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장' 스웨덴 찾는 北대표단, 북미대화 본궤도 타진?

【스톡홀름=AP/뉴시스】북미 실무협상 북측 수석대표 김명길(가운데) 외무성 순회대사가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의 북한 대사관 앞에서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김명길 대사는 성명을 통해 “미국과의 협상이 우리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결렬돼 매우 불쾌하다”라며 “미국이 구태의연한 입장과 태도를 버리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북한 실무진과 좋은 논의를 했다"면서 2주 이내에 북미 간 실무협상을 재개하는 내용의 스웨덴 측 초청을 수락했으며 북측에도 이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2019.10.06.

김선경 외무성 부상이 이끄는 북한 대표단이 2일 스웨덴 등 유럽 순방길에 올랐다. 순방 목적과 구체적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난달 북미 실무협상의 개최지인 스웨덴이 순방국에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조선중앙통신은 “외무성 부상 김선경을 단장으로 하는 외무성 대표단이 스웨리예(스웨덴), 핀란드, 뽈스까(폴란드)를 방문하기 위해 2일 평양을 출발했다”고 밝혔다.


스웨덴은 북미가 지난달 5일(현지시간) 실무협상을 위해 만났던 곳이다. 당시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는 스톡홀름에서 8시간 30분 동안 협상을 진행했다.

오랜 시간에 걸친 협상이었지만 성과는 없이 끝났다. 양측이 실무협상 결렬 후 발표한 입장을 보면 지난 2월말 하노이 회담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실무협상에서도 비핵화와 상응조치에 대한 입장차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김 대사는 회담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협상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결렬돼 불쾌하게 생각한다"고 비난했다.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져갔으며 북한 카운터파트와 좋은 논의를 가졌다"며 원론적 입장을 표시했다.


이번 실무협상은 지난 2월말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장외 신경전을 이어가던 북미가 공식 협상테이블에 마주 앉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회담을 주최한 스웨덴측이 '2주 이내 추가 협상'을 제안했으나 북한의 무응답으로 성사되지는 않았다.

이번 북측 대표단의 스웨덴 방문 때 ‘추가 협상’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23일 방한한 켄트 해르스테트 스웨덴 외교부 한반도특사는 "(북미)대화가 이어질 수 있도록 양국이 합의할 수 있는 시간과 장소를 맞춰 수주 내에 양측을 초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웨덴이 북미대화의 ‘촉진자’를 자임하고 있는 만큼 김 부상에게 협상 재개를 촉구할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김 부상이 조선유럽친선협회 고문도 맡고 있어 이번 방문 때 실무협상 등 굵직한 이슈보다는 단순한 친선 목적의 이슈만 다룰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