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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면칼럼] 떠나는 사람을 위하여

박종면칼럼 더벨 박종면 대표 |입력 : 2015.12.14 06:15|조회 : 6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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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이형기, ‘낙화’)라고 시인은 말하지만 어디 그게 쉬운 일인가. 특히 자신이 떠나야 할 때는 잘 모른다. 본인 문제로 돌아오면 임기를 채우고, 정년이 다 돼서 떠나도 아쉬운 판에 중·고등학교도 마치지 못한 아이들을 둔 40~50대 가장이 직장생활의 전성기에 회사를 그만둔다는 것은 당사자는 물론 가족에게도 충격이다.

이런 일이 요즘 매일 벌어지고 있다. 한국 최고기업 삼성에서는 최근 정기인사에서 300명에 가까운 임원 승진자가 나왔지만 500명에 육박하는 임원들이 해임됐다. 삼성그룹에서는 올 들어 6000여명의 임직원들이 회사를 떠났다.

또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같은 조선업종과 포스코 동국제강 등의 철강업, 그리고 금융사들에 이르기까지 IMF 외환위기 당시를 연상케 하는 구조조정과 인력감축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경제의 위기상황이 2016~2017년에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되는 현실을 감안하면 대한민국 월급쟁이들의 수난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가장 눈부신 순간에 스스로 목을 꺾는 동백꽃을 보라. 지상의 어떤 꽃도 저토록 분명한 소멸의 순간을 함께 꽃피우지는 않았다”(문정희, ‘동백꽃’)고 시인은 동백꽃을 찬양한다. 떠날 때 주접스런 모습 보이지 않고 절정에서 곧바로 추락하기 때문일 것이다. 누구나 동백꽃이 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자신의 문제로 돌아오면 동백꽃 보다 목련꽃이 되기를 바라는 게 우리네 인간사다.

봄날 떨어지는 목련꽃을 봤을 것이다. 작가 김훈이 통찰한 대로 목련꽃의 죽음은 느리고 또 느리다. 꽃잎이 한꺼번에 떨어지는 게 아니라 한 잎 한 잎씩 누렇게 말라비틀어진다. 누더기가 된 상태에서도 너덜거리며 붙어있다. 그러다 강한 바람이 불어야 겨우 이별을 고한다.

목련꽃이 못되고 동백꽃이 돼 40~50대 절정의 순간에 목을 꺾은 게 본인의 선택이 아니듯이, 스스로의 잘못도 아니다. 인생은 개인의 노력과 재능만으로는 안된다. 그것 보다는 시대상황이라든가 운 같은 게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인생을 내 마음대로 계획하기에는 시절이 너무 험했다고 스스로를 위로하자.

또 실패가 있는 미완성이 새로운 출발점이 되고, 꿈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하자. 인생도, 역사도 모두 미완성이다. 어느 날 갑자기, 아침에 일어나도 갈 곳이 없게 된 인생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끝이 아니고, 길고 긴 여정에서 하나의 과정에 불과할 뿐임을 잊지말자.

#“저녁 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이 있다는 것, 외로울 때 혼자서 부를 노래가 있다는 것.” 시인 나태주는 행복을 이렇게 정의했다.

행복은 조건이 아니라 선택이며, 추구의 대상이 아니라 발견의 대상이다. 아울러 행복하게 살려면 해고나 실직 같은 자신의 불행을 감추지 말고 이야기 하는 게 좋다. 자신의 불행을 공개할 때 비로소 불행에 거리를 두게 되고, 불행에서 벗어나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인생은 반복된다. 영원히 곤란한 것은 없다. 곤란이 오래 계속되면 결국 그것을 벗어날 방법을 찾게 된다.

마지막으로, 구조조정과 인력감축 등으로 회사를 떠나는 사람이 아닌 남아있는 자들을 위해 한마디. "사람이 죽으면 교회의 종이 울렸고, 오늘도 종이 울려 누가 죽었는지 궁금해 심부름 하는 아이를 보내려다 문득 깨닫는다. 누구를 위해 종이 울리는지 알려고 사람을 보내지 마라. 종은 바로 그대를 위해 울리느니."(존 던, ‘명상’) 오늘 떠나는 자의 모습이 바로 얼마 뒤 내 자신의 모습이라는 것. 그게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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