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전국민 디지털 역량 높여 '가짜뉴스' 막는다(종합)

정부가 범정부 민관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 협의체'를 구성해 전국민이 미디어로 올바르게 소통하고 함께 살아가는 디지털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정책을 펼친다.

방송통신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교육부, 행정안전부 등 5개 부처는 27일 '디지털 미디어 소통역량 강화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가짜뉴스 확산 △디지털 기술·기기 접근성의 차이에 따른 정보 격차 △사이버폭력·혐오표현·사생활침해 등 디지털 위험 확산 등을 막기 위한 내용이 담겼다.

온라인 개학을 하루 앞둔 8일 서울시내 한 중학교에서 교직원들이 온라인 수업 준비를 위한 교육을 받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이번 대책의 핵심 중 하나는 미디어 교육 강화다. 가짜뉴스를 거르는 시민 팩트체커를 육성하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팩트체킹 오픈 플랫폼을 만든다. 이 곳에서 언론, 사회, 경제 등 분야별 전문가가 전문 팩트체커로 활동할 수 있게 심화교육도 실시할 계획이다.

양한열 방통위 방송정책국장은 "팩트체크 오픈 플랫폼은 현재 방통위가 예산을 지원해서 방송기자연합회에서 구축작업을 하고 있고 구체적인 운용방식은 논의 중인 상태"라며 "팩트체크 대상 선정이나 국민 참여방식에 대해선 국민들의 의견을 모을 거고, 정부가 직접 나서는 형태는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생애주기와 대상에 따른 맞춤형 미디어교육도 실시한다. 누구나 미디어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국민 스스로 미디어가 제공하는 정보를 판별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해 건전한 콘텐츠 소비, 생산, 유통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사진=서울 시청자미디어센터

온오프라인 미디어 교육 기반도 확대된다. 정부는 우선 전국 10곳에 마련된 시청자미디어센터 등 미디어 교육 거점시설의 확대 구축을 추진한다. 시청자미디어센터를 17개 시·도 전체에 건립해 누구나 미디어 제작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시설, 장비를 무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인구가 밀집한 서울과 경기 등에는 제2센터 구축도 검토한다. 지난 5월 마련된 한국언론진흥재단 산하 미디어교육원은 교원 연수 전문기관으로 육성하고, 학교미디어교육센터를 신설해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지원할 계획이다.

2021년부터는 현재 운영 중인 미디어교육 강사풀을 활용, 근거리 공공시설을 찾아가 소외계층의 생활 속 디지털 미디어 서비스 이용을 돕는 '디지털 나누미' 서비스를 운영한다. 이를 통해 실시간 OTT서비스 이용법, SNS 사용법, 브이로그 제작방법, 인터넷 동호회 만들기·참여하기 등 디지털 미디어 서비스 교육에 나선다.

정부는 이런 내용의 정책 바탕이 될 미디어 리터러시 측정 지표도 마련할 계획이다. 미디어 리터러시는 미디어에 접근할 수 있고 미디어 작동원리를 이해하며, 미디어를 비판하는 역량, 미디어를 적절하게 생산,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뜻한다. 양 국장은 "현재 국민들의 미디어 리터러시 수준은 개인마다 천차만별"이라면서 "국민들의 미디어 리터러시 수준에 맞는 맞춤형 지원을 하기 위해 이번에 정책 연구과제로 발주를 해서 이를 수치로 정량화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디지털 미디어리터러시 협의체를 통해 "지속가능한 미디어교육 지원을 위한 '가칭 미디어교육지원법'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방통위·문체부·교육부·과기부 등은 소관 분야에서 다양한 미디어교육을 실시해 왔으며 미디어교육을 위한 통합기구는 사실상 부재했다. 이런 이유로 법안도 다양한 상임위에서 산발적으로 등장해 혼란을 초래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필모 의원 역시 지난 24일 국민들의 미디어 역량 강화를 위한 '미디어교육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현재 정부 여러 부처에 기능이 나뉘어 있어 효율적이고 종합적인 추진이 어렵기 때문에 전문위원회인 '미디어교육위원회'를 설립하자는 게 골자다. 양 국장은 "미디어 교육위원회라는 큰 틀 속에서 각 부처가 협업하고 좀 더 국가 전체적이고 통합적인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