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N사이언스, 공격적 특허소송 '매출 극대화'

BRN사이언스 (0원 %)가 미국 거대 생명공학회사와 거액의 특허 소송을 진행 중이다. 그동안 원천기술이 없어 항상 소송을 당했던 국내 제약업계의 현실을 생각할 경우 극히 이례적인일이다. BRN사이언스의 연구개발(R&D) 역량이 글로벌 수준으로 올라갔다는 방증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특허는 '위치-특이적 재조합기술을 이용한 고효율의 재조합 바이러스의 제조방법(미국 등록 특허 7,319,001호의 발명)'에 관한 것이다. 이 특허는 유전자 실험에 필요한 단백질을 대량으로 동시에 발현해준다.

유전자 기능연구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 기술이다. BRN사이언스는 지난 2002년 3월에 특허를 출원해 한국, 미국, 유럽, 중국 등에서 권리를 확보했다. 일본에서도 특허 심사가 진행되고 있다.

미국의 인비트로젠(Invitrogen)은 BRN사이언스가 보유한 특허 기술을 이용해'baculodirect'란 제품을 2002년 12월 출시했다. 이 회사는 2008년 매출액이 30억달러가 넘고 올해 3월3일 기준 시가총액이 93억2000만달러(10조6700억원)에 이르는 생명공학 1위 기업이다.


BRN사이언스 신동승 전무는 “인비트로젠이 BRN사이언스가 특허를 출원한 사실을 모르고 제품을 출시했을 수도 있지만, 이 역시 명백한 특허침해 사유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BRN사이언스는 특허 침해 사실을 알고도 7년간 대응을 자제해왔다. 인비트로젠이BRN사이언스에 비해 워낙 큰 회사인데다 소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차원에서 특허 소송을 지원하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특허청 산하 지적재산권보호협회가 특허 소송비용을 지원하고, 보건복지가족부 산하 보건산업진흥원이 특허기술성 평가와 특허침해평가를 담당했다. 결국 지난해 12월 생명공학업계의 글로벌 공룡 인비트로젠을 상대로 특허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은 국내 바이오업계 최초의 공격적 특허소송이라는데 의미가 있다. 특히 해외기업의 소송에 대응하는 방어적 특허소송은 많았지만 해외기업을 상대로 한 공격적 특허침해 소송은 이번이 처음이다.

소송을 진행 중인 케빈 윤 미국법무법인 특허 대리인은 “침해 사실이 분명하고 미국 회사의 협상 의지가 상당히 높기 때문에 승소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BRN사이언스가 승소할 경우 합의금은 수백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BRN사이언스가 기술매출에 상당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집중력 있는 R&D 능력과 특허소송에서의 승소 가능성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