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식시장 거래량 감소… 불안심리 확산되나

한국 주식시장의 거래량이 줄어들 조짐을 보이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관망심리와 맞물려 쏠림현상 심화가 주된 요인으로 불안심리가 확산될 수 있다는 평이다.

1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한국 주식시장에서 지난주(10월26일~30일) 일평균거래량은 11억6413만주로 전주대비 약 30.08% 감소했다. 이는 안도랠리가 나타난 지난 9월(11억6507만주)과 10월(14억17만주)의 일평균거래량을 하회하는 수치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이런 경향이 더 두드러졌다. 지난주 일평균거래량은 약 4억3466만주로 10월 평균(6억2792만주)의 약 69.2%에 불과했다. 지난달 30일에는 거래량이 4억주를 하회하기도 했다. 거래량이 4억주를 하회한 것은 지난 9월 21일 이후 처음이다.

10월 한국 주식시장 일평균 거래량/자료=한국거래소

최근 주식시장에서 거래량이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중국 5중전회 등 글로벌 주요 이벤트를 맞아 강해진 관망심리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기준금리가 동결된 이후에도 거래량 회복세가 나타나지 않아 지난 8월부터 이어진 안도랠리의 동력이 약해진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김형래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미국 FOMC와 중국 5중전회, 일본은행(BOJ)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앞두고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의사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았다"며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의 변화를 줄이면서 일부 종목에서 차익실현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대형주 위주의 쏠림현상이 심화된 것도 거래량이 줄어든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지난주 주식시장 대장주인 삼성전자 (77,400원 ▼800 -1.02%)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 발표 이후 대형주 위주의 매수세가 몰렸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 때문에 주식시장에서 지난주 일평균거래대금은 8조9298억원으로 전주에 비해 약 3.3% 증가했다.


증권업계 한 전문가는 "삼성전자 등 일부 대형주에 자금이 대거 몰리면서 거래량은 감소하고 거래대금은 증가세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달 초에도 미국 고용지표 발표 등 굵직한 이벤트가 남아있어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기준금리 연내 인상 가능성이 높아져 달러 강세가 예상되는 상황이라 시장 유동성 감소와 종목별 차별화가 동시에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미국 10월 고용지표 발표와 연준 주요인사들의 발언 등을 앞둔 상황이라 관망심리는 다음주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배당주 매수세 외에는 뚜렷한 추세가 나타나기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증시에서 새로운 이벤트로 인한 주가 변동성 확대에 대비한 보수적인 포트폴리오 구성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달러 강세로 외국인의 차익실현 심리 강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쏠림현상이 심화돼 삼성전자를 제외한 업종과 종목에서 부진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