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공수처·탈원전…윤석열, 이유있는 '연말 총공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자본시장 공정회복 정책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2021.12.27/뉴스1

국민의힘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대장동 의혹,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사찰 논란 등을 앞세워 정부여당을 향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부인 김건희씨의 경력 부풀리기 의혹과 이준석 대표의 선대위 이탈 등으로 수세에 몰린 윤석열 후보가 배우자의 직접 사과를 계기로 분위기 반전을 노리는 모양새다. 현 정권의 실정을 부각해 다시 한번 정권교체의 정당성을 환기하는 한편 며칠 남지 않은 연말에 선대위 내부를 다지고 여론에 호소하기 위한 전략이다.

'대장동' 찾은 윤석열 "이재명, 특검 받으면 토론 응한다"윤석열 후보는 27일 오후 경기 성남시 대장동을 방문해 여당의 특별검사(특검) 수용을 촉구했다.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이 불거진 이후 윤 후보가 대장동 현장을 직접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윤 후보는 "대장동 게이트를 설계하고 기획하고 지시해 추진한 몸통, 이 부패 사슬의 최종 결재권자, 게이트 그림 완성에 절대로 없어선 안 될 퍼즐, 바로 이재명 후보"라며 "시키는 대로, 명령을 따른 힘없는 사람들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죄를 덮어씌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재인 정권의 검찰은 진실 규명을 포기한 지 오래다. 이 무시무시한 범죄 게이트의 핵심 주체인 이재명 후보는 털끝 하나도 건드리지 못하고 있다"며 "민주당 후보를 지켜내겠다는 민주당 정권의 은폐 수사, 하늘 무서운 줄 모르는 이재명 후보의 특검 회피, 더이상 이대로 두고만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7일 경기도 성남 대장동 게이트 의혹 현장을 방문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등에 대한 특검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러면서 이 후보의 특검 수용을 촉구했다. 윤 후보는 "오직 진실 규명의 해법은 특검 뿐이다. 권력이 아닌 국민의 뜻을 따르는 특검만이 부패 카르텔의 민낯을 밝혀낼 수 있다"며 "말 뿐인 특검 수용,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 이제 행동으로 보이라, 정말 특검을 수용하겠다면 당장 송영길 민주당 대표에게 특검법 처리를 지시하라"고 압박했다.


민주당의 지속적인 공개 토론 요구에는 대장동 특검 수용을 조건으로 내세우며 응수하기도 했다. 윤 후보는 이날 "(이 후보가) 대장동 특검을 받으면 토론에 응할 용의가 얼마든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기본적으로 토론을 하려면 (이 후보가) 대장동 특검을 받고 관련된 여러 의혹에 대해 진솔하게 설명하고, 한번 발표된 (이 후보의) 공약과 정책이 필요에 따라 바뀌는데 거기에 대해 설명을 해서 예측 가능하게 하면 토론에 응할 용의가 얼마든지 있다"며 "(현재) 이런 상태의 토론은 별로 의미 없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중범죄 혐의에 휩싸인 후보가 진상 규명에 협조도 안 하는데 어떻게 같이 앉아서 국가 장래에 대해서 논할 수 있느냐"며 "저도 창피하다"고도 했다.

김기현 "공수처 불법사찰, 김진욱 처장 사퇴하라"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1.12.27/뉴스1

야당과 언론에 대한 무차별 통신조회 논란을 빚은 공수처를 향한 공세에도 나섰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법사위 소속 의원들과 긴급 간담회를 열고 김진욱 공수처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김 원내대표는 "야당의 주요 당직자들을 포함해 무차별적인 통신 조회를 한 것은 불법적인 정치 사찰"이라며 "김진욱 공수처장은 즉각 사퇴하고 국민의 신뢰를 잃은 공수처는 해체하는 것이 유일한 해답"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수사기관이 정당한 이유없이 언론인과 민간인을 사찰한 것은 수사권 남용이고 명백한 범죄행위에 해당한다"며 "공수처장은 항의를 받았음에도 책임을 통감하긴커녕 통화 상대방을 알아보기 위한 조회였고 적법한 수사절차였다며 헛소리로 일관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처장이 직접 법사위에 출석해 통신조회 논란에 해명하라고 요구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와 의사일정 협의에서 대장동 특검 법안 처리와 김 처장의 법사위 출석을 요구했다. 윤 원내대표는 코로나 대응 3법 처리를 주장하면서 야당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추가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탈원전 반대, 신한울 3·4호기 재개 서명 100만명 돌파를 맞아 국민 보고대회도 열었다. 문재인 정권의 주요 정책과제인 탈원전의 문제점을 부각하고 반대 여론을 결집하기 위한 자리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지금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근거가 매우 희박하다"며 "무엇 때문에 탈원전을 해야 하고 앞으로 우리나라 에너지 공급을 위해 어떻게 해야 겠다는 기본적인 연구나 검토 없이 탈원전을 해서 미래의 전력공급, 특히 전력 가격과 관련해 매우 심각한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00만명이나 되는 일반 시민들이 탈원전에 관한 관심을 갖고 서명을 완료했다는 것은 그만큼 국민들이 앞으로 우리나라 에너지 산업에 관심을 가졌다는 것"이라며 "앞으로 몇 달 지나면 이 문제가 해결될 방안이 도출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1.12.27/뉴스1

한편 윤 후보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선대위 효율화를 위한 집안 단속에도 나섰다. 윤 후보는 이날 선대위 회의에서 "중앙선대위는 총괄상황본부에 전일 상황, 금일 계획, 전주 상황, 금주 계획을 정확하게 보고해 달라"며 "총괄상황본부가 헤드쿼터가 돼서 각 총괄본부, 또 총괄본부 내에서는 각 본부 간 원활한 소통과 정보 공유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같은 자리에서 "한마디 더 경고의 말씀을 드린다. 선거에 도움을 주겠다고 하는 많은 분들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분들이 많다"며 "그것이 과연 선거에 도움이 되는지 아닌지 냉정하게 판단하고 발언해 달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