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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중년파산'의 징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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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중년파산'의 징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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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박경담 기자
  • 2018.08.21 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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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일본에서 출간된 ‘98%의 미래, 중년파산’은 ‘열심히 일하고도 버림받는 하류중년 보고서’란 도발적인 부제를 달았다. 이 책은 일본의 버블 붕괴 이후인 1990년대 초 취업전선에 뛰어든 청년을 주목했다. 고용이 안정적이었던 선배 세대와 달리 비정규직으로 사회 첫발을 뗀 채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산 사람들이다.

이들은 지금 40대가 돼서도 여전히 고용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임시·일용직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중년이 증가하면서 우울증, 고독사 등 사회적 질병도 늘었다. 저자는 ‘두려운 것은 노후가 아니라 눈앞에 닥친 오늘’이라고 일본 사회에 경고했다.

이같은 중년파산의 징후는 한국 사회 곳곳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40대 취업자는 전년 대비 14만7000명 줄었다. 1998년 8월(-15만2000명)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임시직 일자리가 가장 많이 사라졌다. 산업 구조조정에다 숙박·음식점 등 내수 경기 둔화가 겹치자 고용이 가장 취약한 곳부터 흔들렸다.

특히 남성 일자리가 9만2000개 줄었다. 청년 아르바이트생, 육아를 마친 주부가 주로 비정규직에 종사한다는 통념은 경제 허리인 40대 남성까지 적용됐다. 2017년 8월 통계청 ‘근로형태별 부가조사’에 따르면 40대 남성 월급쟁이 10명 중 3명은 임시·일용직이다.

노년층 문제로 여겨졌던 고독사는 최근 40~50대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40~50대 고독사가 65세 이상 고독사를 앞질렀다는 통계도 있다. 중년파산은 취약계층뿐 아니라 중산층도 비켜갈 수 없는 일이다. 40대에서 50대로 넘어가면서 소득이 급감하는 50대 초반 퇴직자가 많아서다.

정책을 세대로 접근했을 때 중년이 주인공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청년, 노인에 번번이 밀렸다. 중년의 고난은 개인의 책임으로 돌렸다.

이제는 정책의 시선을 확장해야 한다. 당사자만 겪는 게 아니라 고통이 그 자녀 세대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40대가 IMF 외환위기 이후 한국 경제 변화를 맨 앞에서 마주한 세대라는 점에서도 국가의 역할을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중년파산 저자가 일본 사회에 보낸 경고의 무게는 한국 사회에서 더 하면 더 했지 덜 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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