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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오겠소"의 행복

[머니위크]칼럼/ 청계광장

청계광장 한미은행 서기수 HB파트너스 대표 |입력 : 2010.06.14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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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하는 우스개 표현 중에 ‘9988234’라는 것이 있다. 아흔 아홉살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2~3일 골골하며 아프고, 4일만에 죽는다는 뜻이다. 또는 2일을 아프다가 3일째 되는날 죽는다(死)는 풀이도 있다.

최근에는 ‘9988복상사’라는 말도 쓴다. 이틀 아픈것도 싫어서 그냥 콱 죽는다는 뜻이다. 인스턴트시대의 맺고 끊음이 확실한 요즘 세대들의 모습을 반영한 표현이 아닐까 싶다. 어느 것이든 99세까지 노년을 즐기다가 질병이나 병환으로 오랫동안 자리에 누워서 자식들 고생시키지 않고 깔끔하게 죽고 싶다는 바램이 깔려 있다.

그런데 요즘에는 99세에 죽는다는 것도 기분 나빠할 정도로 장수가 당연시되는 분위기가 됐다.

필자가 최근에 자산관리 상담을 했던 어느 주부의 경우도 현재 54세이고 남편이 58세로 정년퇴직을 한 상태인데 향후 노후 기간을 50년으로 잡는 것을 보면서 노후에 대한 인식변화를 실감할 수 있었다.

이제는 회사에 취직해서 정년퇴직하기까지 사회생활을 한 기간보다도 더 오랜 시간을 부부가 함께 보내야 하는 시대다. 이렇게 긴 노후에 대비하기 위해 재테크나 투자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진정한 노후준비 세가지가 있다.

첫번째가 부부의 금실이다. 재테트나 투자를 통한 노후 준비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사항은 바로 부부애(夫婦愛)의 극대화다. 30년 이상을 함께 시간을 보내야 하는 부부사이가 좋지 않고서는 투자는 커녕 노후준비 자체가 될 수가 없다. 따라서 나이가 들수록 서로 존경하고 챙겨주는 노후의 사랑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두번째는 건강이다. 건강하지 않고서는 제대로 된 노후준비도 의미가 없다. 아무리 재산이 많으면 뭐하나. 몇년 이상을 병원에 누워있어야 한다면 그것만큼 주변사람들과 가족들에게 미안한 것이 없다. 필자의 친지중에도 뉴타운개발과 관련해 아파트 분양권과 현금을 수십억원 보상받은 분이 있었다. 하지만 건강검진 중 폐암말기로 판정돼 몇 개월 버티지 못했다.

‘살만 하니까 어떻다’는 조상들의 말씀이 하나도 틀린 것이 없다. 모든 투자나 재테크는 건강하고 풍요로운 노후나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그 첫번째 목적인데 건강하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의미가 없다.

세번째는 제2의 직업 내지 할 일을 만드는 것이다. 최근 한 TV 드라마를 보니 정년퇴직을 하고 집에서 부인의 핀잔을 들으며 지내던 주인공의 아버지가 아파트 경비원으로 취업해 행복해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의 대사에 "여보, 나 이제 당신에게 '아침마다 다녀오겠소’라고 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는 내용이 있다.

이 세상에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은퇴하고 집에 들어 앉아 있는 남편 존경하기라고 누가 그랬던가? 남자나 여자나 늙으막에는 무언가 집중에서 할 일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생계와 연관되지 않은 것이라면 더욱 좋을 것이다. 좋아서 하지만 이걸 안하면 생계가 어렵다고 한다면 그만큼 마음의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인터넷을 배워서 온라인 소규모 창업을 하거나 자그마한 가게를 개업할 수 있다. 여행이나 운동, 화초 재배, 와인,그림 등 다양한 취미거리를 비롯한 일거리도 있다.

이 중에는 미리 관련 자격증을 따거나 오랫동안 준비를 해야 가능한 분야가 있기 때문에 젊다고 미루지 말고 지금부터 부부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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