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00만원 징크스' 이번에도?

'목표가 100만원 징크스'인가.
대장주 삼성전자가 좀체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9일 소폭 반등에 성공했지만 지난달 19일 사상 최고가(85만원)에 오른 뒤 10.5% 하락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13.4%를 차지하는 삼성전자 (77,400원 ▼800 -1.02%) 주가는 종목 이상의 의미가 있다. 삼성전자의 상승세가 시장 참여자들에게 주는 심리적 안정감은 1월 중반까지 이어진 코스피 랠리의 큰 버팀목이었다. 지난해 77% 상승한 삼성전자의 주가 움직임과 코스피 상승 국면은 궤를 같이 했다.

삼성전자에 이상 기류가 감지된 것은 지난달 말. 원화 강세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와 중국의 긴축 움직임 속에 1월 27일 삼성전자 주가는 20일 이동평균선을 뚫고 내려왔다.


일부에선 삼성전자 목표가 100만원에 대한 심리적 저항감이 나타난 것으로 해석한다. 이른바 100만원 징크스다. 지난 2000년, 2002년, 2004년 '삼성전자 목표가 100만원'이란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이 나올때마다 주가가 단기 고점을 찍고 하락세로 전환한데서 유래됐다. 증권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삼성전자 목표가 평균치는 100만1857원이다. 과거 삼성전자와 지금의 삼성전자 기초체질(펀더멘털)은 확연히 다른데도 시장의 하락 흐름과 맞물리며 다시 이런 얘기가 회자되고 있다.

그러나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들의 삼성전자에 대한 믿음은 굳건하다. 삼성전자 보고서를 낸 28개 증권사의 투자의견은 모두 '매수'다. 이선태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업황 호조가 이어지고 있는 데 비해 후발 업체의 공급은 지연되면서 공급부족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삼성전자가 공격적인 설비투자 전략으로 후발 업체와의 공급 격차를 확대하는 등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최근의 주가 부진을 해외 요인에서 찾는게 대체적 시각이다. S자산운용의 한 펀드매니저는 "최근 침체는 회사에 특별히 문제가 있어서라기 보다 연이은 글로벌 악재 출현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 원인이 크다"면서 "세계 금융시장이 불확실해 기관투자자들도 일단은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반등도 추세적 전환보다는 기술적 반등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1만3000원(1.74%) 오른 76만1000원에 마감, 4일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김정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20일 이격도가 90까지 내려앉는 등 과매도 상태에 진입, 기술적 반등이 예상됐다"면서 "외국인 매도세가 멈추거나 뚜렷한 매수주체가 나와야 본격적인 상승곡선을 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