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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병의 휴머노미]막오른 對美 통상戰, 진짜 두려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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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부국장 겸 산업1부장
뉴스1 부국장 겸 산업1부장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진행형인 가운데 미국의 통상압력이 거칠게 전개되고 있다. 우리의 순진한 바람과 달리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는 개정의 길로 들어섰다. 그 합의가 있던 다음날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삼성·LG전자 제품을 포함한 수입 세탁기에 대해 월풀이 제기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청원을 받아들였다. 반덤핑 판정을 이어가다 한 술 더 뜬 것이다. 이외에도 철강, 석유화학제품, 태양광 등이 줄줄이 통상 뭇매 리스트에 올라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벼랑 끝 전술을 고려할 때 통상협상 과정에서 어떤 요구가 들이닥칠지 모른다. 그는 외교적 인물이 아니다. 사업가고 승부사다. 어떻게 해야 협상에서 상대를 굴복시키는지 잘 안다.

한·미 FTA 개정을 이끌어내기 위해 트럼프는 처음부터 ‘폐기’ 카드를 썼다. 우리는 차마 ‘그렇게 할까’라고 반신반의했다. 그때 백악관은 허풍이 아님을 보여주는 카드를 내놨다. 한·미 FTA 폐기 서한을 준비한 사실을 흘린 것이다. 준비가 없었던 우리는 맥없이 끌려갔다. 이는 트럼프가 겨울백악관으로 불리는 플로리다주 팜비치 소재 ‘마라라고’ 리조트를 1986년 사들일 때 펼친 전술과 유사하다. 당시 값을 더 쳐주겠다고 해도 주인이 팔지 않자 트럼프는 리조트 앞에 큰 건물을 지어 전망을 가려버리겠다고 협박해 헐값에 손에 넣었다.

이에 비해 우리 정부의 대응은 너무나 무기력해 보인다. 치킨게임에는 치킨게임으로 대항하는 면이 있어야 하는데 그 강단이 안 보인다. 미국은 대통령이 나서 거친 말로 통상압력을 가하는데 우리는 최소한의 목소리도 자제하고 있다. 연이은 북한 핵도발로 북·미간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한 시점에서 미국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으려는 심정은 이해간다.

그러나 안보문제 때문에 통상현안에 목소리를 못 낸다면 잘못 생각하는 것이다. 트럼프가 대북문제와 통상문제를 연관짓는 것같지도 않다. 통상은 명분이 중요한 게 아니고 협상전략을 잘 짜는 쪽이 이기게 되는 게임이다. 그 거대한 현실 앞에서 정의니 균등이니 하는 철학적 가치나 소득 주도 성장론 같은 이데올로기는 아무 쓸모가 없다.

비상식적인 수로 많은 난국을 돌파한 트럼프에게 양국 호혜 같은 합리적 계산으로 접근해봤자 통할 것같지 않다. 통상문제에서 트럼프의 관심은 ‘무역적자 축소’라는 일점에 쏠려 있다. 그 목적 달성을 위해 그는 장르를 불문하고 말이 안되는 요구를 던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협정문 문구 수정보다 미국 무기 대량구매나 미국 내 공장 건설 같은 가시적 카드가 그가 반길 내용이다.

트럼프행정부는 1980년대 신냉전전략을 펼치면서 우리나라와 일본에 통상압력을 거칠게 가한 레이건행정부 재현을 보는 듯하다. 미국은 레이건행정부 시절 무역대표부(USTR)에 재직하면서 일본에 통상압력을 가한 주역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를 한국을 상대하는 공격수로 내세웠다.

한·미 FTA 개정이나 기타 통상조치로 수치적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고 볼 경우 트럼프는 우리 경제를 지키는 최후의 버팀목을 건드리려 할지 모른다. 바로 환율이다. 내수가 부진해도 성장률을 2%대라도 유지하는 것은 수출에 우호적인 환율의 힘이다. 일본이 1990년대 들어 장기 저성장의 늪에 빠져든 것은 1985년 ‘플라자합의’로 달러당 300엔 수준이던 엔화가 불과 몇 년 새 100엔 밑으로 절상된 것과 관계가 깊다.

미국은 환율조작국 지정 카드를 아껴두고 있다. 그리고 순서상 중국을 제치고 한국부터 건드릴 것같지도 않다. 그러나 중국과의 식사가 끝나면 칼끝은 한국으로 올 것이다. 미국은 플라자합의 3년 뒤인 1988년 우리나라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1986~88년 3년 호황은 달콤했지만 그 이후는 쓰라렸다. 우리는 이같은 시나리오까지 생각하고 통상협상에 임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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