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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베? 젠다이? 인테리어도 통역이 되나요

[신아름의 시시콜콜]

신아름의 시시콜콜 머니투데이 신아름 기자 |입력 : 2017.04.22 12:01|조회 : 12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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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실 인테리어 참고 이미지/사진제공=이누스바스
욕실 인테리어 참고 이미지/사진제공=이누스바스
#최근 안방과 거실 욕실 리모델링을 위해 집 근처 인테리어 시공 대리점을 찾은 주부 이다희(33) 씨는 대리점에서 상담을 받고 난 후 정신이 더 혼미해지는 경험을 했다. 처음 듣는 단어가 대부분인 대리점주의 말은 농반진반 '통역이 필요할 정도'였다. 이씨는 "대리점주가 젠다이, 루베, 도끼다시 등 생소한 단어들을 쓰는 통에 말의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인테리어에 대한 일반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부작용 중 하나가 이씨와 같은 사례다. 기업 간 거래(B2B)가 대부분이었전 과거에는 아무런 거부감 없이 쓰였던 용어가 소비자 거래 시장(B2C)의 비중이 커지면서 거래 당사자간 원할한 의사소통을 막는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다. 서울 을지로와 논현동처럼 건축자재 매장이 밀집한 지역일수록 그 정도는 더욱 심하다. 호기롭게 인테리어 'DIY'(손수 제작)에 도전, 관련 재료를 사러 을지로 자재상에 들렀다가 생전 처음 듣는 전문 용어에 어리둥절했다는 사람들의 경험담이 심심찮게 들려오는 이유다.

실제 인테리어 업자들이 주로 쓰는 용어는 일본어를 차용한 것이 대부분이다. 때문에 듣는 사람에겐 그 의미가 직관적으로 와닿지 않을 뿐 아니라 유추하기도 쉽지 않다. '헤베'(㎡), '루베'(㎥)를 처음 듣고 그 뜻을 대번에 알아차릴 수 있는 일반 소비자가 과연 얼마나 될까. 이같은 일본식 표현은 규격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욕실 리모델링시 가장 빈번하게 듣는 말 중 하나가 "젠다이는 어떻게 하실 건가요?"다. 젠다이는 칫솔이나 치약, 비누받침대 등 자잘한 욕실 용품을 말끔히 정리할 수 있도록 세면대 위에 설치하는 선반을 말한다. 인테리어 필름이나 무늬목을 부르는 명칭도 생소하긴 마찬가지다. "이건 마사고 이건 이다메예요"라는 자재상 점원 설명은 "이건 곧은 나뭇결 무늬고, 이건 물결처럼 무늬가 있는 제품이에요"라고 고쳐 말할 때 훨씬 알아듣기 쉽다.

우리말로 상당 부분 순화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인테리어 업자들 사이에서는 일본식 표현이 난무한다. 물론 그들의 노력 부족이라고만 탓할 순 없다. 오랜 습관을 한꺼번에 바꾸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넓이의 평은 제곱미터(㎡)로, 무게 단위 돈은 그램(g)으로 표기하는 '미터법' 사용을 의무화한 지 올해로 10년이 됐지만 일반에 정착되지 못하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건축자재 업계 한 관계자는 "오랫동안 건재상에서 근무해왔거나 시공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순화된 우리말로 규격이나 용어를 이야기하면 오히려 혼선이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순화된 우리말을 정작시키기 위한 변화에 나서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국내 인테리어 시장이 격변의 시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인테리어 시장에서 B2C 비중이 빠르게 커지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첫 발을 제대로 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제 막 인테리어에 입문하는 일반 소비자들이 순화된 우리말 용어를 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면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러운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세살 버릇 여든 간다'는 말을 곱씹어볼 때다.

신아름
신아름 peut@mt.co.kr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살아온 대로 생각하게 된다' 제 좌우명처럼 초심을 잃지 않는 기자가 되도록 항상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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