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석면 비산의 공포에서 우리 아이들을 지켜내자

여름방학을 앞두고 전국 시도교육청은 석면 모니터링단을 구성해 석면 및 석면텍스 해체·철거와 관련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정부는 2027년까지 무(無) 석면 학교를 목표로 하고 있으나 여름·겨울방학 기간 동안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는 특수성과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는 점 때문에 이에 대한 해결책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현 대표/사진제공=온새미로

석면은 과거 ‘기적의 물질’로 불리며 다양한 건축자재로 사용됐다. 천장(텍스), 벽(밤라이트), 지붕(슬레이트), 흡읍판, 가스켓 등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곳곳에 석면이 사용됐다. 열에 강하고 잘 썩지도 않을뿐더러 가격까지 저렴했기 때문에 석면을 선호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석면에서 비산된 먼지들이 폐암, 석면폐증, 흉막반 등을 유발하는 물질로 알려지면서 그 사용은 전면 중지됐고, 현재는 ‘침묵의 살인자’ 신세로 전락했다.

“빠른 석면 해체·철거가 능사는 아니야…부실시공이 말썽”

2009년 이후로 석면의 사용은 전면 중단됐으나 문제는 2009년 이전에 지어진 건물들에서 발생하기 시작했다. 석면의 내구성 때문이다. 10년 전 지어진 건물보다 20년 전 지어진 건물에서, 그리고 그 이전에 지어진 건물에서 석면이 비산될 확률이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다고 석면 해체·철거가 능사는 아니었다. 작업을 빨리 끝내기 위해 노동부에 등록되지 않은 업체가 부실시공을 하게 되면서 해체작업 이후 완벽히 제거된 줄 알았던 석면이 다시 검출되기 시작한 것이다.

학교 교실 석면 철거과정을 예로 들어보자. 석면텍스로 구성된 천장을 떼어내면 천장 위쪽에 또 다른 공간이 있다. 그 공간에 습윤처리를 한 후 음압기를 사용해 먼지의 수치가 0이 될 때까지 먼지를 빨아들이고 석면텍스는 한 장 한 장 조심스럽게 떼어내 습기를 머금은 상태에서 자루에 담아 폐기하는 것을 석면 철거원칙으로 하고 있다. 석면텍스를 바로 자루에 담아 밀봉해 폐기하는 이유는 습기가 건조되면 또 다시 석면이 비산될 수 있기 때문에 그 피해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석면 해체·철거작업을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석면이 검출됐다면 작업 시 습기를 머금었던 석면 가루들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고 건조되면서 미세한 틈 사이로 비산됐을 가능성이 크다. 부실시공인 셈이다.

“앞으로 남은 시간은 8년…그동안 우리 아이의 건강은?”

2027년까지 약 8년이면 모든 학교의 석면 해체·철거작업이 완료될 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상 그렇지 않은 게 현실이다. 노동부의 인증을 받은 석면 철거업체는 전국에 대략 300개 남짓으로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석면 해체·철거 시 비산되는 석면들이 인체에 더욱 위험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작업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비닐로 완벽하게 보양한 후 작업을 진행하게 되지만 자칫 생길 수 있는 틈 사이로 석면이 비산되거나 하는 불상사가 발생된다면 큰 문제가 야기되기 때문에 ‘뜯지 말고 그대로 놔두라’는 것이다.

정부는 학교 및 공·사립 유치원, 특수학교 등에 사용된 석면을 2027년까지 제거하겠다고 밝혔다. 인체에 유해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방치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곳에도 2009년 이전 지어진 건물이라면 석면은 사용됐을 터. 특히 학원, 도서관, 병원 등 다중이용시설을 비롯한 영·유아 보육시설, 지역 아동센터 등에 대한 관리는 과연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행복하고 안전하게 자라야 할 우리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석면 비산 방지에 대한 현명한 대처가 필요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