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LH, 국민 혈세로 건설사 배불렸다" 맹질타

머니투데이

이소은 기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국민혈세로 건설사만 배불렸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최근 LH가 사들인 미분양 아파트의 고가 매입 논란과 관련해서다.

원 장관은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LH가 악성 미분양 상태인 강북의 어느 아파트를 평균 분양가 대비 12% 할인된 가격으로 매입했다는 기사를 읽고 내부 보고를 통해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세금이 아닌 내돈이었다면 과연 지금 이 가격에 샀을까? 이해할 수 없다"며 "결국 국민혈세로 건설사 이익을 보장해주고 도덕적 해이를 부추기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LH는 지난달 서울 강북구 '칸타빌 수유팰리스' 전용 19~24㎡ 36가구를 각각 2억1000만~2억6000만원대 가격에 매입했다. 총 매입금액은 79억4950만원이다.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지난해 서울의 대표 미분양 단지로, 작년 2월 본청약에서 6대1의 경쟁률로 마감됐으나 미계약으로 남아 지난해 7월부터는 15% 할인분양에 나섰다.

LH는 매입한 물량을 무주택·청년·신혼부부 등에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하는 '매입임대주택'으로 활용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올해 초 국토부 업무부고에서 '공공기관의 미분양 주택 매입 후 임대'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LH가 매입가격을 지나치게 높게 책정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전용 24㎡와 20㎡은 각각 최초 분양가의 95.9%, 90% 가격에 매입됐다.

김 의원은 "미분양 상태를 타개하기 위해 15%나 할인하고 있는 아파트 단지를 최초 분양가와 거의 같은 금액으로 매입했다"고 지적했다.

원 장관도 "어떤 기준으로 이런 결정을 했는지 철저히 검토하고 매입임대 제도 전반에 대해 국민적 눈높이에 맞도록 개선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LH는 매입임대주택 관련 절차에 따라 2곳의 감정평가 기관을 통해 공정하게 감정평가하고 산출 평균한 금액으로 매입가격을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LH 관계자는 "공사가 매입한 소형평형(전용 19~24㎡)은 원래 분양가 할인 대상이 아니었다"며 "물건에 대한 객관적인 가치를 감정평가해서 매입했으며 결과적으로는 분양가 대비 평균 12% 낮게 사들였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