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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동의 틱, 택, 톡] 시늉, 그 부질없는 몸짓들!

김재동의 틱, 택, 톡 머니투데이 김재동 기자 |입력 : 2014.08.0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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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에서 이준석 선장(하의 속옷차림에 맨발을 한 이)과 선박직 선원들이 세월호에서 탈출하고 있다. /사진=뉴스1
세월호에서 이준석 선장(하의 속옷차림에 맨발을 한 이)과 선박직 선원들이 세월호에서 탈출하고 있다. /사진=뉴스1
7.30 재보선이 새누리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15개 선거구 중 11곳에서 승리했다. 여당으로선 ‘세월호 참사’란 끔찍한 악재속에 거둔 개가였다. 그리고 야권은...

전략공천과 야권연대란 단추가 잘못 끼워졌다는 질타가 많다. 그 이유임이 맞을 것이다. 같은 잘못이라도 기득권층인 여당에 대해선 “쟤들은 원래 저래” 하지만 상대적으로 도덕적이길 기대하는 야권에 대해선 “니들은 그러면 안되지” 하는 준엄한 시선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동작을의 기동민-허동준 사태를 보면서 “저게 새 정친가?” 싶은 이들이 많았을 것이고 기동민 노회찬의 연대가 끝나자마자 발표된 천호선 정의당 대표의 사퇴는 “정의가 아닌 거래구나”는 인상을 깊숙히 안겼을 것이다. 그래서 ‘새정치와 정의는 진심이 아닌 시늉일 뿐인가’ 싶은 회의감을 불러왔을 것이다. 이제는 야권연대가 상수로 받아들여지는 시점이긴 하지만 야당으로선 국민의 심경을 살피는데 소홀했었음이 선거결과로 드러난 셈이다.

그 재보선이 치러진 당일, 광주지검 수사전담팀은 함정일지를 훼손 조작한 혐의로 목포해경 123정 정장 김 모 경위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경위는 세월호가 침몰한 4월16일의 함정일지를 찢어내고 퇴선 안내방송과 선내진입 지시를 한 것처럼 허위로 일지를 작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구조에 소극적이고 부실했던 책임을 물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할지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에 앞서 지난달 28일 있었던 단원고 생존학생들의 법정증언에서 한 학생은 "손 닿을 거리에 있던 고무보트에 탄 해경은 비상구에서 바다로 떨어진 사람들을 건져 올리기만 했다"면서 "비상구 안쪽에 친구들이 많이 남아있다고 말했는데도 가만히 바라보기만 했다"고 증언했다.

이번에 구속영장이 청구된 123호 정장은 세월호 침몰 13일째인 지난 4월 28일 오전 11시 진도 서망항 선착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당시 인터뷰에서 김 경위는 "(사고)현장에 9시30분 도착 후 5분여간 함내 경보방송장치를 통해 '총원 바다에 뛰어내리십시오', '퇴선하십시오' 등 방송을 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하지만 학생들의 증언으로 이 진술이 거짓임이 밝혀졌다.

당시 김정장의 기자회견을 보도한 기사들 중 눈길을 끄는 기사가 있었다. 당시 123정 해경들은 실종자 구조작업을 벌이다 짬을 내 회항해 인터뷰에 응했다고 했는데 그런 해경들의 구두가 번쩍번쩍 광이 나고 있음을 지적한 기사였다.

지금 와 생각하니 참 예리한 지적이었다. 기자회견에 앞서 벌였다는 구조 활동이 그저 시늉이었음을 확인하는 지적이었고 기자회견조차 요식행위란 시늉임을 알려주며 그로부터 유추컨데 세월호 침몰 당시의 구조 활동 역시 그저 시늉이었을 수 있다는 추론을 가능케 하는 지적 말이다.

낙락장송 아래서 고개를 들어 소나무를 올려다보는 그림을 보고 안견이 말했단다. “고개를 들면 목덜미에 주름이 생겨야 하는데 화가가 그것을 놓쳤다” 고.

노인이 손주를 안고 밥을 먹이는 그림을 본 성종도 말했단다. “아이에게 밥을 떠먹일 땐 저도 모르게 제 입도 벌어지는 법인데 노인은 입을 꽉 다물고 있으니 화법을 크게 잃었다” 고.

이를 소개한 ‘어우야담(於于野談)’에서 유몽인은 “한번 본의를 잃으면 아무리 화려하고 아름다워도 식자가 취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한양대 국문과 정민교수는 그의 신작 ‘조심’ 구안능지(具眼能知)편에서 이 일화를 소개하며 “의미는 늘 사소한데 숨어있다. 꽉 다문 입에 손주에게 한 숟가락이라도 더 먹이고픈 할아버지의 마음이 달아나 버렸다”고 설명했다.

시늉은 그냥 시늉일 뿐이다. 전략공천에 ‘새정치’의 기대가 달아나버렸고 해경의 반질반질한 구두 콧등에 구조의 희망도 달아나버렸다. 앞으로 또 얼마나 많은 시늉들이 우리를 실망시킬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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