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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양극화와 사람중심경제

MT시평 머니투데이 조명래 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과 교수 |입력 : 2018.01.11 0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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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양극화와 사람중심경제
"올 1인당 국민소득은 3만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지만 소득계층간 양극화를 극복하지 않으면 성장의 국민적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경제부총리가 올해의 경제전망을 진단하면서 한 말이다. 2018년 양극화는 한국사회 화두의 하나가 될 것 같다. 최근 양극화를 피부로 느끼게 하는 지표의 하나가 집값이다. 가령 2017년 12월 서울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 5분위 배율은 4.5배였다. 상위 20% 평균가격(5분위)을 하위 20%(1분위)로 나눈 값으로 2008년 12월 이후 최고치다. 서울 아파트의 중위가격은 6억8500만원으로 이 또한 2008년 12월 이후 최고치다. 아파트 거래가 고가 중심으로 이루어진 결과다. 서울에서 10억원 이상 아파트 매매는 2016년보다 약 32% 늘었다. 강남3구 거래량이 전체의 78%를 차지했다.

지방보다 서울, 서울에서도 강북보다 강남, 저가보다 고가 아파트 중심으로 거래와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는 양극화는 전형적인 부익부 현상이다. 부의 상징인 종부세의 90% 가까이를 종부세 납부자의 상위 10%가 냈다. 1인당 평균 납부세액을 보면 상위 10%는 4000만원에 달한 반면 하위 10%는 2만6000만원밖에 되지 않아 그 차이가 무려 400배에 이른다. 서울의 강남3구가 전체 납부액의 29%를 차지했다. 부자동네인 강남권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이 이루어지면서 부자(보유세)들 사이에서도 양극화가 더 깊어진 것이다. 이는 기업도 마찬가지다. 2016년 법인세 신고액을 보면 상위 10% 법인은 소득이 8200만원 늘어난 반면 하위 10%는 적자가 8700만원 늘었다.

확대되는 부의 양극화는 그 출발이 소득의 양극화다. 소득격차의 누적이 부의 양극화 확대를 초래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국민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부동산(특히 집)의 가격격차는 소득격차, 나아가 자산부의 격차를 초래하는 핵심요인이라 할 수 있다. 우리의 부동산 자산에는 빚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그래서 자산이 느는 만큼 부채가 늘어나는 것도 최근 양극화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다. 가령 2016년 우리나라 가구는 평균자산 3억8164만원을 가지고 있으면서 평균 7022만원의 빚을 지고 있었다. 그 전년에 비하면 자산은 4.2%, 부채는 4.5% 증가했다. 소득이나 자산이 증가하는 것보다 빚이 늘어나는 속도가 빨랐다는 뜻이다. 부채는 저소득층일수록 빠르게 증가했다. 소득 하위 20%의 금융부채는 전년보다 12.5% 증가한 반면 상위 20%는 1.7% 늘어나는 데 그쳤다. 부채의 빠른 증가 속에서 소득 불평등이 갈수록 확대되어 한국은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가운데 최상위권에 속한다(지니계수 기준으로 OECD 국가 중 6위).

소득, 자산, 부채 등을 기준으로 나타나는 양극화는 이렇듯 전방위적이다. 최근 양극화에는 세습 부, 즉 유산의 상속 등에 의한 부의 대물림마저 결합되어 있다. 피케티는 그의 저서 '21세기 자본'에서 경제성장이 둔화할수록 부의 배분이 악화한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인다면 우리의 경우 지속되는 저성장이 부의 배분을 왜곡하는 양극화의 주범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저성장은 성장의 총량치 감소를 의미할 뿐 실제 그 속을 들여다보면 부문간, 계층간, 지역간 커지는 성장의 격차가 있음을 읽을 수 있다. 이를테면 수출 대기업의 분기별 매출액이 매번 기록을 경신하는 반면 동네 영세 자영업은 하나가 생기면 하나가 없어지는 만성적 침체를 이어가고 있다. 부(소득)의 양극적 생산에 더해 사회적 분배의 왜곡이 가미되면서 지금과 같은 전방위적 양극화가 생겨나고 있다.

새 정부는 양극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사람중심경제' 정책을 주창하고 나섰다. 물적 자본 투자 및 양적 성장만을 중시하던 기존 경제패러다임을 혁파하고 저성장과 양극화를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게 사람중심경제의 방향이다. '소득주도성장' '일자리중심경제' '공정경제' '혁신성장' 등은 사람중심경제를 지향하는 정책의 내용이다. 하지만 아직도 손에 잘 잡히지 않는다. 정책 전환에 따른 기득권자들의 반발도 적지 않다. 사람의 가치를 경제의 가치 중심으로 삼는 게 사람중심경제라면 기업보다 근로자, 시장보다 삶, 경쟁보다 공생, 성장보다 분배, 통치보다 협치 등을 우선하는 정책패러다임의 실질적 변화가 있어야 한다. '국민과 함께하는 정책의 형성과 추진'이 그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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