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대법원 전교조 법외노조 판단, 국제기준·특수성 고려해야"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18일 오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에서 열린 제19차 전원위원회에서 이성호 인권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인권위는 회의를 통해 전교조 법외노조통보처분 취소소송 관련 의견 제출 건 의결을 논의했다. 2017.12.18/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국가인권위원회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법외노조통보처분 취소소송에 대해 국제인권 기준과 관련 권고사항을 존중해 판단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인권위는 18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인권위 회의실에서 전원위원회 회의를 열고 대법원에 현재 계류 중인 전교조 법외노조통보처분 취소소송에 대한 인권위의 의견을 표명하기로 의결했다.


이날 의결된 인권위의 의견에는 재판부가 단결권에 대한 국제인권 기준과 관련 권고사항, 초기업 단위 노조인 교원노조의 특성, 노조법시행령 상의 비례원칙 위배 소지에 대해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 담겼다.

앞서 지난 2013년 10월24일 고용노동부는 해직 교원 조합원 자격을 인정하는 규약 내용과 조합원 9명의 해직 교원이 포함됐다는 이유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대해 '법외노조통보처분'을 내렸다. 이에 전교조는 사건 처분 취소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고 현재 사건은 대법원의 판단만을 남겨두고 있다. 1,2심에선 전교조가 모두 패소했다.

먼저 인권위는 "국제사회가 전교조 법외노조화에 대한 우려 표명과 해고자의 자유로운 노조가입을 제한하는 국내 법령의 개정을 지속해서 권고해온 만큼 국제인권조약의 존중과 이행을 위해 이번 소송에서 결사의 자유와 관련한 국제인권 조약과 관련 권고 내용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권위는 "교육의 공공성과 학생의 교육권 등을 고려한다 하더라도 일시적인 실업자와 구직자의 초기업단위 노조가입 권리를 인정한 2004년 대법원 판결 이후 해고자, 실업자, 구직자등이 초기업단위 노조에 가입하는 데 아무런 제한을 받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전교조에 대해서만 해고자의 가입을 제한하는 것은 교원의 단결권을 과도하게 제한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또한 인권위는 "노조법 시행령의 '법외노조통보조항'은 노조의 지위 자체를 원천적으로 부정하고, 노조의 결격 사유의 경중과 구체적인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지 않은 채 일괄적이고 기계적으로 통보하도록 규정했다"며 "노조가 받는 불이익과 피해가 이를 통해 실현되는 공익과 비례한다고 볼 수 없어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한편 인권위는 "이번 사건 소송에 대한 대법원의 판단이 우리나라의 결사 자유 수준을 국제적 수준으로 향상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며 "모든 사람의 자유로운 노동조합 결성과 가입 권리의 보장을 위해 판단이 조속히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지난 2013년 전교조의 법외노조처분 통보를 앞두고 "해고자의 조합원 자격 문제로 전교조의 설립을 취하하는 것은 단결권과 결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는 취지의 긴급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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