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관련 재판부 교체하라" 20만명 넘겨…담당 판사 누구?

텔레그램 성착취 대화방 운영자 조주빈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0325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진이었다 별도로 '태평양 원정대'라는 방을 별도로 꾸려 성착취 영상을 유포한 혐의를 받는 이모군(16)의 담당 판사를 교체하라는 국민청원이 20만명을 넘어섰다. 재판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오덕식 부장판사는 과거 성폭력 재판에서 피의자에게 관대한 처벌을 내려 비판을 받아온 인물이다.
"26만명 잡아도 법이 봐주면 무슨 소용"…반대 청원, 하루만에 20만명 넘었다

28일 오후 1시 30분 기준 'N번방 담당판사 오덕식을 판사자리에 반대, 자격박탈을 청원합니다'라는 청원이 29만명을 넘어섰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28일 오후 1시30분 기준 'N번방 담당판사 오덕식을 판사자리에 반대, 자격박탈을 청원합니다'라는 청원은 29만명을 넘어섰다. 정부 답변 기준은 20만명이다.

청원인은 "(오덕식 판사는) 최종범 사건의 판결과 피해자이신 고(故)구하라의 2차 가해로 수많은 대중들에게 큰 화를 산 판사"라며 "그 후 수많은 성범죄자들을 어이없는 판단으로 벌금형과 집행유예 등 너그러운 판결을 내려준 과거들도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청원인은 "이런 판사가 지금 한국의 큰 성착취 인신매매 범죄를 맡는다니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 사법부의 선택이 의심스럽다"며 "모두가 26만명의 범죄자들을 잡기 위해 아무리 노력해도 결국 법이 그들을 봐주면 무슨 소용이냐"고 호소했다.
해당 판사, 연예인 등 성범죄 관련 판결서 번번이 집행유예·무죄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녹색당과 성적폐 카르텔 개혁을 위한 공동행동 등 회원들이 2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열린 '성적폐 재판부에 여성들을 잃을 수 없다' 기자회견에서 손 피켓을 들고 있다. 2019.11.29/뉴스1

오 부장판사는 과거 성폭력 재판에서 성인지 감수성이 결여된 판결을 내렸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오 부장판사는 지난해 8월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공판에서 고 구하라씨를 폭행하고 불법촬영 동영상으로 협박했다는 혐의를 받은 전 남자친구 최종범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불법촬영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이후 지난해 11월 구씨가 극단적 선택을 하자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등 6개 여성 시민단체는 기자회견을 열어 "오덕식 판사는 책임지고 사직하라", "재판 과정과 판결문으로 고인을 명백히 모욕했다"며 오 판사의 퇴진을 요구하기도 했다.

또한 오 부장판사는 지난해 8월 장모씨 성추행 혐의로 기소된 전 조선일보 기자 조희천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앞서 조씨는 2008년 8월 장씨의 연예기획사 대표 생일 파티에서 피해자를 강제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오 부장판사는 판단 근거로 '생일파티에서 성추행이 있었다면 생일파티가 중단됐을 것', '당시 가라오케 룸 안에는 피고인 일행뿐 아니라 종업원들도 수시로 드나들어 어느 정도 공개된 장소로 볼 수 있는 점' 등을 들었다.

이 밖에도 오 부장판사는 3년간 결혼식장 바닥에 카메라를 설치해 하객을 대상으로 불법 촬영을 저질러 온 사진기사, 대형마트 등지를 돌며 여성들의 신체를 촬영한 남성, 10대 청소년에게 음란물을 유포한 20대 남성 등에게 줄줄이 집행유예를 선고한 이력이 있다.

한편,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진이었다 '태평양 원정대'라는 성착취물 공유방을 별도로 꾸려 성착취 영상을 유포한 혐의를 받는 닉네임 '태평양'의 고등학생 이모군(16)의 첫 재판은 다음달 20일 오전 10시에 진행된다. 이군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음란물 제작·배포 등 혐의로 기소됐다.

'박사방' 유료회원 출신인 이군은 운영진으로 활동하다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텔레그램 안에서 최소 8000명~최대 2만명이 가입된 '태평양 원정대'를 별도로 운영한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