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한우물만 파서 대한민국 명장이 됐습니다"

'대한민국 명장'으로 뽑힌 현대중공업 김영도 기장./사진=현대중공업

"매일 아침 '정말 내 일처럼 사랑하고 잘할 수 있는가' 스스로 물어봅니다."

최고의 전기기술자를 꿈꾸며 30년 외길을 달려온 '대한민국 명장(名匠)' 김영도 현대중공업 (134,500원 ▼3,200 -2.32%) 기장(48·보전1부)을 만났다. 김 기장은 지난 1일 서울 반포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직업능력의 날 기념식'에서 대통령 명의로 된 명장패와 증서, 휘장을 받았다.


그는 "매일 출근하기 전 이 질문을 되뇌이며 오늘 할 작업이 최선이고 가장 안전한 방법인지 생각해본다"면서 "이러한 마음으로 일을 하면 좀 더 안전한 작업이 되고 기술 수준도 올라가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기장은 초등학교 5학년때 마을에 전기가 들어왔고 전기 관련 문제를 고치는 사람을 처음 봤다고 했다. 전기 수리사를 보면서 "막연히 좋아 보인다"고 생각했다. 포항에서 태어나 중학교때 울산으로 이사간 그는 울산 현대공업고등학교 전기과에 입학했다.

공고가 취업이 100% 보장된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1984년 현대공고를 졸업하고 바로 현대중공업에 입사했다. 이후 30년간 전기정비 기술자로 근무하면서 전력계통과 선박건조용 도장, 용접, 이송장비 등 다양한 선체 가공설비들의 유지·보수를 담당해온 것.


처음부터 명장이 되겠다고 결심한 것은 아니었지만, 30년간 한우물만 꾸준히 파면서 천천히 '앞으로 나아갈 길'을 본 셈이다.

김 기장은 무엇보다 자기계발에 열심이다. 필요한 자격증을 따기 위해 퇴근 후 시간을 온전히 자신을 위해 투자했다. 2002년 한국폴리텍 7대학 울산캠퍼스에서 기능장 과정을 공부해 2003년 5월 전기기능장을 땄다.

같은 해 10월 전기공사기사자격증을, 이듬해 소방설비산업기사 자격증을 땄다. 2004~2005년에는 울산과학대 동부캠퍼스에서 1년간 교양과목 30학점을 이수하면서 전기공학사 학위도 받았다.

최고 장점은 '메모를 잘 하는 것'이라고 했다. 전기 분야에서 새로운 기술과 시스템이 많이 나오는데 작업장에 어떻게 적용할지 미리 메모하고 고민한다고 했다. 그 결과 도장장비 모터 진단시스템 등 4건의 특허등록과 출원을 마쳤다. 또 강판의 폭과 거리를 정확히 계산해 도장하는 '자동 도장 시스템(Auto Painting System)'을 개발, 연간 5억6000만원 상당의 도료 절감 효과를 이끌어내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표창장을 받았다.

2010년부터 울산마이스터고등학교 전기시스템제어과 학생들을 실습지도하고 교재 개발위원으로 참여해왔다. 멘토 활동도 병행했으며, 올해 4월 대한민국 산업현장교수로 위촉됐다.

그는 "요즘 학생들은 우리 때보다는 개인적인 성향이 강해 공부나 실습을 강요하는 것보다는 부드럽게 접근하고 호감을 갖게 해서 의욕을 올리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남이 쉽게 가져갈 수 없는 자신만의 기술을 갖고 있어야한다는 지론은 자식들에게도 물려줬다. 딸은 한의대 졸업반이고, 아들은 마이스터교 정밀기계과를 졸업하고 군복무 중이다.

올해 한국산업인력공단은 17명의 명장을 뽑았으며, 현대중공업은 지금까지 28명의 명장을 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