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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빌리의 토슈즈…청년 일자리 해법

광화문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입력 : 2018.11.16 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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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빌리 엘리어트'의 한장면
영화 '빌리 엘리어트'의 한장면

어른들은 소년에게 글러브를 끼라고 말한다. 거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란다. 혹시나 얻어맞을지도 모르니 마우스피스도 필수다. 하지만 소년은 트렁크를 입고 사각의 링에 오르기보다는 튀튀(발레 스커트)나 토슈즈에 더 끌린다. 영화나 뮤지컬로 널리 알려진 ‘빌리 엘리어트’의 내용이다.

‘빌리 엘리어트’의 배경은 1980년대 중반 광부 대파업 시기의 영국 북부 지역이다. 소년 빌리가 복싱 수업 중 우연히 발레를 접하고 발레리노의 꿈을 이루는 과정을 그린 작품인데 동명의 영화도 인기를 끌었고 뮤지컬로도 세계적으로 약 1100만명의 관객이 관람했다.

성장의 세례를 맛보며 이제는 뒤안길에 머무는 어른들은 실업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 하는 청년들이 나약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눈높이를 낮추면 일자리가 널렸는데 그렇지 못 하다고도 한다. 기름때 묻은 굵은 팔뚝과 공장 굴뚝, 모니터를 응시하는 안경 속 시선 등을 연상하며 끊임없이 무언가를 쏟아내는 생산라인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청년들의 생각은 다르다. 어릴 적부터 랩을 흥얼거리고 사전보다는 인터넷과 유튜브 검색을 즐기고 크리에이터는 유튜브 세상 속에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그들이다. 대도서관, 도티, 잠뜰, 이사배, 밴쯔 등은 유튜브에서 출발해 공중파, 케이블 TV, 라디오를 오가며 세대를 넘나드는 유명인이다. 까치나 강토, 독고탁이 그려진 만화보다 화면을 계속 스크롤해 내리며 웹툰을 보는 것에 더 익숙하다. 망가(일본만화) 왕국이라는 일본을, 슈퍼히어로들의 마블로 대표되는 미국을 훌쩍 넘어선 웹툰의 종주국은 바로 한국이다. 영업이익률 20%(올 상반기 22.8%)를 넘어서는 게임산업은 여전히 질주 중이다. 이른바 콘텐츠 산업이다.

쥬라기공원은 중형차 몇만대 가치라고 말하는 것처럼 수치화하는게 조금은 꼰대스럽지만 2017년 현재 2조1910억 달러로 평가되는 세계 콘텐츠 시장에서 한국은 현재 세계 7위, 아시아 3위다. 국내 콘텐츠 산업 매출액은 지난해 110조5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4.8% 증가했다. 지난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4.8%다. 잠재성장률의 추락을 말하지만 콘텐츠 산업으로 눈을 돌리면 여전히 고성장이 가능한 것.

일자리로 보면 청년실업의 해법은 바로 여기 있다고 할 정도다. 콘텐츠 산업의 고용 규모는 64만2000명으로 전년 대비 1.7% 증가에 불과하지만 청년 종사자 비중이 30.6% 수준이다. 고용 세습도 갑질 상사도 적어도 콘텐츠기업에서는 아직은 남 얘기인 것이다.

소비시장도 아직은 물 반 고기 반이다. 내수는 물론이고 BTS가 휩쓰는 미국을 비롯해 중국과 동남아 시장도 굳건하다. 2016년부터 2021년까지 중국의 콘텐츠 시장 연평균 성장률은 8.3%, 인도네시아는 9.6%, 베트남은 8.1%(이상 콘텐츠진흥원, 수출입은행 자료)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

물론 고칠 것도 많다. 정당한 댓가를 지불하지 않는 열정페이, 장시간 근로 등 열악한 환경, 노동 개선 등은 필수적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는 이들의 가치를 인정하고 직업의 획일적 잣대, 굴절된 렌즈도 깨뜨려야 한다. 당장 영화관에서 불켜지기 전에 서둘러 나오기 바빴던 자신을 돌아보자. 주연 배우와 감독들에 뒤이어 엔딩 크레디트에 기록된 무수한 이들이 콘텐츠 산업의 주역들이다. 다시 '빌리 엘리어트' 끝 장면. 빌리도 출연하는 댄스 뮤지컬 '백조의 호수'(매튜 본 연출)의 백조들은 모두 남자다. 토슈즈를 벗어던진 맨발인 채로 날아오르는 백조들을 비추는 정지화면. 그들처럼 청년들도 더 날아오를 수 있을까.

배성민 문화부장
배성민 문화부장

배성민
배성민 baesm10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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