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정보법, 21년만에 수술.."비식별정보 활용 근거 마련"

신용정보법, 개인정보법, 정보통신망법 등에 흩어져 혼란스럽던 개인정보 보호 규율이 정비된다.

신용정보법은 금융회사에만 적용하고 개인정보법과 정보통신망법상 중복은 해소된다. 특히 빅데이터 활성화를 제약해온 비식별정보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개인신용정보에서 비식별정보는 제외된다.


금융위원회는 17일 이같은 내용의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신용정보법) 개정안을 오는 7월 국회에 제출키로 했다.

금융위는 1995년 신용정보법 제정 이후 정보통신망법, 개인정보보호법이 잇따라 제정되면서 개인정보와 관련한 법률간 충돌 등으로 오히려 개인정보 보호를 저해하고 있어 법률 개정에 나서기로 했다.

신용정보법을 대대적으로 개정하는 것은 법 제정 이후 21년만에 처음이다.


우선 신용정보법의 적용대상은 금융회사, 신용정보회사, 신용정보집중기관으로 한정한다. 지금까지는 '상거래 관계에서 신용정보를 제공 및 이용하는 자'인 정수기, 렌트카 등 일반 상거래회사도 신용정보법의 적용을 받아 왔다.

법이 개정되면 일반 상거래회사가 신용과 관련된 정보를 처리할 경우엔 개인정보법과 정보통신망법의 적용을 받게 된다.

대신 금융회사가 보유한 모든 고객정보는 신용정보에 포함시켜 금융회사의 개인정보 보호는 강화한다. 지금은 금융회사의 신용정보는 신용정보법, 고유식별정보(주민번호 등)는 개인정보법의 적용을 받아 왔다.

혼란스럽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던 신용정보법과 개인정보법·정보통신망법간 중첩은 해소된다.

금융위는 특히 이번에 '비식별정보는 개인신용정보가 아니다'는 점을 법률에 명확히 규정키로 했다.

그동안 정부는 빅데이터 활성화를 위해 비식별정보(특정 개인을 구분할 수 없도록 주민번호 등을 제거한 정보)를 고객동의 없이 활용할수 있도록 할 계획이었지만 신용정보법상 비식별정보가 신용정보인지 여부가 불명확해 논란이 돼 왔다.

비식별정보도 신용정보로 볼 경우엔 정보 활용시마다 고객의 동의를 받아야 해 사실상 빅데이터로 이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정부는 이에 따라 신용정보법상 개인신용정보를 '생존하는 개인에 관한 정보로서 신용정보 주체를 식별할 수 있는 정보'로 규정, 비식별정보를 신용정보에서 제외키로 했다.

대신 비식별정보를 제공받는 자의 재식별 금지, 처리 과정에서 개인을 식별할 수 있음을 알게 된 때에는 즉시 삭제 의무 등을 부과해 정보보호 장치를 마련키로 했다.

남동우 금융위 신용정보팀장은 "개인정보 보호를 규율하는 법률체계를 정비해 금융회사 및 일반 상거래회사에 대한 중복 규제를 해소하되 개인신용정보 보호는 강화하는 방향으로 법률을 개정키로 했다"며 "입법예고 및 심사를 거쳐 7월 중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