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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변화는 말에서 시작된다

[줄리아 투자노트]

줄리아 투자노트 머니투데이 권성희 금융부장 |입력 : 2017.12.23 07:31|조회 : 18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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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한 해 개인적으로 가장 뜻 깊은 일은 아들의 변화다. 지금 고1인 아들은 중학교 시절 전설이었다. 학교 지각과 학칙 위반을 밥 먹듯이 해 학교 역사상 누구도 따라오기 힘든 벌점 최다 기록을 세웠다. 아침 9시에 가나 오후 3시에 가나 같은 지각이라며 오후 느지막이 학교에 가서 지각 체크만 하고 오기도 했다. 수시로 24시간 꼬박 PC 앞에 앉아 게임을 할 수 있는 체력을 자랑했고 게임을 못하게 모니터를 숨겨 놓으면 TV를 연결해 밤새 게임했다. 시험 전날조차 책은커녕 가방도 열어보지 않았다.

그런 아들이 밤 12시 전에 알아서 휴대폰을 반납한 뒤 잠자리에 들고 아침에 깨우기만 하면 알아서 늦지 않게 학교 가고 어느 날 갑자기 AI(인공지능)에 대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울먹이며 읍소해도 가지 않던 학원을 스스로 다니고 싶다고도 했다. 변하지 않을 것 같던 아들의 기적 같은 변화를 목격하고 나는 변화를 일으키는 동력이 무엇인지 생각해봤다.

또 한 해가 지나간다. 새해엔 누구나 긍정적인 변화를 원한다. 하지만 변화는 쉽지 않다. 이 글은 아들과 함께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으며 알게 된 변화의 비결에 관한 것이다.
모든 변화는 말에서 시작된다

첫째, 변화는 현실에 대한 인정에서 시작된다=나는 아들이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를 원했다. 그래서 공부하지 않고 생활기록부를 관리하지 않는 아들이 늘 불만이었고 불안이었다. “지금부터 공부 안 하면 나중에 후회해도 소용없어”가 내 주제가였다. 아들을 바꿔보려 무진 애를 쓰다 어느 날 인정하기로 했다. '아들은 자제력이 부족해 게임을 끊기 힘들고 어쩌면 대학을 못 갈 수도 있다.' 변하려면 내가 바라는 변화된 모습만 바라봐선 안 된다. 지금 현재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고 인정해야 한다. 현실을 직시하지 않으면 현실의 어떤 부분도 바꿀 수 없다.

둘째, 바꿀 수 있는 것은 나 자신뿐이다=아들을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바꾸고 싶었다. 그래서 “지각하지 마라”, “게임 좀 그만해라”, “시험인데 공부해라”, “일찍 자라” 등등 내가 원하는 모습을 아들에게 끊임없이 요구했다. 그러나 아들은 바뀌지 않았다. 우리는 주어진 환경이나 배우자, 혹은 자녀가 바뀌기를 바라지만 우리 힘으로 바꿀 수 없다.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것은 우리 자신뿐이다. 우리의 마음가짐, 생각, 태도, 행동을 바꿀 수 있을 뿐이다. 현실을 인정한 다음에는 그 현실에서 가장 바람직한 방향으로 내가 변하는 수밖에 없다.

셋째, 기본에 집중한다=나의 변화는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아들에게 나는 ‘엄마’다. 엄마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은 아들을 좋은 대학에 보내는 것이나 남들에게 자랑할만한 아들로 키우는 것이 아니라 어떤 조건, 어떤 상황에서도 아들을 사랑하는 것이다. 모든 엄마는 자녀를 사랑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자신이 원하는 모습만 사랑하는 경우가 많다. 나는 게임 하는 아들, 지각 하는 아들, 공부 못하는 아들을 사랑하지 못했다. 엄마의 기본에 충실하고자 그런 못난 아들의 모습조차 사랑하는 엄마로 변하기로 했다. 변화는 복잡한 것이 아니다. 가장 기본적인 것, 그래서 핵심적인 것에 집중하는 것이다. 환경이 불만스럽다면 그 환경 속에서 가장 바람직하게 살아가기 위해 내가 바꿔야 할 핵심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넷째, 나의 변화는 말에서 시작한다=아들의 미운 모습조차 사랑하자 결심했다고 꼴 보기 싫은 아들 모습이 보기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결심만 하면 변화가 일어난다면 얼마나 쉬운가. 나는 아들을 존재 자체로 무조건적으로 사랑하기 위해 말을 바꿨다. 아들이 좋아하지 않을 말, 해봤자 소용 없는 말은 하고 싶어도 입을 다물었다. 아들이 게임에서 이겼다고 자랑하면 “공부도 못하는게 그게 자랑이냐”고 말하고 싶은 것을 참았다. “공부해라”. “게임 그만해라” 같은 잔소리도 끊었다. 하고 싶은 말을 참는 것이 좀 익숙해진 뒤에는 좋은 말만 했다. “오늘도 학교 다녀오느라 수고했다”, “엄마 옆에 있어줘서 고마워”, “게임 하느라 피곤하지 않아? 여기 과일이랑 빵 좀 먹으면서 해” 등등.

생각은 저절로 떠오르는 것이라 내 마음대로 조절하기 힘들다. 말은 내 생각을 밖으로 표현하는 것인데 표현은 조금만 신경 쓰면 내가 조절할 수 있다. 말이 바뀌면 생각도 바뀐다. 아들의 싫은 모습에도 축복의 말을 해주니 과거에 미웠던 아들의 모습도 사랑스럽게 변했다. 내 언어가 바뀌니 내 마음이 바뀌었고 내 마음에 사랑이 차올라 아들에게 전달되니 아들이 변했다. 결국 변화를 일으키는 것은 사랑밖에 없음을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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