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말 교환 계약, 삼성 모르게 한 것"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법정 출석 중인 최순실씨/사진=머니투데이DB

국정농단 의혹의 최순실씨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항소심(2심)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말 교환 계약은 삼성 모르게 한 것"이라는 취지의 증언을 했다. 이는 마필 소유권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둘러싼 특검 측과 삼성 측 공방전에서 삼성 측 주장을 뒷받침한 증언으로 풀이된다.

최씨는 20일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 등에 대한 2심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특검 측의 "2016년 9월 비덱스포츠(승마 전지훈련 용역회사로 코어스포츠의 후신) 명의로 (독일 말 중개상) 헬그스트란과 말 교환 계약을 맺은 사실이 있냐"는 물음에 "있지만 삼성의 반대로 (성사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최씨 측은 당시 살시도를 스타샤로, 비타나V를 블라디미르로 각각 교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 측이 코어스포츠를 통한 최씨 측 지원을 중단해가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특검 측은 애초에 마필 소유권이 최씨 측에 넘어갔기 때문에 이같은 마필교환이 가능했을 것이라 본 반면 삼성 측은 교환계약 자체가 삼성이 몰랐던 최씨 측 독단계약이었다고 항변했다. 결국 이 교환계약은 추후 무효화됐다.

이날 증인신문에서 특검 측이 "(말 교환 계약에 대해) 삼성 측에 이야기 했냐"고 묻자 최씨는 "(사려고 한 말 매매 건이) 급하게 나와서 할 시간이 없었다"고 답했다.

마필 소유권이 삼성 측에 있음에도 어떻게 계약을 체결하려 했느냐는 특검 측 질문에 대해서는 "삼성이 지원을 끊어가는 과정이었다"며 "교환계약을 임의로 먼저 체결하고 나중에 (실제 계약 성사를) 해보려고 시도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