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지방선거 뒤 4년, 지역경제 어떻게 됐나

6월 지방 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지역 경제 활성화를 내세워 표심잡기에 나섰다.
지방의 최대 관심사도 결국 경제라는 얘기다. 그렇다면 지난 지방선거 이후 4년간 지역 경제는 어땠을까.

지방 경제가 한국 경제 전체 흐름과 동떨어져 있는 것은 아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긴 침체, 그리고 완만한 회복의 흐름과 비슷하다.
그래도 지역별 차이는 확인된다. 불황을 딛고 일자리와 물가 등 지표가 개선된 지역이 적잖았다. 반면 경기 침체의 늪에 빠진 채 허우적거린 지역도 있다. 내달 새 지자체장을 맞는 각 지역의 표정이 저마다 다른 이유다.

1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회 지방선거가 열렸던 2010년(일부 지자체는 보궐선거가 치러진 해)을 기준으로 비교 분석한 결과 광역자치단체 중 물가가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부산으로 나타났다. 부산의 올 1분기 물가지표는 109.80으로 2010년을 기준(100)으로 봤을 때 9.8% 올랐다. 두 번째로 많이 물가가 오른 곳은 대구로 같은 기간 물가가 9.7% 상승했다.

반면 가장 물가가 적게 오른 곳은 인천으로 같은 기간 7.8% 상승에 그쳤다. 각각 보궐선거로 지자체장이 자리를 채운 서울(2011년 10월), 강원(2011년 4월), 경남(2012년 12월) 등은 물가상승 기조에서 다소 비켜났다. 각각 취임 이듬해(강원은 취임 당해) 대비 올 1분기 물가가 2.5%, 3.8%, 1.2%의 상승 폭을 보였다.

고용 면에서는 충남의 성적표가 가장 우수했고 강원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충남은 현 자치단체장이 취임한 2010년부터 지난 1분기까지 12만3000명의 취업자가 늘어나 12.6% 증가폭을 보였다. 두 번째는 제주(11.0%)였다. 인천(8.8%) 광주(8.7%) 경기(6.4%), 대전(5.3%)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강원은 지난 1분기 취업자가 현 도지사 취임 이후인 2011년 대비 4.7% 줄었다. 또 전남이 1.1%, 경남이 0.1%씩 각각 현 지자체장 취임 이후 취업자 수가 줄어들며 부진한 고용 성적표를 받았다. 경북(0.1%), 전북(0.9%) 등은 취업자 수가 소폭 늘었지만 증가 폭이 크지는 않았다.

또 지난 4년간 건설경기가 눈에 띄게 회복된 곳은 전북과 대구였다. 전북은 2011년의 경우 전년 대비 건설수주액이 57.9% 늘었고 이듬해는 -8.7%로 주춤했다가 2013년에 다시 전년 대비 22.3% 늘어난 수주액을 기록했다. 대구도 2012년을 제외하고 모두 플러스를 기록했다. 특히 2011년에는 118.6%나 수주가 늘었다. 제주도 지난해 건설수주가 69.7% 늘어나는 등 호조를 보였다.

반면 충남은 지난해 건설수주가 전년 대비 42.5%나 줄었고 울산도 지난해만 39.2% 감소했다. 경남은 현 지사 취임 이듬해 건설수주가 전년 대비 31.0% 줄어들었다. 강원(-29.5%), 충북(-23.9) 등도 지난해 건설 수주가 줄었다. 서울은 현 시장 취임 이듬해인 2012년 수주가 31.1% 줄었고, 지난해는 7.4% 늘어나며 소폭 회복했다.

지역의 산업생산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는 광공업생산지수 개선 폭이 가장 큰 곳은 충북으로 2010년 대비 올 1분기 광공업생산지수(원지수)가 23.4% 늘어났다. 같은 기간 경기가 16.6%의 상승폭을 기록했고 광주는 12.3%, 울산이 10.7%, 대구가 10.4%씩 각각 지수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경남은 현 지사 취임 이후 광공업생산지수가 2.9% 역(逆)성장했다. 서울도 현 시장 취임 이후 지수가 2.6% 하락했고 경북(-2.0%), 부산(-1.1%), 강원(-0.8%) 등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내수경기 회복세를 엿볼 수 있는 대형소매점 판매액지수 증감 면에서는 충남과 제주, 충북, 대구 등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충남은 현 단체장이 취임한 2010년 대비 대형소매점지수가 50.1%나 상승했다. 제주는 47.6%, 충북은 37.6%, 대구는 30.5%의 상승률로 뒤를 이었다. 경기(27.1%), 강원(2011년 대비 21.2%) 등도 내수소비가 20% 이상 늘었다.

반면 경남은 도지사 보궐선거 직후인 지난해 대비 올 1분기 지수가 0.2% 상승하는데 그쳤다. 서울은 보궐선거 시점인 2012년 대비 불과 1.2% 상승했고 전남 역시 2010년 대비 1분기 지수가 2.0% 오르는데 그쳤다. 전북(8.7%), 경북(9.5%), 광주(9.0%) 등도 내수 회복이 상대적으로 더뎠다.

한편 현 단체장들이 취임한 이후 인구가 꾸준히 순유입된 지방자치단체는 인천, 경기, 제주, 충남, 충북, 강원, 울산, 대전 등이다. 경남은 2012년 인구가 순유출됐지만 현 도지사 취임 이후인 2013년에는 증가로 돌아섰다. 반면 서울, 부산, 대구, 광주, 전북, 전남, 경북 등 지역은 현 지자체장이 당선된 이후 인구가 순유출된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