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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변형 벽체'로 내 맘대로 짓는 집? 실상은…

[신아름의 시시콜콜]

신아름의 시시콜콜 머니투데이 신아름 기자 |입력 : 2015.05.09 07:00|조회 : 45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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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변형 경량 벽체의 주요 원자재로 사용되는 '석고보드'
가변형 경량 벽체의 주요 원자재로 사용되는 '석고보드'
최근 3~4년새 착공했거나 분양된 아파트들의 주요 트렌드를 꼽으라면 가변형 경량 벽체를 빼놓을 수 없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바짝 얼어붙은 분양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건설사들이 내놓은 고육지책이 바로 가변형 경량 벽체(이하 가변형 벽체)였던 것이다. 내가 살 집의 구조를 내 마음대로 디자인한다는 가변형 벽체의 콘셉트는 구매자들의 구미를 당기기에 충분해보였다.

그러나 결과는 정 반대였다. 가변형 벽체를 그대로 둘 것인지, 없앨 것인지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입주자들 대부분이 가변형 경량 벽체를 그대로 두는 '기본형'을 골랐다. 입주자의 80% 이상이 가변형 벽체를 없애지 않는 쪽을 택했다는 한 부동산정보업체의 조사결과도 있다. 왜 그럴까.

전문가들은 문화의 차이를 그 이유로 꼽는다. 일명 '원룸'으로 불리는 개방형 스튜디오의 자유로움을 선호하는 서양인들과 달리 유교문화권의 영향으로 집 안에서도 가족 구성원들간 예의가 중시되는 한국에서는 아무래도 공간이 뻥 뚤려있는 것보다 벽으로 나뉘어진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가변형 벽체의 예상외로 낮은 실효성도 입주자들이 선택을 꺼리게 만드는 요소다. 가변형 벽체는 자유자재로, 언제든지 이동이 가능한 벽으로 알려져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이를 허물거나 위치를 이동하려면 일반인의 입장에서는 번거로운 시공 과정을 거쳐야 한다. 간편하고 자유로운 시공은 어디까지나 업자들에게나 해당되는 얘기인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최근에는 가변형 벽체의 폐해도 종종 드러나 거주자의 사용상 주의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경기도 수원에 사는 주부 임혜진씨(36)의 사례를 보자. 임 씨는 얼마 전 살고 있는 집 벽이 뚫리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부부싸움 도중 화가 난 남편이 벽을 주먹으로 내리쳤는데 주먹 모양 그대로 벽이 뚫려버린 것. 알고 보니 그 벽은 석고보드를 세워 만든 가변형 벽체로 단단한 시멘트벽과 달리 강도가 약해 무리하게 힘을 가하면 파손될 우려가 있었다.

임 씨는 "보수를 위해 인테리어 업자를 불렀더니 아이들이 집 안에서 심하게 장난치면서 놀다가 가변형 벽체가 파손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더라"며 "최근 지어진 아파트들은 이 벽체를 사용한 곳이 많은데 거주자들이 각별히 신경을 써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무수한 단점을 지닌 가변형 벽체지만 희망이 없는 건 아니다. 주거용 건물이라는 틀을 벗어나면 가변형 벽체의 활용도와 가능성은 무한대로 커지기 때문. 짧은 주기로 인테리어 변화가 잦은 미술관이나 전시장, 많은 공간구획이 필요한 병원 등 상업시설에서는 가변형 벽체의 시공이 필수다. 적재적소 시공을 통한 가변형 벽체 시장의 밝은 미래를 기대해본다.

신아름
신아름 peut@mt.co.kr

머니투데이 증권부 신아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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