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B하나은행의 '파격'…을지로 본점 1층에 지점 안둔다

KEB하나은행 을지로 사옥 투시도 /사진제공=KEB하나은행

KEB하나은행이 다음달 입주할 서울 을지로 본점 사옥 1층에 지점을 두지 않는다.

KEB하나은행은 서울 을지로 본점 사옥 1층을 로비로만 활용할 예정이라고 18일 밝혔다. 로비에는 예술 작품을 전시하거나 공연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고 KEB하나은행 지점은 없다.


재건축에 들어가기 전에 1층에 있었던 지점 '영업1부'는 지하 1층으로 자리를 옮긴다. 영업1부는 을지로 사옥 재건축에 들어가면서 종각역 부근 그랑서울 3층으로 옮겼는데 새 사옥에선 지하 1층으로 내려간다.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 본점 1층에 지점이 없는 곳은 KEB하나은행이 유일하다. 최근 방문 고객이 줄면서 은행들이 임대료가 비싼 건물 1층에 지점을 두지 않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상징적인 차원에서 본점 1층에는 지점을 두고 있다. 예컨대 신한은행은 1965년에 문을 연 명동 지점을 50여년 만에 건물 1층에서 2층으로 옮기지만 본점 1층에는 여전히 지점을 두고 있다. 합병한 옛 조흥은행 1층에도 지점을 유지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본점으로 활용하고 있는 명동 본점과 여의도 본점, 서여의도 본점 1층에 모두 지점을 두고 있다.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도 각각 본점 1층에 지점을 두고 있고 NH농협은행은 지난해 10월 본점 2층에 있는 지점을 1층으로 옮겼다.


KEB하나은행은 을지로 본점 1층에 지점을 두지 않는 대신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최대한 많이 확보할 계획이다. KEB하나은행은 1층을 로비로만 활용하고 2층에는 도서관을 만들어 외부에 공개할 예정이다. 지하 1층에는 지점을 두되 다목적 복합문화공간도 만들어 주말에 일반 시민에게 개방할 예정이다.

특히 본점 2층에 마련될 열린 도서관은 유통업체 신세계가 서울 삼성역 코엑스몰에 만든 '별마당 도서관'처럼 화제가 될으로 보인다. 하나금융그룹은 을지로 별관 1층에 사내 직원만 이용할 수 있는 '열린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는데 KEB하나은행 을지로 본점 도서관은 일반 시민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한다.

KEB하나은행이 을지로 본점 1층에 지점을 내지 않는 것은 근처에 1층 지점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KEB하나은행이 본점을 이전하더라도 명동 본점 1층에 지점은 남는다. KEB하나은행은 을지로 별관 1층에도 지점이 있고 인근 하나카드 본사 1층에도 출장소가 있다. 을지로 사옥이 지하철 을지로입구역과 연결돼 있어 지하 1층의 접근성이 1층 못지 않은 것도 1층에 지점을 두지 않는 이유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을지로 본점에는 지하 1층에 지점을, 3층에 PB센터를 둘 예정"이라며 "1층과 2층에는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