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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스트롱맨들의 에너지

광화문 머니투데이 강기택 경제부장 |입력 : 2017.11.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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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6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최고 수준의 안전요건을 갖춰 동부 해안지역에 원전을 지으라고 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잠정 중단했던 중국 원전의 재개였다.

그해 10월, 시주석은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만나 서방국가에 처음으로 중국 원전을 팔았다. 이듬해 1월 시주석은 20중국의 원전(핵) 개발 60주년을 맞아 내린 ‘중요지시’에서 원전의 국가안보와 경제발전에 대한 공헌을 치하했다. 이후 일대일로 정책과 맞물리며 원전수출 드라이브는 더 힘이 실렸다.

중국은 대내적으론 원전재개와 확대를 위해 전방위적인 안전검검을 했다. 원전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위해 학교, 병원 등에서 ‘과학대중화’ 사업을 펼쳤고, 중국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원전 단지인 하이옌현을 ‘중국원자력중심도시’로 지정했다. 세계원자력협회(WNA)에 따르면 중국의 원전은 현재 37기에서 2030년 100기, 2050년엔 200기가 된다. 이대로라면 2030년에 세계 1위 원전국으로 도약한다.

시 주석의 포석은 다목적이다. 먼저 경기부양이다. 원전건설은 사회간접투자(SOC)의 성격을 띤다. 혁신적인 첨단기술이 요구돼 고급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수출을 하게 되면 60년(원전수명) 동안의 일거리와 일자리가 생긴다. 수입국에 대한 에너지 영향력은 덤이다. 이용자를 묶어두는 락인(lock-in) 효과로 인해서다. 영국을 비롯해 파키스탄·아르헨티나·루마니아 등에 원전을 팔면서 ‘원전굴기’는 궤도에 올랐다.

원전은 석탄의존도도 줄인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이산화탄소 배출국에서 벗어나야 했고,파리기후협약을 지키기 위해서도 저탄소에너지인 원전을 늘려야 했다. 원전은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서도 절실했다. LNG와 신재생에너지만으론 빠른 산업화와 도시화에 따른 전기수요가 감당이 안 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뒤지지 않는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의 트라우마에도 불구하고 푸틴 대통령은 2011년 16%였던 원전비중을 25%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35기인 원전인 2030년까지 59기로 2배 가까이 늘린다. 2007년 설립된 국영 원전기업 로스아톰은 원전을 러시아의 성장엔진으로 키우는 역할을 맡았다. 푸틴 대통령은 이집트든 헝가리든 원전을 짓겠다는 국가를 직접 찾아 다니며 세일즈를 했고 일감을 따냈다. LNG, 석유와 함께 원전은 에너지 패권을 쥐기 위한 푸틴 대통령의 승부수다.

일본과 미국의 스트롱맨들에게도 원전은 주요 에너지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달 22일 총선에서 승리한 것은 곧 일본 원전의 재가동을 뜻한다. LNG발전을 늘렸다가 2011년부터 5년 동안 무역수지 적자를 낸 일본 입장에선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을 줄이고 전기요금 인상과 같은 부담을 덜어야 하다.

[광화문]스트롱맨들의 에너지
원전 88기의 원전대국인 미국은 1979년 스리마일섬 사고 이후 원전건설을 사실상 접었으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010년 원전재개를 천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이를 계승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릭 페리 미국 에너지부 장관이 “원전을 빼고 미국의 깨끗한 에너지 포트폴리오가 완성되지 않는다”고 말하며 원전과 안보를 강조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곧 있을 한·미, 한·중, 한·일 정상회담에서 마주칠 스트롱맨들은 경기와 일자리, 에너지수급과 안보 등 다양한 측면을 고려해 원전의 안전성을 높이며 자국이익 극대화의 수단으로 쓰고 있다. 그런데, 그들이 하지 않는 ‘탈원전’을 우리는 왜 해야 하는가? 우리는 ‘원전’을 버려도 될 정도로 강한 에너지가 있는가? 우리는 그렇게 강한가?

강기택
강기택 acekang@mt.co.kr

비지니스 저널리즘의 최고 경지, 머니투데이의 일원임을 자랑스레 여깁니다. 독창적이고, 통찰력 넘치는 기사로 독자들과 마주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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