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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NH금융 회장의 조건

성화용의인사이드 머니투데이 성화용 더벨 편집국장 |입력 : 2015.03.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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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NH금융 임원과의 대화. "차기 NH금융 회장, 누가 될 것 같습니까?" "정치적으로 결정되겠죠 뭐." "그래도, 아무나 시키면 안되잖아요" "아무나 안 시키죠. 그래도 괜찮은 자린데, 정치적 기여가 있는 인물에 우선순위를 두지 않겠어요?" "NH금융이 모처럼 잘하고 있는 시점인데 경영능력이나 전문성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이 때부터 농 반 비아냥 반의 멘트가 쏟아졌다. "알만한 분이 왜 이러세요. 농협에 '효율' '전문성' 이런 천박한 가치를 대입하는 건 곤란해요. '여유' '행복' '공동체' 이런 철학적이고 품위 있는 명제가 오늘의 농협을 만든 겁니다. 경영이 좀 나빠지면 어때요? 하던 거 잠깐 중단하면 큰일 납니까? 농협인이 다 함께, 행복하게 살면 되지…" 웃자고 한 얘기라 크게 웃고 다른 대화로 넘어갔지만, NH금융그룹 사람들이 알면 썩 기분 좋은 내용은 아닐 듯 하다.

전직 임원의 농담처럼 NH금융 사람들에게 '효율'과 '전문성'은 천박한 가치일까. 차기 회장이 누가 될 지도 남의 일처럼 멀뚱히 기다리는 정도일까. 그랬던 적도 있었을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몸담은 금융그룹과 회장을 보는 준거가 달라졌다. 그것이 임종룡 전 회장이 남겨놓은 흔적, 말하자면 '임종룡 효과'라고도 할 수 있겠다.

임 전회장은 과거의 회장들과 전혀 다른 면모를 보여줬다. 일방적으로 지시하고 내려다보는 리더십이 아니라 스스로 뛰고, 설득하고, 섞였다. 그렇게 성과를 만들어 냈다. NH금융 사람들은 이 새로운 유형의 리더십을 맛봤다. 2년도 안되는 짧은 기간이지만 그 기억이 워낙 강렬해 앞으로도 상당기간 잊지 못할 것이다.

차기 회장에 대한 기대 또는 기준이 생긴 것도 같은 맥락이다. NH금융 사람들의 바람은 2가지로 요약된다. 모처럼 닦은 기반을 헛되이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과 NH금융의 특수한 상황에 조화롭게 적응하면서 조직을 끌어가야 한다는 것.

각론으로 풀어보면, 차기 회장의 첫번째 조건은 '경영의 연속성'이다. 임 전회장의 전략적 지향과 기반 조성작업은 매우 훌륭했다.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해 통합 NH증권을 출범시켰고, 자산운용부문을 강화하면서 그룹이 가야할 방향을 노정한 것이다. 없던 일로 돌리고 다시 시작하기에는 너무 아까운 성과다. 그만큼 일도 많다. NH증권의 사후 통합과 화학적 결합에는 회장의 의지와 정책적 일관성이 필수적이다. 이제 막 한 발을 뗀 운용부문은 앞으로도 상당한 에너지와 비용을 투입해야 제자리를 잡게 될 것이다. 따라서 회장은 '대형 증권사의 가치가 뭔지' '자산운용이 왜 중요한지'를 이제부터 학습해야 하는 정도의 문외한이라면 곤란하다. 적어도 최근 NH금융의 변화와 그 방향성에 대한 이해와 동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중앙회'라는 정치적 조직 산하의 금융그룹이기 때문에 마주하게 될 어려움도 신임 회장이 져야 할 짐이다. 임 전회장은 이 문제에 관한 한 존경할 만한 처신을 보여줬다. 스스로 발품을 팔고 다니며 중앙회를 설득했다. 같은 말을 되풀이하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고개를 낮춰 호의를 샀다. 중앙회와의 갈등을 피하면서 얻어낼 건 얻어내 직원들의 신망을 샀다. 이런 정치력과 품성을 함께 갖추는 게 신임 회장의 또 다른 조건이다.

'임종룡'을 겪으면서 중앙회도, NH금융도, 회장에 대한 눈높이가 그만큼 높아졌다. 그래서 회장감을 찾기가 어려워졌다. 정부는 누군가를 보내고 싶어할 텐데, 아직까지 부상하는 인물이 없다. 정치적 배려로 적당히 누군가를 내려보내기가 부담이 되기는 하는 모양이다. 이게 또 다른 '임종룡 효과'다. 한 사람의 리더가 조직과 기업을 바꾸고, 마침내는 권력도 눈치 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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