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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말(言)과 글(文)에 관한 상식 몇가지

[이승형의 세상만사]

이승형의 세상만사 머니투데이 이승형 건설부동산부장 |입력 : 2016.10.28 04:56|조회 : 15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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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말(言)과 글(文)에 관한 상식 몇가지
‘말(言)’과 ‘글(文)’은 모름지기 ‘생각’에서 나온다. 바꿔 말해 생각이 없다면 말과 글이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생각이 없어도 말과 글이 나올 수는 있지만 그것은 허언(虛言)이요, 잡문(雜文)에 불과하다. 사소한 농담(弄談)조차도 일정 수준의 생각이 있어야 가능하다.

그래서 타인에 대해 알고 싶다면 그의 말과 글을 먼저 들여다봐야 한다. 그의 생각을 아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말과 글의 근원이 되는 생각에는 ‘깊이’라는 것이 있다. 점심 메뉴로 무엇을 고를까 하는 가벼운 생각도 있고, 어떤 직장을 선택해야 하는가 하는 무거운 생각도 있다.

생각이 무거워지면 ‘고민’의 형태로 나타나기도 하는데, 그것이 더 깊어지면 ‘철학’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여기서 철학이라고 하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한 개인의 가치관, 세계관이다. 나는 타인을 배려하는가, 나는 낙태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나는 관용을 실천하는가, 나는 민주주의 시민인가 하는 생각들의 집합체 말이다.

따라서 자신만의 철학을 갖기 위해서는 깊은 생각과 많은 경험, 공부가 필수다.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생각과 경험, 공부에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어떤 이들은 경험을 해도 그것을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 또 어떤 이들은 생각을 아무리 많이 해도 경험하려 하지 않는다. 또 어떤 이들은 다른 사람의 것을 공부하지 않는다.

이런 경우 ‘자기만의 것(originality)’을 만들지 못하고 남을 따라가기만 하게 된다. 자신만의 철학과 원칙이 없으니 언행이 일치하지 못하고, 상황에 따라 태도를 바꾼다. 타인에게 휘둘리기 십상이다. 그래서 우리가 흔히 “철 좀 들어라”라고 말을 할 때에는 “생각 좀 하고 살아라” 혹은 “너만의 것을 가져봐라”라는 뜻이 담겨 있다.

우리가 연설이나 웅변, 소설이나 시를 보고 감동을 느낀다면 그것은 그 말과 글이 주는 고민 혹은 철학의 깊이가 마음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공감(共感)이다. 여기에 진정성까지 더해진다면 그 공감은 더 큰 힘을 갖게 된다. 아무 생각 없이 내뱉는 말과 써 대는 글이 공감을 줄 리 만무하다.

공감을 주는 정치인과 작가는 대체적으로 성공적인 삶을 산다. 공감의 확산성이 크면 클수록 더 그렇다. 그래서 한 나라의 지도자가 됐다면 그것은 그 나라 다수의 국민들에게 공감을 얻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말과 글은 그 주인이 누구냐에 따라 ‘경중(輕重)’의 차이가 있다. 시정잡배들이 다투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참을 수 없이 가볍고, 타인에 대한 영향력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주주의 국가에서 대통령의 말과 글은 차원이 다르다. 민주주의는 말과 글로 이끌고 가기 때문이다. 총과 칼로 가는 나라는 북한과 같은 독재국가다. 우리는 민주국가이기에 대통령의 말 한 마디, 글 한 줄이 그 무엇보다 무게가 있다.

그래서 대통령의 말과 글에는 철학이 담겨 있어야 한다. 국정철학이다. 이를 바탕으로 말과 글이 나오고, 정책이 나온다. 대통령의 말과 글이 약속이나 지시의 형태로 만들어져 국가 정책이 만들어지고, 그 정책에 의해 개인의 삶이 바뀐다.

예를 들어 대통령이 한국사 국정교과서를 만들라고 하면 공무원들은 만들고, 우리 아이들은 그 교과서로 국사를 배우게 되는, 그런 일이다. 단일화한 한국사는 대통령의 철학인 것이다. 이에 반대하든 말든. 일본과의 위안부 합의 또한 그렇다. 이 또한 대통령의 철학이다. 다시 말하자면 대통령의 국정철학에 의해 국민 개개인의 삶의 행로가 바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순실 게이트’로 온 나라가 시끄럽고, 전 국민이 충격에 빠졌다. 무엇보다 무거워야 할 대통령의 글에 한 개인이 ‘빨간 펜’을 들었다는 사실에 모두 황망해한다. 뒤이어 나온 대통령의 ‘사과문’도 국민들에게 큰 실망만을 안겼다. 공감과는 거리가 먼 말과 글이었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진짜 철학’이 담긴 말, '자신만의' 글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요즘이다. 그것이 대혼란에 빠진 이 나라를 수습해가는 첫 걸음이기 때문이다. 고민과 철학, 진정성이 담기지 않은, 가짜 말과 글은 그 누구의 마음도 움직일 수가 없다.

이승형
이승형 sean120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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