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아파트 경비원 월급, 아시나요?

아파트 경비노동자 고용안정 설명회가 열린 5일 오후 서울 성북구청 아트홀에서 박원순(오른쪽) 서울시장이 최저임금 우수 공동주택 성북동아에코빌의 경비원 김서현 씨에게 꽃다발을 전달했다. 김영주 고용노동부장관(왼쪽)도 참석했다./사진제공=뉴시스

"압구정 현대아파트의 경비원 해고 논란이요? 우리 아파트도 고민했습니다.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퇴직금도 오르고 관리비 부담이 있죠. 그래도 논의 끝에 전원 고용보장을 유지했습니다."

5일 서울시 성북구청. 경비노동자 고용 안정화 모범사례로 꼽히는 동아에코빌 아파트의 서성한 관리소장은 '우리도 갈등했다'는 말로 입을 뗐다. 경비원 임금 상승으로 입주자들이 관리비 부담을 느끼고 감원을 고민하게 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인정하면서 문제 해결 노력을 시작한 것이다.


동아에코빌은 2015년 갑(甲)과 을(乙)이 아니라 동(同)과 행(幸)을 주체로 계약서를 만들어 주목받았던 곳이다. 입주민의 무리한 요구와 욕설 등 경비원에 대한 소위 '갑질'논란이 시끄럽던 때다. 공동체 의식을 기반으로 수평적 관계를 추구하기로 협의했다는 점이 화제가 됐다. 문재인 대통령도 2016년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로서 이런 '동행' 프로젝트 확산을 지지했다.

3년 후 재조명을 받게 된 것은 최저임금 인상 때문이다. 매년 최저임금이 인상될 때마다 대부분 아파트 입주자들은 관리비 부담으로 감원 등을 고민한다. 동아에코빌도 그랬다.

지난해 긴 논의 끝에 전원 고용과 급여 수준 보장을 조건으로 경비노동자 고용 형태를 용역으로 전환했다. 동아에코빌은 올해도 경비노동자 17인 전원의 고용을 유지했다. 청소노동자 12명 역시 안정된 고용환경에서 일하고 있다.


"우리 아파트 '동행'은 (적정한 휴게시간으로) 다른 아파트단지보다 경비노동자 1인이 받는 급여가 적어도 고용안정을 보장하고 근로자는 관리비를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이날 서울시, 고용노동부, 성북구가 진행한 '아파트 경비노동자 고용안정·일자리안정자금 지원 설명회'에서 서 소장은 동아에코빌 경험의 핵심을 이렇게 설명했다. 서로 한 발씩 물러난 결과였다.

10년째 경비 일을 하고 있는 김서현씨 역시 "주민과 저희들이 합심해서 모범적으로 (아파트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용인과 피고용인이 같은 마음으로 일을 한다는 의미다.

서울 시내 경비노동자는 약 2만4000명으로 집계된다. 이들의 고용불안은 올해 최저임금 인상 직후에만 벌어진 문제는 아니다. 고용자도 노동자도 같은 공동체 일원이라는 인식으로 기반으로 관계를 맺지 않으면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다.

다행인 것은 광진구, 노원구 등 여러 아파트 단지에서 비슷한 동행 소식이 들려온다는 사실이다. 최저임금을 준수하며 임금과 고용 안정을 보장하면서 법정 휴게시간을 인정해 관리비 부담 증가를 최소화한 사례가 대다수다. 믿을 수 있는 이웃을 만들어 안전하고 깨끗한 주거환경이 조성하는 것이 그 효과로 기대된다.

이런 동행 공식은 비단 아파트 단지 안에만 적용되지 않는다. 일반 기업 노사관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많은 아파트 주민들은 피고용인으로 하루 하루 바쁘게 살아간다. 하지만 자신이 최종 고용자인 우리집(아파트) 경비·청소노동자의 근로여건은 정확히 모르고 있다. 공동체 일원이라는 생각으로 나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의 근로 환경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