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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과시장]법정에 자주 등장하는 상해진단서

법과 시장 머니투데이 권재칠 법무법인 중원 변호사 |입력 : 2017.05.2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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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재칠 변호사
권재칠 변호사
우리 형법은 범죄를 통해 상해가 발생했을 경우 더 엄하게 가중처벌한다. 실무에서도 이를 반영해 형량이 더 무거워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가령 폭행 또는 협박으로 타인의 재물을 강취하는 강도죄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나, 강도가 사람을 상해하거나 상해에 이르게 한 때에는 강도상해(치상)죄가 돼 무기 또는 7년이상의 징역이 법정형으로 정해져 있다.

또한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하는 강간죄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지만, 강간상해(치상)죄가 되면 무기 또는 5년이상의 징역이 법정형이 된다. 이외의 죄에서도 상해가 있는지 여부에 따라 형 및 처벌에 상당한 차이가 있어 재판에서는 피해자에게 상해가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상해가 있는지 여부는 어떻게 판단할까.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상해는 피해자 신체의 완전성을 훼손하거나 생리적 기능에 장애를 초래하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피해자의 건강상태가 나쁘게 변경되고 생활기능에 장애가 초래된 것인지는 객관적, 일률적으로 판단될 것이 아니라 피해자의 연령, 성별, 체격 등 신체, 정신상의 구체적인 상태를 기준으로 판단된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법정에 상해진단서가 제출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당연히 재판에서 이는 상해에 대한 결정적이 증거가 된다. 판례에 따르면 피해자가 상해진단서를 제출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해가 인정된다. 상해진단서가 없는 경우에는 상황이 좀 복잡하지만, 일상행활에 지장을 줄 수 있는 피해가 생겼을 경우 상해로 인정하곤 한다.

이 때문에 형사법정에서 일부 피해자들은 실제로 경미한 신체접촉만 있었음에도 상해진단서를 발급받아 제출하고, 사법기관은 이를 근거로 상해가 있다고 판단해 피고인을 가중처벌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법정에서 이 상해진단서의 내용을 따지고 들다가 자칫 괘씸죄가 추가되는 경우도 있다. 이러면 상해에 괘씸죄가 더해져 실제 범죄보다 훨씬 중한 형을 받을 수 있는 위험에 처하게 된다.

상해진단서가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되고 있는 이 때에 상해진단서의 증명력에 경종을 울리는 판결이 나왔다. A씨는 2013년 11월 27일 한 오피스텔 관리사무실에서 세입자인 B씨와 보증금 반환 문제로 언쟁을 벌이다 B씨가 앞을 가로막자 비키라고 하면서 양손으로 B씨의 상의를 잡아 당겨 옆으로 밀어 넘어뜨렸다.

B씨는 7개월이 지난 2014년 6월 A씨를 고소하면서 2013년 11월 28일자로 발행된 상해진단서를 제출했다. 병명은 ‘요추부 염좌’로 기록돼 있고, 2주간 치료를 요한다고 적혀 있었다. 진단서를 발급한 의사 C씨는 상해진단서 발행일이 사건 이튿날로 기록돼 있는 이유에 대해 “상해진단서가 2013년 11월 28일 이미 발급돼 있었으나 피해자가 찾아가지 않고 있다가 2014년 6월 내원해서 발급받아 갔다”고 설명했다. 1,2심은 B씨의 진술과 진단서 등을 토대로 상해죄를 인정해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그러나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했다. 이유는 B씨가 C씨로부터 진단을 받은 이후 별다른 치료를 받지 않았고 상해진단서의 발급 경위 등을 볼 때 B씨가 A씨로부터 상해를 입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대법원은 더 나아가 상해진단서의 증명력을 판단하는 구체적인 기준도 제시했다. 대법원은 △진단서 작성일자가 상해 발생 시점과 시간상으로 근접하고 상해진단서 발급 경위에 특별히 신빙성을 의심할 만한 사정은 없는지 △상해진단서에 기재된 상해 부위 및 정도가 피해자가 주장하는 상해의 원인 내지 경위와 일치하는지 △피해자가 호소하는 불편이 기왕에 존재하던 신체 이상과 무관한 새로운 원인으로 생겼다고 단정할 수 있는지 △의사가 그 상해진단서를 발급한 근거 등을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판결로 하급심에서 상해를 인정할지 여부를 보다 면밀히 살펴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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