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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나타 아기'와 '셋째 대학 등록금'

[박재범의 브리핑룸]인공수정 비용 차 한 대 값인데...

박재범의 브리핑룸 머니투데이 세종=박재범 기자 |입력 : 2013.10.01 07:11|조회 : 7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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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아이 이상 대학등록금 전액 지원'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다. 새누리당이 내놓은 대선공약집 '여성' 파트에 있다. 이 공약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백서나 새 정부 국정과제에 그대로 담겼다. 역시 '행복한 임신과 출산' 제목 밑에 서술됐다. 교육이나 복지정책이라기보다 출산장려 정책이란 의미다.

이 국정과제는 2017년까지 1조2000억원을 투입하는 내용으로 공약가계부에 담겼다. 그리고 2014년 예산에 첫해분 1225억원이 반영됐다. 내년에는 대학 1학년까지, 2015년에는 2학년까지, 2016년에는 3학년까지, 2017년에는 4학년까지 지원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간다는 계획이다.

내년 지원 대상은 2만 7000명 정도로 추산된다. 4년뒤엔 11만명이다. 연 450만원이 지원되면 연 예산만 5000억원이다.

아이 둘을 키우고 있는 내가 국가의 출산장려 정책에 혹해 셋째 아이를 낳는다면? 막내의 대학등록금을 지원받을 20년 뒤 국가는 이미 10조원의 돈을 쏟아 부었을 거다.

예산안이 발표된 26일 저녁 자리에서도 단연 화제는 '셋째 아이 이상 대학등록금 지원'이었다. 모인 이들이 30~40대인 탓인지 "뜬금없다"는 반응이 대세였다. 20년 뒤 대학등록금을 준다고 지금 셋째 아이를 낳을 이들이 얼마나 있겠냐는 거였다.

보육·양육의 현실, 복지 전달 체계, 사교육비…. 참석자들은 현실의 모순을 휘저으며 질타한다. "돈 없다는 정부의 헛돈 쓰기"라는 격정적 토로까지 나온다.

그 때 한 후배가 입을 뗀다. 결혼 6년차인 30대 맞벌이 부부는 애가 아직 없다. 애가 생기지 않자 2011년부터 병원의 도움을 받기 시작했다. 인공수정 1회 비용은 50만~60만원, 시험관은 400만원 정도다. 이외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돈도 적잖다.

이 부부는 3년간 인공수정 6회, 시험관 4회의 노력 끝 올해 임신에 성공했다. 들어간 비용은 2000만원 남짓이다. 중형차인 소타나 한대 값이다. 난임 부부들 사이에선 '쏘나타 아기'라고 부른단다.

이 부부의 3년 노력 동안 국가가 해 준 것은 없다. 정부의 난임 부부 지원 정책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인공수정 1회당 50만원씩 3회까지 지원한다. 체외수정(시험관)은 1회당 180만원(기초생활수급자 300만원)까지 지급한다. 4회차는 100만원이다.

지원 금액은 시가의 절반 수준인데 지원 대상도 제한된다. 전국가구 평균 소득 150% 이하다. 소득 판별 기준은 건강보혐료. 맞벌이 부부의 경우 '본인 보험료+소득낮은 배우자 보험료 50%'가 16만5000원을 넘으면 지원을 못 받는다.

30대초에 결혼해 3년 정도 자연임신을 시도하다 30대 중·후반쯤 병원을 찾는 게 일반적인 것을 고려하면 그 쯤 된 맞벌이들은 지원 대상 기준을 벗어난다. 금전적 부담 때문에 병원 문을 열지 못한 채 발을 동동 구르는 이들도 많단다. 지원금을 받더라도 전체 비용의 절반에 못 미친다. 소득이 있건 없건 체감 부담은 비슷하다는 얘기다.

후배의 넋두리가 마음에 남아 예산안을 뒤져봤다. 내년 예산에도 난임부부 지원이 있긴 하다. 금액은 390억원. 올 예산(345억원)에 비해 45억원 늘었다. 지원 대상도 전국가구 평균 소득 160% 이하로 아주 조금 넓혔다. 하지만 소득 기준조차 보지 않는 셋째 아이 등록금 지원 조건을 따라가려면 아직 멀었다.

애를 간절히 낳고 싶은 이들에겐 390억원, 셋째 아이 대학등록금은 5000억원인 게 현실이다. 대선 공약(셋째 아이 등록금)과 일반 정책(난임부부 지원)의 차별은 이렇게 크다.

과연 어떤 게 저출산 대책일까. 무엇이 '행복한 임신과 출산'일까. "셋째 아이 4년 대학등록금이면 '쏘나타 아기'가 가능하겠네요". 애가 생기지 않아 고생하는 다른 후배의 말이다.

대통령이 기초연금으로 어르신들에게 사과할 때, 임신·출산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의 수장이 '몽니'를 부릴 때, '행복한 임신'을 꿈꾸는 난임 부부들을 생각하긴 할까.

'쏘나타 아기'와 '셋째 대학 등록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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