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인들의 예술성

머니투데이

공영희 소설가

현자가 궁전에 도착해서
다돈 황제 앞에 서서
보따리에서 황금 수탉을 꺼내며
황제에게 말했네.
"이 새를 지붕 꼬챙이에
꽂아 놓으시오. 내 황금 수탉은
그대의 충실한 보초가 될 것이오.
주위가 모두 평화로우면
닭은 고요히 앉아 있을 것이나
이웃 나라에서 그대에게
전쟁을 일으키려 하거나
군사들이 쳐들어오거나
뜻하지 않은 다른 재난이 일어나려고 한다면
그 즉시 당장 내 황금 수탉이
벼슬을 세우고
소리를 지르며 깨어 일어나
그곳을 향하여 몸을 돌릴 것이요…"
황제가 거세된 남자에게
감사하고 많은 황금을 하사하며
감격하여 말하네.
"이 같은 은혜에 보답하여
그대의 첫 번 째 뜻을
나의 뜻처럼 행하겠소."

높은 꼬챙이로부터 닭은
황제의 국경을 감시하게 되었다네.
어딘가에서 위험이 조금이라도
보이기만 하면 충실한 보초는
몸을 움직이며 날개를 푸드덕거리며
그 방향으로 몸을 돌리며
소리를 질렀네 “꼬꼬댁 꼭꼭.
게을리 놀더라도 다스리기는 해야지!“
그러자 이웃 나라는 얌전해져서
이미 싸울 염두를 못 내었네.
황제 다돈이 그들에게 사방 팔방에서
공격을 가했으므로!

알렉산드르 세르게예비치 푸쉬킨의 서사시 “황금 수탉” 이다.

작가를 비롯한 모든 예술가들은 그 시대를 직시하는 시대정신을 가지고 있다. 푸쉬킨이 살았던 시대에 그는 황제와 그리 썩 좋은 관계는 아니었다고 한다. 그런 마음을 시를 통해 표현하고 있다.

푸쉬킨은 러시아 문학 역사상 가장 위대하고 러시아 전 국민에게 사랑을 받는 작가다. 그는 고대 그리스 로마와 중세 중요한 작품들과 13-14세기부터 단테와 페트라트카의 이탈리아 문학과 15-16세기의 라블레와 몽테뉴의 프랑스 문학, 16-17세기의 말로와 세익스피어의 영국문학과 세르반테스의 스페인 문학, 18세기의 괴테, 실러의 독일 문학까지 방대하게 섭렵하고 그 영향을 받아 러시아 문학의 전통을 일군 천재 작가다. 그 토대를 밑바탕으로 고골과 도스토예프스키, 투르게네프, 불가코프, 그리고 파스테르나크 같은 작가들이 러시아 문학의 정통성을 이어 받았다.

푸쉬킨의 “황금 수탉”의 메시지는 황제의 본분과 약속, 연인에게 매혹 당해 눈멀게 되는 남자들에 대한 경고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 작품은 화려하고 불가사의할 만큼 신비로워 이 작품을 토대로 림스키-코르사코프가 작곡한 오페라 이 1907년 초연되었다. 그리고 수 십 년이 지나 바이올린 곡으로 또다시 탄생되어 전 세계인들이 “황금수탉”의 연주를 즐겁게 듣고 있다.

러시아 사람들의 시대를 뛰어 넘는 예술성의 혼(魂)은 과연 어디에서부터 오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