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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클릭]한여름에 만난 '겨울왕국' 금융권

현장클릭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입력 : 2014.07.09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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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금융권은 '징계판'이다. 하루에도 뉴스에서 빠지는 날이 없다. 연이어 터진 대형 사고를 수습하기 위해 금융당국이 200여명의 금융권 전현직 인사들을 징계하겠다고 예고하고 있어서다. 덕분에 금융권은 한여름임에도 '겨울왕국'처럼 꽁꽁 얼어붙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대표적으로 올 초 벌어진 사상 초유의 카드3사 고객정보 유출 사고에 따른 관련 임직원 수십 명에 대한 제재가 예정돼 있다. 해당 금융사인 국민카드 등 전·현직 최고경영자는 징계에 따라 금융권 퇴출도 될 수 있어 처분만 기다리고 있다.

단일기관으로는 KB금융 제재인원이 가장 많다. 특히 KB국민은행의 도쿄지점 부당대출, 고객정보유출, 전산시스템 교체 갈등 등으로 임영록 KB금융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은 각각 중징계 통보를 받았다.

감독당국이 잘잘못을 제대로 가려내 문책하는 건 극히 당연하다. 그래야 금융질서를 바로 세우고 금융회사들의 자발적인 내부통제 강화를 유도할 수 있다.

그런데도 예고된 '징계 퍼레이드'를 지켜보는 마음이 개운치 않다.

먼저 KB금융의 개인정보유출과 관련해 감사원과 피감기관인 금융위원회 및 금융감독원 사이에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임 회장에 대한 중징계 사유 중 하나인 국민카드 분사 당시의 신용정보법 위반은 감사원과 금융위의 입장이 갈린 상황이다. 금융위는 신용정보법 위반이라고 보지만 감사원은 금융지주회사법 특례로 법 위반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국가 기관 사이에서도 해석이 다른 잣대로 제재하겠다니 제재를 받는 금융회사 임직원들이 이를 수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금융회사에만 '책임을 떠넘긴다' 지적도 뒷맛이 개운치 않은 이유다. 금융사고를 일으킨 금융회사와 임직원이 1차적 책임이 있지만 이를 관리·감독해야 할 금융당국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금융권 인사들은 과거 금감원 직원 비리 문제가 터졌을 때 금감원장이 사퇴했느냐고 반문한다. 지금의 제재는 직원의 잘못에 잘못을 몰랐던 임원, 대표까지 책임을 물리는 일종의 '연좌제'라는 것이다.

특히 KB금융의 중징계 사유인 국민카드 분사 당시의 문제는 2011년 벌어졌다. 이후 금감원은 국민카드에 대해 3차례나 검사를 벌였다. 하지만 그 때는 '신용정보법 위반'을 한 번도 발견하지 못했다. 지금의 제재가 정당하다면 금감원이 당시 검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음을 스스로 자인하고 있는 셈이다.

카드사 정보유출로 비난 여론이 들끓자 당국 수장들은 "책임질 일이 있다면 책임지겠다"고 말했었다. 그 목소리는 온데 간데 없어진지 오래다. 오히려 최근 금융당국 수장들은 실세 경제부총리에 코드를 맞추기 위해 기존에 견지해 왔던 담보인정비율(LTV)·부채상환비율(DTI)에 대한 입장을 바꾸는 모습까지 보였다.

금감원은 비교대상도 경쟁대상도 없는 유일무이한 금융회사에 대한 감독기구다. 갑(甲)중에서도 울트라 갑이다. 갑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을' 행위에 대한 책임만 묻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갑이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을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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