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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의 말하기 "내 원고에 왜 네 이야기를 쓰냐"

윤태영 전 연설기획비서관 "노 전 대통령, 자신의 생각과 조금이라도 다르면 주저 없이 쳐내"

문화를 일구는 사람들 머니투데이 박다해 기자 |입력 : 2017.01.23 05:50|조회 : 155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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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역사아카데미가 주최한 '대통령의 말하기' 서평회

-노무현 전 대통령 "진실을 말하는 것이 진정한 지도자의 용기"

-'솔직함' 뒤에 품격있는 언어로 안정감 줘야 한다는 지적도


윤태영 전 청와대 연설기획비서관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자신의 말과 글에 고집스러웠던 사람으로 회고했다. 그는 '솔직함'을 노 전 대통령의 강점으로 꼽았다. /사진=박다해 기자
윤태영 전 청와대 연설기획비서관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자신의 말과 글에 고집스러웠던 사람으로 회고했다. 그는 '솔직함'을 노 전 대통령의 강점으로 꼽았다. /사진=박다해 기자

참여정부 시절이던 2005년, 청와대엔 '말과 글 비서관'이 생겨났다. 치열하게 고민해 내놓은 '말과 글'을 함께 검증해줄 참모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직책을 신설한 것. 바로 '연설기획비서관'이다. 자신의 표현이 잘못되거나 과도한 것은 아닌지 확인하는 일종의 '검증 시스템'과 같은 자리였다. "독재자는 힘으로 통치하고 민주주의 지도자는 말로써 통치한다"는 노 전 대통령의 지론이 담긴 직제 개편이었다.

2016년 겨울, 대한민국의 관심은 온통 대통령의 '말과 글'에 쏠렸다. 한 나라의 지도자가 사용해 온 언어에 소신과 철학 대신, 특정인의 이익만 담겨있었음이 적나라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벌꿀'로 시작해 '자괴감'으로 끝나는 언어에서 국민들은 사상의 빈곤을 절감했고, 좌절했다.

윤태영 전 연설기획비서관이 쓴 책 '대통령의 말하기'는 대통령의 '말과 글'에 대한 관심에 힘입어 지난해 8월 출간 이후 25쇄를 찍었다.
윤태영 전 연설기획비서관이 쓴 책 '대통령의 말하기'는 대통령의 '말과 글'에 대한 관심에 힘입어 지난해 8월 출간 이후 25쇄를 찍었다.

"내 원고에 왜 네 이야기를 쓰냐"…'말과 글'에 고집스러웠던 대통령

국민의 좌절과 분노는 자연스레 노 전 대통령의 '말과 글'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참여정부 기록을 담은 책 '대통령의 글쓰기'는 국정농단 파문 이후 전체 판매량 10만 부를 돌파했고, '대통령의 말하기'는 25쇄를 찍었다.

최근 서울 종로구 '푸른역사아카데미'에서 열린 '대통령의 말하기' 서평회에서 저자인 윤태영 전 연설기획비서관을 만났다.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 대변인과 제1부속실장, 첫 연설기획비서관을 거친 그는 10여 년을 노 전 대통령의 말과 함께 산 인물이다. 윤 전 비서관은 그를 '고집스럽게 자신의 말과 글을 고민했던 사람'으로 회고했다.

"대선캠프 홍보팀장으로 들어갔을 때 일이에요. 제가 10년 동안 국회에서 (나름) 글을 잘 쓴다고 명성을 쌓았었는데 (원고를 써가니) 노 전 대통령은 '이건 자네 글이지 내 글이 아니다'라고 하셨죠. '내가 매주 강연하는데 그 녹음을 풀어서 문장을 만들어야지 내 원고에 왜 네 이야기를 쓰냐'고요. 밤새 녹음을 풀어 그 문장으로 원고를 만들었더니 그제야 '오케이'사인이 났어요."

노 전 대통령의 고집은 책에서도 드러난다. "생각과 철학은 물론 언어와 표현까지 그의 것이어야 비로소 자신의 연설문으로 받아들였다. 아무리 좋은 예화가 인용되었어도 자신의 생각과 조금이라도 다르면 주저 없이 쳐냈다." ('대통령의 말하기' 283쪽)

윤 전 비서관이 꼽는 그의 강점은 '솔직함'이다. 진실을 말하는 것이 진정한 지도자의 용기라고 믿었다. 자서전 '여보 나 좀 도와줘'에 부인에게 손찌검한 이야기까지 가감 없이 실린 이유다.

대통령이 된 뒤에도 큰 현안이 터질 때마다 특유의 솔직함은 영락없이 발휘됐다. 2005년, 김대중 정부의 국정원 도청사건이 드러났을 때가 대표적. "다이너마이트는 깊이 묻을수록 폭발력이 크다"는 것이 그의 소신이었다. 은폐는 역풍을 부른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는 검찰 수사를 지시하고 기자간담회와 '국민과의 인터넷 대화' 등을 자청했다. 검찰수사 및 국정원 개혁 진행 상황은 낱낱이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은) 사건이 생기면 가장 먼저 (기자들이 있는) 춘추관에 달려 나왔어요. (임기 초반인) 2003년에는 주말마다 나와 기자들에게 백 브리핑을 해 (기자들이) 싫어하기도 했죠."

지난 20일 '푸른역사아카데미'에서 열린 책 '대통령의 말하기' 서평회에는 대통령의 말과 글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반영한 듯 자리가 가득 찼다. 이날 서평자로는 이종수, 김재인, 김기봉 교수와 정수복 사회학자, 우리말연구자 최종희 등이 참석했다./사진=박다해 기자
지난 20일 '푸른역사아카데미'에서 열린 책 '대통령의 말하기' 서평회에는 대통령의 말과 글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반영한 듯 자리가 가득 찼다. 이날 서평자로는 이종수, 김재인, 김기봉 교수와 정수복 사회학자, 우리말연구자 최종희 등이 참석했다./사진=박다해 기자

"솔직함이냐, 품격이냐"…'지도자의 언어'가 지녀야 할 조건은

노 전 대통령의 화법이 언제나 환영을 받은 것은 아니다. 그에겐 '달변가'라는 칭송과 '거듭된 말실수'라는 지적이 공존했다. 그의 말에 대한 비판은 보수·진보언론을 가리지 않았고 이는 노 전 대통령의 트라우마로 남았다.

윤 전 비서관은 "대통령의 언어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서민이 대통령이 되면 서민의 언어가 대통령의 언어가 될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노 전 대통령도) 하도 시달리니까 '언어를 바꾸려는 건 실패한 것 같다'고 후회하는 말씀도 했다"고 전했다.

따끔한 지적은 이날 서평회에서도 이어졌다. 이종수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치인 노무현과 대통령 노무현의 말하기는 다른데 '솔직함'이 능사였을까 하는 의문이 있다"며 "국정 위기엔 '하얀 거짓말'처럼 국민에게 안정감을 주는 언어가 필요하다. 대통령으로서 품격도 더 필요했다"는 의견을 내놨다.

정수복 사회학자 역시 "아버지는 아이들과 같은 수준에서 놀아주기도 하지만 교육자와 보호자로서의 역할을 하는데 대통령도 마찬가지"라며 "국가의 상징으로서 나라를 이끌고 여야, 법조·언론계 등을 설득하려면 권위주의는 타파해도 권위는 지켰어야 했다"고 했다. '대통령 못해 먹겠네'식의 발언은 대통령으로서 적절하진 않았다는 것.

그렇다면 바람직한 지도자의 언어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김기봉 경기대 사학과 교수는 '듣기'에서 해답을 찾았다. "(노 전 대통령이) 말을 굉장히 강조하는 데 말보다 중요한 건 듣는 거예요. 소통은 말하기가 아니라 듣기죠. '기다리는 것'과 '침묵'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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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로그인정구  | 2017.01.23 08:43

우상화 놀음 자가발전중. '사건이 생기면 가장 먼저 춘추관에 달려 나왔다'는 말은 재임중 언론과 싸움질로 날새웠던 그 인생과 전적으로 다른 새빨간 거짓말.... 네 얘기를 쓰는 버릇은 아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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