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시간·실업급여·노조회계 '암초' 가득…尹정부 노동개혁 평가전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17일 서울 중구 웨스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1회 한국최고경영자포럼 중 윤석열 정부의 노동계혁 추진방향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2022.2.17/사진=뉴스1

노사 법치주의 확립, 노동시장 약자 보호, 상생 임금 체계 마련 등 윤석열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는 노동개혁을 중간점검하는 국회 국정감사서 당정과 야당의 정면 충돌이 예상된다.

주69시간 근로시간제를 필두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범위 확대와 개선 방향, 실업급여 체계 개편 등 사회 전반에 영향을 끼치고 국민 생활에 밀접한 현안이 산적해 있어서다.


특히 여야는 표심 획득과 정책 경쟁을 펼칠 수 있는 내년 총선 전 마지막 기회인 만큼 불꽃튀기는 국감 현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8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는 오는 12일 고용부를 시작으로 17일 고용부 소속 위원회, 23일 고용부 산하기관을 거쳐 26일 종합감사로 마무리된다.

앞서 정부는 지난 3월 '주52시간제' 근로시간 틀 안에서 주 단위 연장근로를 '월·반기·분기·연'으로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연장근로 총량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론상 한 주 최대 주 69시간 근로가 가능한 탓에 각종 여론의 질타를 받고 윤석열 대통령의 수정·보완 지시 이후 고용부는 개선안을 마련하고 있다.

정부 여당은 유연한 근로시간 개편으로 혁신 기업과 IT 기업, 계절 수요에 영향을 받는 기업 등의 원활한 사업 활동을 보장하면서 근로자의 건강권과 휴식권을 보장하는 방안 마련에 초점을 기울이고 있다.

야당은 기본적으로 주52시간제의 축소와 근로시간 확대에 반대하며 포괄임금 적용 문제를 거론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정 국회 환노위 위원장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3.9.13/사진=뉴스1

이번달부터 실시하는 노동조합 회계 공시도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1000인 이상 노조와 산하조직이 회계를 공시하지 않을 경우, 조합원이 낸 조합비에 대한 15% 세액공제를 해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 만큼 회계 투명성이 제고돼야 하며 공시 의무를 가진 다른 영역과의 형평성도 고려됐다. 조합원의 권리 신장도 주요 이유다.

다만 1000인 미만 노조는 공시를 하지않아도 기존대로 15%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사실상 양대노총의 회계 공시를 이끌어내는 제도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야당은 노동계 탄압과 노조의 자율성 보장 훼손 측면에서 정부를 질타할 것으로 보인다.

부정·과대 수급 논란이 불거진 실업급여도 치열한 전쟁터다. 월급보다 높게 받는 실업급여액과 반복 수급이 핵심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정은 실업급여 하한액을 조정 또는 폐지해야 한다는 방안을 검토 중인 반면 노동계는 저임금 노동자와 취약노동 계층 보호가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내년부터 50인 미만 기업도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 된다. 경영계는 사업 위축과 급격한 제도 확산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한다. 노동계는 강화된 근로자 보호 방안과 사업주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국감장에서 현재 운영되는 제도의 미비점과 개선 방향을 두고 여야가 맞붙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