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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가 내 아내에게 성접대를 시킨다면

[영화는 멘토다]15. 베를린..제대로 된 사회조직은 가족 희생을 요구하지 않는다

영화는멘토다 머니투데이 박창욱 선임기자 |입력 : 2013.01.25 12:01|조회 : 34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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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홈페이지
↑영화 홈페이지
#.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어야 한다. 천둥도 먹구름 속에서 거들어야 하고.

영화도 마찬가지다. 한 장르를 제대로 만들어내는 감독을 키워내기 위해서도 여러 제작자들이 울어야 한다.

개성 강한 액션영화로 실력을 인정받은 류승완 감독이 전작 '부당거래'를 통해 흥행가능성에 대한 기대까지 받으며 드디어 100억 원이 넘는 제작비로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펼칠 기회를 얻었다. 오는 31일 개봉하는 영화 <베를린>을 통해.

류 감독은 과거 냉전시대 스파이의 도시였던 베를린을 배경으로 여전히 자신을 감추고 살아가는 비밀스럽고 위험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화려한 액션과 함께 짜임새 있게 꾸몄다.

사실 류 감독이 재능을 인정받은 건 액션이지만, 그는 그 이전에 탁월한 이야기꾼이기도 하다. 어설프게 한국적인 정서를 앞세우지 않고도 북한 스파이 표종성(하정우 분)을 중심으로 한 북한 내부의 권력투쟁 스토리와 이를 둘러싼 각국 정보기관과 범죄 조직의 싸움을 밀도 있게 담았다. 영화 베를린은 액션, 스토리, 미술, 촬영 등에서 최근 본 한국영화 가운데 최고 수준의 완성도를 자랑한다.

↑북한 스파이 표종성 역할의 하정우. (공식 홈페이지)
↑북한 스파이 표종성 역할의 하정우. (공식 홈페이지)
#. 많은 연봉을 받는 메이저리거들이 출전기회를 보장받는 것처럼, 대기업의 거금이 영화 베를린에 투입된 만큼 상영관 확보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완성도도 좋고 하니 흥행에서 기본 이상은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100억원 이상의 제작비가 들어간 만큼 흔히 말하는 '1000만명 관객' 같은 대박이 나야하는데, 이건 또 다른 문제다. 대중문화의 주 소비층인 여성관객을 모아야 하는데, 이 영화는 여성관객에겐 큰 매력을 주지 못한다.

↑국정원 요원 정진수 역을 맡은 한석규.(영화 홈페이지)
↑국정원 요원 정진수 역을 맡은 한석규.(영화 홈페이지)
우선 이야기 구조가 감성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여성관객에겐 너무 복잡하다. 영화에서 국정원 요원으로 나오는 한석규가 "마카오에서 베를린, 무기장사, 공관, 스파이, 암살, 망명까지...이걸 다 어떻게 엮어야 말이 되는거냐"고 한 것처럼.

물론 감독은 다 말이 되게 엮어 놓기 했는데, 액션영화 마니아가 아닌 일반 여성관객이 보기엔 복잡해도 너무 복잡하다. 더구나 여성 등장인물의 비중이 너무 작고 매력적이지도 않다. 표종성의 아내 련정희 역을 맡은 전지현이 물론 호연을 펼쳤지만 극중 흐름에서는 수동적인 역할에 머문다.

↑표종성의 아내 련정희 역의 전지현.(영화 홈페이지)
↑표종성의 아내 련정희 역의 전지현.(영화 홈페이지)
전작 '도둑들'에서 여성관객에게 대리만족의 판타지를 주었던 매력적인 도둑 '예니콜'의 모습과는 너무 대조적이다. 더구나 절절한 로맨스도 두드러지지 않는다. 이 영화가 잘 돼야 속편도 볼 수 있을텐데. '본' 시리즈같은 멋진 스파이물이 한국에서도 나오길 기대한다.

#. 영화 속 주인공 표종성에게서 사회 생활의 조직 논리에 매몰돼 가족 관계를 희생하면서 살아가는 우리 시대 직장인의 모습이 보였다. 설명을 위한 약간의 스포일러.

영화 속에서 표종성은 자신의 조국을 위해 목숨 바쳐 스파이로 일해 '공화국 영웅' 칭호까지 얻지만, 국가과업을 수행한다는 그의 상사인 베를린 주재 대사는 표종성에겐 알리지 않은 채 통역관인 련정희에게 다른 나라 정치인에 대한 성접대까지 명령한다. 북한 권력자의 아들인 동명수(류승범 분)도 비자금의 통로인 베를린 공관을 접수하기 위한 목적으로 련정희를 반역자로 몰고 표종성의 목숨도 위협한다.

↑북한 권력자의 아들 동정민 역할을 한 류승범.(영화 홈페이지)
↑북한 권력자의 아들 동정민 역할을 한 류승범.(영화 홈페이지)
이처럼 조직의 논리를 앞세우는 이들 중에는 사실 자신의 이익을 그 뒤에 감추고 있는 경우가 많다. 제 이익을 위해 조직과 때론 거창하게 국가까지 앞으로 내세우는 것이다. 제대로 된 사회 조직이라면 개인의 건강이나 가족을 희생물로 요구하지 않는다. 건강과 가족을 잃고서 얻는 성공이나 명예가 무슨 소용이 있을까.

사람을 도구가 아닌, 목적으로 삼는 그런 사회가 하루 빨리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이 영화를 보고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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