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00만원 회원권' 사우나, 슬리퍼 신고 갔다가…

'슬리퍼 신고는 호텔 사우나 오지마라?'

서울의 한 유명호텔 피트니스 클럽이 회원권을 싸게 샀다는 이유로 회원의 복장을 지적하는 등 홀대, 감정싸움 양상을 벌이고 있다.


서울 강남에서 건설업체를 경영하는 임모(43)씨는 지산 9월 중순 서울 장충동 S호텔 피트니스클럽을 찾았다 황당한 경험을 했다. 다른 호텔 피트니스클럽을 다니다 최근 이 호텔이 새로운 시설로 리모델링을 하자 회원권 거래소에서 5300만원(연회비별도)에 회원권을 구입한 임씨는 사전승인이 이뤄졌다는 얘기를 듣고 거래소 에이전트와 이 피트니스클럽을 찾았다.

임씨는 그러나 피트니스클럽 관계자로부터 '면박'부터 당해야했다. 임씨에 따르면 피트니스클럽 책임자 A씨는 임씨 앞에서 에이전트에게 "왜 이렇게 싸게 팔았느냐"며 나무랐고, 곁에 있던 임씨는 불쾌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에이전트를 혼내던 A씨는 이어 임씨의 복장을 지적했다. A씨는 "슬리퍼를 신고 우리 클럽에 다니지 말라"고 면박을 줬다. 회사에 있다 정장에 양말 슬리퍼 차림으로 왔던 임씨는 황당함을 감출 수 없었다.


임씨는 A씨에게 "그러면 피트니스클럽 내 사우나를 이용하려할 때도 슬리퍼를 신고 오면 안되느냐"고 따졌고, A씨는 "안 된다. 최소한 세미 정장을 입고 구두를 신고 오라"고 했다. 임씨가 항의하자 A씨는 "규정을 지키지 않으려면 다른 데를 알아보라"고 했다.

임씨는 "회원권을 싸게 샀다고 면박을 당하고, 복장 지적까지 이어지니 황당함에 불쾌감까지 이루 말할 수 없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임피리얼 팰리스호텔이나 W호텔 등 다른 호텔 피트니스클럽도 회원으로 이용했는데 사우나에 올 때도 정장을 입고 오라는 식으로 요구를 한 적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A씨는 스타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제가 생각하는 회원권 적정 금액이 있고, 클럽 회원권 시세 관리도 묵시적으로 하고 있다"라며 "현재 저희가 회원권을 분양하고 있는데 시세가 떨어지면 다른 회원님들이 항의를 한다. 잠정적으로 5500만원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5300만원에 사셨다고 하기에 '상당히 저렴하게 구입하셨네요'라고 말씀 드렸다. 정중하게 말씀드린다고 했는데, 제가 무시한 것처럼 받아들이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슬리퍼 지적에 대해서는 "당시 슬리퍼를 신고 오셨기에 다음에 오실 때는 나름대로 멤버십 클럽이니까 회원님도 저희 클럽의 회원으로서 저희 클럽의 퀄리티를 유지해야 하니까 가급적이면 슬리퍼 말고 캐주얼화라든가 그렇게 신고 오시고, 복장도 그렇게 하시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는데 그게 언짢으셨던 것 같다"고 밝혔다.

A씨는 "슬리퍼를 신고 올 경우 진짜로 제지하느냐"는 물음에 "그렇지 않다"라며 "묵시적인 에티켓으로 보면 된다. 관리자 입장에서는 다른 회원님들이 보기에 눈살을 찌푸릴 정도면 안된다고 말씀 드렸던 것"이라고 밝혔다.

A씨는 이번 일에 대해 "한명의 고객이 등을 돌리며 천명의 고객이 떠날 수도 있는데, 제가 드린 한마디 때문에 그 고객이 언짢으셨던 것 같다"며 "그 분한테 죄송스럽기도 하다. 사과를 드릴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 호텔은 앞서 한복 입은 여성의 뷔페 출입을 제한해 논란을 빚었다. 또 최근 리모델링 이후 재개관한 한식당에 미취학아동 출입을 제한했다 항의가 일자 이를 철회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