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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와 조조…진퇴양난에 대한 대처법은

[정치야놀자]세종시, 4대강…헤쳐갈 승부처인가, 돌아갈 굴곡인가

이기자의 '정치야놀자' 머니투데이 이승제 기자 |입력 : 2010.04.20 14:32|조회 : 5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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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와 조조…진퇴양난에 대한 대처법은
#서기 200년 9월. 관도(현재 하남성 중모현 부근)까지 진출한 조조는 고민에 빠졌다. 당대 최고의 명문세족 출신이자 군벌인 원소를 맞이해 진퇴양난의 처지에 놓였다. 원소의 군대는 정예 10만명, 신흥 군벌인 조조는 역시 정예병이었지만 고작 1만명을 거느리고 있었다.

조조는 식량이 바닥나자 멀리 허현에서 후방을 책임지고 있던 참모 순욱에게 "돌아가고 싶다"는 편지를 띄웠다. 하지만 순욱은 단호히 반대했다.

"지금의 형세는 조공께서 '지극히 약한 상황에서 지극히 강한 상대와 맞붙은 것'입니다…원소는 평범한 호걸에 불과하지만 명공은 비범한 용맹과 밝은 지혜를 갖고 있으며, 게다가 천자를 받들어 불충하는 신하들을 호령하고 계시지 않습니까?"

전쟁의 성패가 종종 장수의 의지와 결정에 좌우되는 만큼 더욱 강한 의지를 가지라는 충고였다. 힘을 얻은 조조는 불굴의 의지를 발휘했고, 원소의 모사 허유와 대장 장합이 투항하는 기회를 잡았다. 결국 조조는 관도대전에서 당대 최강자인 원소를 꺾고 중원과 북방의 실질적인 맹주로 우뚝 섰다.

#서기 219년. 조조는 대군을 이끌고 장안에서 사곡을 거쳐 촉의 한중까지 진군했다. 하지만 유비군의 강력한 저항에 막혔다. 고민에 빠진 조조는 밤에 계륵(닭갈비)을 먹고 있었는데, 부하가 찾아와 그날 밤의 암호를 말해달라고 했다. 조조는 혼잣말로 "계륵…계륵"을 되뇌었고 하후돈은 이를 암호로 착각, 진영에 전달했다.

참모 양수는 이 암호를 듣고 조조의 마음을 알아차린 뒤 전군에 철군 명령을 내렸다. 이를 탐탁치 않게 여긴 조조는 반년이 지나 자신이 죽기 백일 전, 후한을 없애기 위해 양수를 국가기밀 누설죄 등을 이유로 참수했다.

양수의 처형은 예고된 것이었다. 사세삼공의 명문 출신인 양수는 총명했고 재주가 뛰어났다. 하지만 헛똑똑이였다. 승상의 주부로 근무할 때 놀기 좋아하는 양수는 밖으로 나갈 때마다 조조의 생각을 추측해 미리 답장을 쓴 뒤 이를 시종을 통해 전달했다. 하지만 의심을 품은 조조는 이를 알게 됐고, 양수에 대해 곱지 않은 감정을 갖게 됐다고 한다. 게다가 태자책봉 과정에서 조식 편에서 잔꾀를 부려 후계구도 문란죄까지 뒤집어썼다.

#지도자가 난국에 빠졌을 때 참모와 부하들의 능력은 극명한 대조를 보이기 마련이다. 반드시 맞서야 하는 사안일 지라도 지도자 역시 인간이기 때문에 망설일 수 있다. 역으로 앞날을 위해 후퇴해야 하지만 자존심과 고집 때문에 주저하는 경우도 있다.

뛰어난 지도자는 뛰어난 부하(파트너)를 선택해 거느린다. 반대로 현명한 부하는 현명한 임금을 가려 모신다. 뛰어난 지도자와 파트너가 모인 집단은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도 냉철한 판단력과 불굴의 의지를 발휘한다. 그래서 역사가 그들을 기록한다.

#현 상황에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필요한 참모는 순욱일까, 양수일까. 두 참모를 단순비교하기 어렵지만 순욱은 "믿고 끝까지 가자"는 쪽이고, 양수는 "어차피 힘들 바에야 지금이라도 접자"는 쪽이다.

집권 2기를 맞이한 이 대통령은 세종시와 4대강이라는 난제를 헤쳐가야 한다. 세종시는 여당내 친이(친이명박)계와 친박(친박근혜)계 간의 갈등조차 넘지 못하고 있다. 4대강 사업은 야당은 물론 천주교, 불교 등 종교계와 시민단체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혀 흔들리고 있다. 심지어 일부 보수언론조차 정권의 연장을 위해 "대국적으로 판단할 때 접는 게 옳다"고 권한다.

판단은 대립 이중구조의 성격을 띈다. 세종시, 4대강은 관도대전처럼 모든 것을 던져야 할 승부처인가. 아니면 통일대업을 위해 촉을 멸망시켜야 한다는 욕망 때문에 한중 문턱에서 고민에 빠진 형국인가.

친이 쪽은 사업 추진의 이유로 '국가백년대계'를 말한다. 하지만 각종 반대 속에서 세종시, 4대강의 본뜻은 변질되며 이 대통령과 친이계의 사활을 건 승부처로 변해 버렸다. '역사적 사명'이 빛바래지고 계파의 의지와 이해관계가 전면에 나선 셈이다.

그래도 역사적 사명에 따라 의지를 갖고 추진해야 하는가. 아니면 대업의 추진을 위해 지금 이 순간에는 과감히 철군해야 하는가. 결정은 지도자와 그 핵심 참모들의 판단에 따라 다를 것이다.

역사에서 가정법(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if…)은 허용되지 않지만, 만약 조조가 관도대전을 앞두고 후퇴했다면, 또는 무리해서 한중을 끝까지 공격해 회복하지 못할 실패를 좌초했다면 어땠을까. 지금 이 대통령의 참모들은 순욱이 돼야 할까, 아니면 양수가 돼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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