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리스' 저작권분쟁 가처분결정 취소로 일단락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박병대 수석부장판사)는 (주)아인스엠앤엠(이하 아인스) 이 KBS 드라마 '아이리스'의 제작사 태원엔터테인먼트(이하 태원)와 정태원(46) 대표를 상대로 낸 저작물복제배포 등 금지 가처분신청을 기각했다고 26일 밝혔다.

아인스는 지난해 9월 법원에 "정 대표 등은 '아이리스' 대본을 영상 제작하는 방법으로 2차적 저작물을 만들면 안 된다"며 저작물복제배포등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자 태원 측은 이에 불복,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가처분신청 기각 결정과 관련, "더 이상 가처분결정이 금지한 침해행위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태원 측이 아인스의 저작권을 침해했는지 여부와 별개로 가처분의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다.

또 '아이리스' 영화ㆍDVDㆍ동영상 등 제작에 대해서는 "기존에 제작된 영상물을 이용하는 것에 불과해 '영상 제작'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어 '아이리스'의 대본(C대본)과의 유사성을 주장하고 있는 A대본에 대한 아인스 측의 이용 가능성에 대해 "드라마가 지상파 방송을 통해 전국에 방영된 이상 아인스가 A대본을 드라마로 만드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반면 태원과 정 대표는 이미 드라마에 200억원 이상의 제작비를 투입한 상황이어서 수익활동을 통해 위 제작비를 회수하지 못하는 경우 사업을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영업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결정문에 따르면 종전의 (주)태원엔터테인먼트(구 태원)은 MK픽처스가 지난 2006년 9월 경 시나리오 전문 작가가 소속된 에이스토리와 체결한 70분 분량의 드라마 20부작의 제작에 필요한 대본 공급 계약의 지위를 2007년 5월 넘겨받았다.

이후 에이스토리의 실질적인 운영자인 최완규 작가는 드라마 초기 3~4회 분량의 '아이리스'라는 제목의 대본(A대본) 및 '쉬리'라는 제목의 대본(D대본)을 구 태원 측에 전달했다.

아인스는 2009년 1월 경 구 태원과 (주)아인스인터내셔날의 합병으로 설립된 회사로, 구 태원의 권리의무를 포괄적으로 승계했다. 이후 정 대표가 별도로 설립한 태원은 A대본과 같은 제목의 C대본을 보조참가인(김현준 작가) 측으로부터 취득해 드라마 '아이리스' 제작했다.

이에 아인스 측은 태원과 정 대표 측이 '아이리스' 대본으로 사용한 C대본은 채권자가 에이스토리로부터 제공받아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는 A대본과 실질적으로 유사해 C대본을 이용해 드라마를 제작하는 것은 저작권 침해에 해당한다며 저작물복제배포등 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기했다.

그러나 태원 측은 에이스토리가 구 태원에게 제공한 대본은 C대본과 다른 내용의 D대본일 뿐이며 A대본은 최완규 작가가 개인 자격으로 김현준 작가의 요청을 받아 드라마 대본으로 채용할 만한지 검토해달라는 뜻에서 전달한 것에 불과하므로, A대본에 대한 저작권자는 구 태원이나 아인스와 무관하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