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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고라·카페 친구들, 카톡으로 모이면 무슨일이?

[조성훈의 테크N스톡] 다음카카오 성공적 합병을 위한 고민과 과제에 대해…

조성훈의 테크N스톡 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입력 : 2014.06.07 07:00|조회 : 1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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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과 카카오 / 사진=뉴스1
다음과 카카오 / 사진=뉴스1

지난달 23일 다음 (118,500원 상승1000 0.8%)커뮤니케이션 내부 지인이 "회사가 카카오와 합병을 한다는 소문이 돈다"면서 별안간 확인을 요청해왔습니다. 귀를 의심하는 소식이었기 때문에 즉각 취재에 나섰습니다. 그런데 양사 홍보팀에 문의를 했지만 "아는바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습니다. CEO와 임원들도 전화를 받지않았습니다. 일부러 피하는 눈치였습니다.

결국 이튿날 IB(투자은행) 업계 취재를 통해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양사가 접촉해 인수 또는 주식교환방식의 합병 협의를 해왔고 23일 협상을 통해 합병에 최종 합의했다는 겁니다. 이같은 내용은 26일 공식발표됐습니다.

기업가치만 4조원에 달하는 다음카카오의 합병은, 그 자체가 '세기의 결혼'으로 표현될 만큼 IT(정보기술)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커보입니다. 일개(?) SNS업체가 20년역사의 거대 포털을 사실상 인수하는 형태이기 때문입니다.

다음은 국내 포털 서비스의 원형이지만 최근 수년새 네이버에 현저하게 밀렸고 마땅한 성장 동력도 찾지못해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해왔습니다. 카카오 역시 국민 메신저로 사랑받고 있지만 '국내용'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습니다. 해외에서는 위챗이나 라인에 밀리는 형국이었고 최근에는 게임 이외에 수익원 발굴도 여의치않은 상황이었습니다.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서는 자금원과 개발인력 등이 필요하지만 IPO(기업공개) 여건이 불리하게 돌아가면서 다음과 합병을 통한 우회상장을 택한 것입니다. (☞이번 합병의 자세한 배경에 대해서는 본지기사 김범수는 시간, 이재웅은 돈을 얻었다를 참고하시길)

일단 첫걸음은 내디뎠지만 문제는 이제부터입니다. 과연 두 회사의 합병이 어떠한 시너지를 일으킬 지가 관건입니다. 솔직히 합병 이후의 그림이 잘 안그려지는 게 사실입니다. 포털과 SNS간 결합모델에대해 참고할만한 사례도 없습니다. 네이버와 라인은 사실상 별개로 운영되고, 페이스북 역시 왓츠앱을 거액에 인수했지만 독자적 경영을 보장했습니다.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에 눈길이 갈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합병발표당시 양사 경영진은 다음의 콘텐츠와 서비스, 비즈니스 노하우 및 개발역량과 카카오의 모바일플랫폼 파워를 결합해서 안방을 넘어 글로벌시장 공략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인 서비스 연동이나 새 서비스 아이디어는 추후 논의할 계획이라며 언급을 피했습니다.

실제 앞날이 구만리입니다. 합병을 했지만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지, 경영진들은 밤잠을 이루기 어려울 정도로 고민스러울 겁니다.

가장 큰 관심은 새롭게 등장할 서비스모델입니다. 일단 카카오의 모바일플랫폼과 다음의 콘텐츠·서비스간 결합을 강조한 만큼 어느 정도 짐작은 해볼 수 있습니다.

가령 한메일이나 다음카페로 친목을 다지는 이들이 카카오톡을 보조수단으로 활용해 결속을 다지고 회원기반을 확대할 수 있습니다. 토론장인 '아고라'도 카카오톡을 통해 보다 많은 이들을 참여시켜 거대 공론장으로 확장하는 모델이 가능할 듯합니다. (이에대한 '정치적 부담(?)'이 얼마나 커질지는 논외로 하겠습니다.)

포털로서 다음이 가진 콘텐츠의 소비와 생성과정이 카카오라는 강력한 모바일플랫폼을 통해 배가될 수 있을 겁니다. 궁극적으로 포털이 가진 무궁무진한 콘텐츠에 모바일메신저라는 확장성을 더하는 구조는 충분히 매력적일 수 있습니다.

두회사 광고서비스의 연계나 패키지화도 충분히 예상가능한 시나리오입니다. 메신저를 통해 단순 선물 수준을 넘어서 소셜커머스를 직접 결합하는 모델도 상상해볼 수 있겠습니다.

조성훈 자본시장팀장
조성훈 자본시장팀장
그러나 모든 일이 생각대로만 되는 것은 아닙니다. 무리한 결합이나 확장에 대한 우려도 있습니다. SNS는 주로 사적 커뮤니케이션의 도구로 활용되는데, '애니팡 하트공해'처럼 무분별한 결합서비스가 난무하면 자칫 카카오톡에 대한 피로감만 커지는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없지않습니다. 경영진의 고민도 거기에 있어보입니다.

나아가 당장 두 회사의 화학적 결합이 쉽지만은 않다는 관측도 많습니다. 카카오는 SNS서비스이자 네이버 출신들이 만든 회사답게 효율성을 추구합니다. 반면 다음은 다양한 콘텐츠와 서비스가 포진한 거대 포털이고, 공정성과 개방성에 더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이와관련해서는 '다음카카오 연애부터 해라'를 참조하시길).

카카오관계자는 "두회사의 수평적 조직문화는 비슷하지만 미묘한 차이가 있는게 사실"이라면서 "SNS기반 스타트업인 카카오와 설립한지 20년이된 대기업 다음의 문화가 같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두회사 서비스간 이질성에대한 이야기도 나옵니다. 가령 카카오 내부에서는 개인정보처리에 대한 걱정이 많다고 합니다. 카톡은 회사서버에 별도 개인정보(가입자 휴대폰번호를 제외한)를 저장하거나 다루지않습니다. 모든 가입자 정보는 개인들의 휴대전화에 저장됩니다. 가입자가 주고받은 메시지가 서버에 임시저장될 뿐입니다.

반면 포털의 서비스들은 개인정보 관련 동의를 얻어야하는게 대부분입니다. 두 서비스를 결합하려면 카톡도 이에대한 의사결정과 준비가 필요합니다.
카톡과 경쟁하던 다음 마이피플 같은 중복된 서비스의 처리나 기존 제휴선과의 관계 재정립도 고민거리일 겁니다. 카톡이 사실상 인수한 형태이니 만큼 마이피플은 정리가 불가피해보이지만 영상통화의 경우 가입자들이 애용했던 만큼 아쉬움도 많습니다.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된다 하더라도 과연 애초 의도한 데로 글로벌 시장공략이 제대로 이뤄질지는 여전히 미지수입니다. 카카오와 다음 모두 내수기업이라는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체질개선이 시급합니다.

결국 최대 주주가된 김범수 의장의 리더십에 관심이 쏠립니다. 네이버(NAVER (725,000원 상승6000 -0.8%))의 이해진 의장이 보여준 것처럼 강력한 리더십으로 합병과정에서 혼란이 불식시키고 조직과 전략, 서비스를 체계화하면서 파괴적혁신을 이뤄낼지가 관건입니다. (☞참고 다음은 왜 네이버가 되지 못했나?)

전세계 SNS업계가 롤모델로 삼는 성공사례가 될지, 아니면 반면교사의 대상이 될지, 다음카카오의 실험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조성훈
조성훈 search@mt.co.kr

조성훈 산업2부 차장. 소문을 경계하고 사실을 좇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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