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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2의 남이섬’…“아직은 ‘미스터리 파크’일 뿐, 땅파면서 설계”

[인터뷰] 내년 5월 개장앞둔 ‘탐나라 공화국’ 테마파크 강우현 대표이사

문화를 일구는 사람들 머니투데이 제주=김고금평 기자 |입력 : 2016.09.26 03:21|조회 : 6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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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 남이섬의 '나미나라'를 만든 강우현 대표이사가 2년 전 제주로 내려와 '제2의 남이섬' 테마파크를 건립, 내년 5월 개장을 앞두고 있다. 강 대표는 "너무 없어서 새로운 창조를 할 수 있었다"며 "우리 문화와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진짜 힐링 장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제주=김고금평기자<br />
가평 남이섬의 '나미나라'를 만든 강우현 대표이사가 2년 전 제주로 내려와 '제2의 남이섬' 테마파크를 건립, 내년 5월 개장을 앞두고 있다. 강 대표는 "너무 없어서 새로운 창조를 할 수 있었다"며 "우리 문화와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진짜 힐링 장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제주=김고금평기자

그가 “브리핑 좀 하겠다”고 마이크를 잡았다. 화면에 가평 남이섬이 ‘나미나라’라는 독립국(?)으로 만들어진 배경 설명이 몇 개 키워드로 제시됐다. 그의 설명이 중간중간 곁들여졌다.

“동화 같은 나라 만들고 싶어 독립선언했고, 나미나라 호텔, 우체국 등을 세웠죠.” 그 지역에 가장 많이 얻을 수 있는 재료로 ‘나미나라’를 가꿨다고도 했다. 관광객이 버리고 간 소주병을 재활용해 화장실이나 벽면에 디자인 장식품으로 배치했고, 돌로 탑을 쌓았다. 책도 관광상품이 될 수 있다고 보고 6살 이하 어린이가 동화책을 가져오면 무료로 입장시켰다.

이제 관광객 300만쯤 돌파하니, ‘역발상 공화국’에 재능있는 그가 눈을 돌렸다. 제주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에서 한창 공사 중인 ‘탐나라 공화국’이 그것.

지난 16일 이곳에서 만난 강우현(63) 대표이사는 2년 전 제주로 내려와 150개쯤 있는 제주 테마파크들 사이에 숟가락 한 개를 더 얹었다. 그는 “그렇게 거창한 테마파크가 아니라, 150개쯤 있는 테마파크에 151번째가 된 것뿐”이라며 웃었다.

공사 중인 이곳 입구에는 ‘미스터리 파크’라는 이름이 붙어있다. “글쎄, 저도 이곳이 어떻게 변할지 몰라서요. 일단 (땅을) 파보면서 설계하는 거죠.”

현수막만큼 ‘신비로운’ 답변이었다. 그의 말은 ‘뭐, 안될 것 있나’ 같은 자신감의 또 다른 표현 같기도 했고, ‘무→유’로 가는 일에 대한 막연한 즐거움의 숨죽인 겸손 같기도 했다.

강우현 대표. /제주=김고금평기자<br />
강우현 대표. /제주=김고금평기자
“2007년 여기 24억 원을 주고 땅을 인수받았는데, 알고 보니 정말 나무 한 그루 없는 허허벌판이어서 팔려고 내놨어요. 그런데 아무도 사지 않더라고요. 간혹 중국인들만 사겠다고 난리를 쳐서 그럴 바에야 차라리 내가 무얼 만들자고 무턱대고 달려든 거예요.”

남이섬처럼 그에겐 오직 상상력과 도전정신이 가진 무기의 전부였다. 땅을 파보니, 얻은 건 돌뿐이었다. 그래서 비가 올 땐 나무를 심고, 바람 불 땐 돌을 쌓았다. 2014년 6월부터 함께 일한 직원 12명이 손수 쌓아 올린 돌탑들은 ‘예술’이라는 칭호가 아깝지 않을 정도다.

강 대표는 “담을 쉬지 않고 쌓다 보니 절반은 사람의 손길, 나머지 절반은 자연이 알아서 해주더라”며 “인간이 왜 자연과 함께 가야 하는지 알 수 있는 과정이었다”고 했다.

노자 예술관을 지어야겠다는 생각에 강 대표는 중국 하남시로 달려갔다. “우리는 노자라는 이름값이 필요한 게 아니라, 그 정신이 필요하다”고 그가 역설하자 하남시에서 노자 책 500권을 공짜로 보내줬고, 40평 밖에 안 되는 작은 미술관도 만들어낼 수 있었다. 2017년 한중 인문학 교류를 위한 국제학술대회는 내년 이곳 미술관에서 열린다.

내년 5월 개관 예정인 ‘탐나라 공화국’ 테마파크는 공사 2년 여 동안 단 한 군데도 투자나 지원을 받지 않았다. 대신 오는 손님은 ‘빈손’으로 올 수 없다. 주는 나무는 기증받고, 위문품은 감사히 받는다. 개인이 방문할 땐 1만 원치 꽃씨를 가져오거나, 아니면 ‘노동’을 해야 한다. 그래서 이곳의 또 다른 별칭은 ‘듀티 샵’(Duty shop)이다.

이곳은 기발한 아이디어의 현장이기도 했다. 제주도의 가장 많은 재료인 현무암을 1200도에서 구웠더니 타일로 변하는 속성을 알고 건자재 산업의 단초를 발견했다. 물이 안 나온다고 정부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고 지하에다 1000t 빗물 저장고를 팠다. 영화 ‘마지막 황제’의 중국인 작곡가 류홍쥔(劉宏軍)과 함께 만든 야외 음악체험공간이나 세계적 아동작가가 그린 도로 위의 그림 등은 문화파크의 위용을 자랑하는 ‘특별식’이다.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에 위치한 '탐나라 공화국' 테마파크 내부 현장. 버려지고 쓸모없는 재료들을 재활용해 보기좋은 관광상품으로 다시 내걸었다. 강우현 대표가 크리스탈 공장이 폐업할 때 버린 크리스탈을 가져다 돌에 디자인 장식을 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제주=김고금평기자<br />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에 위치한 '탐나라 공화국' 테마파크 내부 현장. 버려지고 쓸모없는 재료들을 재활용해 보기좋은 관광상품으로 다시 내걸었다. 강우현 대표가 크리스탈 공장이 폐업할 때 버린 크리스탈을 가져다 돌에 디자인 장식을 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제주=김고금평기자

“풍력 발전도 최근 시작했어요. 제가 계속 강조하지만, 인간이 미래에 가장 경쟁력있게 살아가는 힘은 인간과 자연이 함께 갈 때예요. 여기선 수익 모델이 하나도 없죠. 또 돈이 없으니 모든 걸 손수 제작하고 가꿔야해요. 밑에서 쌓으면 리사이클이고, 위에서 쌓으면 업사이클이죠. 그렇게 만든 이 땅을 모두 아꼈으면 하는 게 제 소원이에요. 제 생전에 장사할 생각은 추호도 없어요. 우리가 만든 이 문화 흔적에서 실컷 놀다 갈 테니, 장사는 그 후대의 몫이겠죠.”

강 대표는 현무암을 녹여본 경험으로 3000도에서 용해로를 만들어 응용한 ‘흑돼지 용암구이’ 같은 먹거리 아이템도 구상 중이고, 솜사탕 원리를 바탕으로 안개 많은 지역의 특성을 이용해 아이스크림을 개발하는 아이템도 개발 중이다.

왠지 뜬구름 같은 이 이야기에 귀가 솔깃해지는 건 그의 상상력이 허언으로 끝나지 않았던 전례 때문이다. 그는 “남들에게 창조라 불리는 일들이 우리에겐 습관일 뿐”이라며 “우리가 만든 문화와 역사가 전 세계를 품고 ‘편안한 힐링’ 장소로 기억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고금평
김고금평 danny@mt.co.kr twitter facebook

사는대로 생각하지 않고, 생각하는대로 사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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