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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도 힐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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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도 힐링이 필요하다
요즘 우리사회에 '힐링'(healing; 치유)이 대유행이다. 힐링을 주제로 한 소규모 음악회부터 공중파 방송의 <힐링캠프>에 이르기까지 힐링은 어디서나 각광받는다. 이제는 힐링이 단순한 유행을 넘어 비즈니스가 된 느낌마저 들 정도다. 힐링이 우리 마음을 파고드는 것은 세상살이가 그만큼 팍팍하다는 반증이리라. 그런데 정작 힐링이 필요한 곳은 부동산 분야가 아닐까.

최근 수도권 중대형아파트를 중심으로 심한 경우 집값이 반토막 나면서 집 때문에 상처받은 사람들이 참 많다. 사두기만 하면 값이 오른다는, 너무나 당연시됐던 부동산 불패신화가 송두리째 흔들리다보니 신음소리가 넘쳐난다. 빚을 잔뜩 내 투자했던 사람들은 '쪽박' 인생으로 전락하고 있다.

'도대체 무엇이 잘못 됐나', '우리에게 집이란 어떤 존재인가'. 부동산 불패신화에 균열이 생기면서 많은 사람들은 이제 '고통의 사유(思惟)'를 하고 있다. 철학자 하이데거에 따르면 사유는 집값 급락과 같은 낯선 존재와 우연한 마주침에서 출발한다. 너무 친숙하거나 습관화된 삶에서 사유를 하기란 쉽지 않다. 부동산에 대한 사유는 스스로 아픔을 딛고 일어서려는 심리적 치유나 심리적 면역체계 작동의 과정인지도 모른다.

진정한 부동산의 힐링은 무엇일까. 힐링을 위해서는 고통스런 현실을 지혜롭게 받아들이는 마음가짐부터 필요하다. 지금 와서 되돌릴 수 없는 과거를 한탄하는 것은 힐링이 아니다. 무조건 '내 탓이오'라며 자신에게 잘못을 돌리는 것도 아닐 것이다. 치유는커녕 오히려 우울증만 부를 뿐이다.

이보다는 '부동산 광풍시대'라는 지난 10년의 특수상황을 담담하게 수용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지난 2000년대에는 집을 산다는 것이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일종의 의무였다. 하지만 지금 와서 보면 그 행위는 투기였을 뿐이다. 자고 나면 집값이 다락같이 오르는 상황에서 냉정함을 유지하기는 신이 아닌 이상 쉽지 않은 일이다. 모두가 "예"라고 할 때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는 것처럼 말이다.

부동산 힐링은 상처를 단박에 도려내 치료하는 외과수술이 아니다. 마법의 해결사는 없다. 당시 상처가 잘 아물고 새살이 돋도록 마음의 지혜를 얻는 것이 힐링이다. 그리고 미래에 유사한 상황이 다시 벌어졌을 때 불행을 반복하지 않도록 과거의 잘못에서 교훈을 얻으면 된다.

사실 우리가 부동산 때문에 불행하다면 그 이유는 가격을 '숭배'하기 때문이 아닐까. 말하자면 아파트가격이 오르기만을 기도하는 기우제식 부동산 투자의 후유증이다. 우리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가격보다는 환경과 가치를 소비하는 삶이 돼야 한다. 그리고 투자를 하더라도 가격상승보다는 현금흐름에 무게를 두는 것이 현명하다. 부동산 저성장시대에 부동산은 현금흐름이 발생하는 금융상품일 뿐이다. '야누스의 얼굴'을 가진 빚의 무서움을 알아야 한다. 빚은 욕망을 쉽게 달성할 수 있는 지렛대지만 지나치면 절망과 파멸을 부르는 괴물이 된다.

부동산으로 고통받는 트라우마에서 벗어나려면 이제 부동산에 대한 생각부터 송두리째 바꿔야 한다. 부동산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우리에게 행복을 주는 수단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 행복을 거꾸로 찾았다. 어쩌면 부동산 힐링은 부동산 세상을 바라보는 렌즈를 바꾸는 것에서 출발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8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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