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저균·탄저병은 무엇?…"국민에 공급해라" 청원도

지난 20일 청와대 국민 청원게시판에 올라온 '국민들도 탄저균 백신을 이용할 수 있게 해주세요'라는 청원에는 25일 오후 2시30분 현재 기준 1832명이 참여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청와대가 탄저균 테러에 대비한 치료목적으로 백신을 구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탄저균에 관심이 쏠린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국민에게 탄저균 백신을 공급하라는 청원 글도 등장했다.

탄저균은 동물이나 사람이 걸릴 수 있는 급성 감염성 질환인 탄저병을 옮기는 균이다. 탄저병 감염 후 발병 하루 안에 항생제를 다량 복용하지 않으면 80% 이상이 사망할 정도로 살상력이 높다. 감염성도 강해서 생물 병기로서의 가능성과 위험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 왔다.


탄저병 증상은 탄저균에 노출된 부위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대부분 피부를 통해 침범하는데, 이럴 경우 노출 부위의 가려움증, 부스럼, 물집화를 거쳐 2~6일 이후에는 악성 고름이 생긴다.

드물게 흡입이나 입을 통해 들어와 호흡기(폐)나 소화관(장)을 침범하기도 한다. 호흡기 감염 초기에는 감기나 폐렴 같은 일반적 증상이 나타나다가 3~5일 이내에 호흡부전 및 쇼크로 사망할 수 있다. 소화기 감염은 매우 드물지만 감염시 발열과 복통이 나타나며 패혈증 및 쇼크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20㎢ 크기 도시에 탄저균 50㎏을 살포할 경우 최대 수십만명이 사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2001년 10월에는 탄저균이 우편으로 미국 정부와 언론에 배달돼 이에 노출된 집배원, 기자, 병원 직원 등 5명이 숨지고, 17명이 치료를 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1978년 구 소련에서도 탄저균 유출 사고로 수많은 가축과 70여명이 사망했다.


한국도 탄저균의 위험에서 안전하지 않다. 2015년 4월 오산 주한미군기지에 살아있을 가능성이 있는 탄저균 배달 사고가 발생해 논란을 일으켰다. 탄저균을 옮길 때에는 반드시 죽거나 비활성화된 상태여야 한다. 사고 당시 주한미군은 탄저균 실험을 오산기지에서 처음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조사 결과 미군은 2009년부터 총 16차례에 걸쳐 탄저균을 반입해 기지 내에서 실험한 사실이 드러났다.

탄저균에 대한 우려는 지난 20일부터 제기됐다. 이날 아사히 신문은 북한이 최근 탄저균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탑재하는 실험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청와대 국민 청원게시판에 올라온 '국민들도 탄저균 백신을 이용할 수 있게 해주세요'라는 청원이 등장했다.

한편 지난 23일 한 매체는 청와대가 대통령과 청와대 근무자만을 위한 탄저균 백신을 수입했고 500여명이 접종을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24일 청와대는 박수현 대변인 명의로 참고자료를 내고 해당 보도를 부인하며 "청와대의 탄저균 백신 도입은 지난 2015년 '미군기지 탄저균 배달사고'로 필요성이 대두됐으며, 탄저균 테러에 대비한 치료목적으로 백신구입이 시행됐다"고 밝혔다.

이어 "백신은 질병관리본부에서 생물테러 대응요원 예방과 국민 치료 목적으로 1000명분을 도입해 모처에서 보관 중"이라며 "탄저균 백신은 국내 임상실험이 시행되지 않아 부작용 등을 우려해 예방접종은 고려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