죄의 온상이던 뉴욕 지하철이 확 달라졌다. 강도ㆍ살인ㆍ구걸ㆍ방뇨ㆍ무임승차 등이 꼬리를 물고 발생, 그야말로 지옥철이었는데 94년 루돌프 줄리아니 시장이 들어서면서 탈바꿈했다. 변화의 핵심은 2가지가 꼽힌다. 바로 낙서 지우기와 무임승차 단속이다. 별것 아닌 듯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어떤 행동을 무의식중에 유도하는 암시효과가 큰 상징적 조치들이다. 범죄는 깨진 유리창 하나를 방치하는 데서 시작된다는 `깨진 유리창' 원리와 같다. 그 전에는 돈을 내고 타는 사람은 바보라고 할 정도로 너도나도 개찰구를 뛰어넘어 갔는데 TV에서 무임승차자를 모두 적발해서 한줄로 늘어세운 모습을 봤다.

출발한 열차가 잔뜩 낙서된 채 들어오면 계속 지웠다. 무임승차 단속으로 지하철에도 법은 지켜져야 한다는 인식을 줬고, 낙서를 없애 범죄를 저지르면 안된다는 느낌을 준 모양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국정 기치로 중도ㆍ통합ㆍ친서민을 내걸고 민생행보를 시작한 지 3개월째다. 그동안 이 대통령은 재래시장ㆍ보육원ㆍ장애인시설 등 여러 곳을 돌고 현장 민원을 경청했다. 숫자와 통계로 점철된 대책을 수십 페이지 발표하는 것보다 하나의 민생행보를 잘 하는 것이 마음을 잘 전달할 수 있다는 상징성을 이용코자 한 것일게다.

그런 목적이 있더라도 행보 자체는 환영할 일이다. 쩍 갈라진 한국사회의 틈을 메우는 것이 왼쪽 대통령은 꼭 해야 하고 오른쪽 대통령은 소홀해야 할 일도 아닐 것이다.

 문제는 이같은 민생행보에 대해 국민들이 느끼는 진정성일 것이다. 이 대통령의 민생탐방에도 불구하고 국민과 서민에게는 감동적으로 다가오지 못한 채 겉도는 느낌이다. 방문 후 여러 복지대책이 나오긴 했지만 수치로 표현된 정책은 감흥이 떨어진다. 오히려 이 대통령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민정시찰' 정도로 치부되는 느낌이다.

 포퓰리즘이란 비난과 출혈재정을 감수하고 파격적인 서민대책을 내놓지 않아서도 아니다. 부자나 재벌을 위한 정책만 했다는 야당과 진보단체의 비판이 맞다고 생각해서도 아니다. 대통령의 민생행보 결심을 받아들이게 할 상징성 있는 현안을 풀지 못한 영향이 크다고 본다.

 대표적인 예가 용산참사다. 참사가 일어난 지 7개월이 넘었지만 청와대ㆍ정부ㆍ여당ㆍ서울시 등 어느 누구도 나서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다. 유족은 아직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영안실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 에피소드 하나만으로도 이 대통령의 민생행보의 진정성을 덮기에 부족하지 않다. 야당과 시민단체는 사태의 방치를 공안 내지 반서민의 아이콘으로 연일 비난하고 있다.

 용산참사는 재개발 과정에서 발생한 세입자 등의 생존권 문제와 법과 원칙의 문제가 극단적으로 충돌한 상징적 사례로 보인다. 인명희생이라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지기까지 우발적 요소도 같이 얽힌 듯 한데 책임의 진실을 칼로 무 베듯 명쾌하게 가릴 수나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방치는 더이상 안된다는 생각이다. 검찰 수사 결과로 책임이 희생자에게 돌려진 뒤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명예를 회복하려는 쪽과 진압의 정당성을 지키려는 공권력 간의 대립만 두드러지고 있다.

 민생행보는 인간적인 모습이다. 그런데 용산참사에는 해결을 위해 희생자를 보듬어주는 모습이 빠져있다. 법논리만 앞서간 채 할 수 있는 것까지 기회를 놓친 상황이다.

 검찰 수사 결과가 있었고 정치적으로는 야당과 시민단체의 메뉴가 돼 있다. 이 대통령으로서는 희생자와 가족을 포용하는 것이 어쩌면 재산기부보다 더 힘들 것이다. 그러나 그 고뇌를 이겨내고 마음을 열어줄 때 비로소 민생행보가 빛을 환하게 발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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