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표 아닌 쉼표" 4년간 '기부 공연'의 대명사, 대단원의 막

바이올리니스트 송원진(왼쪽)과 피아니스트 송세진 자매가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금호아트홀 내 문호아트홀에서 열린 '2016 머니투데이 나눔콘서트 송원진 ·송세진의 소리선물'에서 연주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마지막 공연이지만, '마침표'가 아닌 '쉼표'라는 의미로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바이올리니스트 송원진은 아쉽지만 활기찬 목소리로 '소리선물'을 보내는 마음을 이렇게 표현했다. 18일 서울 광화문 금호아트홀 내 문호아트홀에서 열린 '2016 머니투데이 나눔콘서트 송원진·송세진의 소리선물'은 두 자매가 지난 4년간 펼친 혼신의 연주를 끝내는 석별의 자리였다.


날카롭고 따뜻한 선율을 오가며 관객과 혼연일체를 만들어온 이 무대는 클래식에 낯선 이들부터 클래식 애호가까지 두루 아우르며 대중화에 힘썼다. 입장료 5000원으로 거둔 수익금은 모두 어린이재단에 기부해 나눔 문화에도 앞장섰다.

4년간 혼신의 열정…"쉬지 않고 달려온 무대…마침표가 아닌 쉼표"

지난 2013년 1월 '소리선물' 첫 무대를 책임진 송원진·송세진(피아노) 자매는 4년째 매달 한 번씩 쉬지 않고 달려왔다. 이날 마지막 무대에서 송세진은 "4년간 매달, 셋째 주 일요일을 함께 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즐겁고, 유익하면서 반가웠던 시간"이라고 말했다.

정희경 머니투데이 편집국장(왼쪽)과 바이올리니스트 송원진(오른쪽), 피아니스트 송세진(오른쪽에서 두 번째) 자매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측에 기부금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감사 차원에서 무료로 열린 이날 공연에서 이들은 겨울이면 울려 퍼지는 ‘차이콥스키’의 명곡들로 구성, 관객을 마지막 순간까지 환상의 세계로 안내했다. 송세진은 차이콥스키가 작곡하고 피아니스트 플레트네프가 편곡한 콘서트 모음곡, 발레 ‘호두까기 인형’의 행진곡을 비롯한 7곡을 연주했다.

송원진은 동생의 바통을 이어 2013년 1월 첫 공연 연주곡을 기억에서 다시 꺼냈다. 우울하면서 아련한 분위기가 서려 있는 '소중한 곳에 대한 추억 작품번호 42’를 꺼낸 것은 러시아에서 오랫동안 유학하고 돌아온 이들 자매가 인연을 맺은 '소리선물'에 대한 첫 감상을 다시 확인하고 싶어 한 것인지도 모른다.

"끝이 아닌 시작"…마지막 공연도 처음처럼

이날 두 자매는 앙코르곡으로 가곡 ‘선구자’와 ‘오빠 생각’을 차례대로 연주했다. ‘오빠 생각’이 끝나고 조명이 다시 밝혀지자, 객석은 그 어느 때보다 아쉬운 기분에 사로잡혔다. 이 곡 역시 2013년 첫 공연 앙코르곡의 반복이었다. 송원진은 "'처음'과 '마지막'이 함께 하는 공연을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바이올리니스트 송원진(왼쪽)과 피아니스트 송세진 자매가 18일 '2016 머니투데이 나눔콘서트 송원진 ·송세진의 소리선물'에서 마지막 인삿말을 건네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수원에서 온 김종회(57)씨는 "아내와 함께 매번 지하철을 타고 이 공연을 감상했다"며 "저렴한 가격에 무엇보다 교육적인 무대여서 기대가 큰 공연이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날 공연에선 머니투데이가 한 해 동안 얻게 된 티켓 수익금 전액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기부하는 전달식도 함께 열렸다. 이 재단은 1948년 전쟁고아 구호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국내외 아동복지사업에 힘쓰는 아동복지전문기관이다. 입장료 전액은 재단을 통해 장애아동에게 기부된다.

'5000원 콘서트'로 장기 기부 문화 동참 '화제'…48회 중 45회 공연

소리선물은 커피 한 잔 값인 5000원에 콘서트를 즐기고, 기부를 통한 선행도 동참하는 기획으로 화제를 모았다. 재능 기부를 통한 클래식 대중화에 나선 역량 있는 자매의 공연이 선보였다. 베토벤, 쇼팽, 라흐마니노프, 헨델, 브람스 등 클래식 거장의 곡뿐 아니라, ‘봉선화’ 등 우리에게 익숙한 가곡의 세계도 함께 한 무대였다. 광복절 기념 연주로 들려줬던 ‘대한제국 애국가’, ‘비목’, ‘몽금포타령’ 등 이색 선곡도 색다른 무대를 이끌었다.

정희경 머니투데이 편집국장(왼쪽)이 송원진(가운데)·송세진 자매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공연은 메르스 사태와 세월호, 올해 추석 연휴 등으로 쉰 쉬기를 제외하면 4년간 총 45회 진행됐다. KT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등을 통해 장애아동을 지원하는 사업으로도 이어졌다. 대개의 기부 목적 공연이 일회성 또는 단기간에 걸쳐 이뤄진 것과 비교하면 장기적으로 진행된 사업이라는 점에서도 의의가 각별했다.

송원진은 2008년 베토벤 전곡을 완주한 연주자로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여주인공 두루미(이지아 분) 실제 연주자로 유명하다. 송세진은 한국예술진흥원의 신진 예술가상,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의 주목할 예술가상을 받았다. 두 사람 모두 러시아에서 17년간 유학하고 돌아온 뒤 교편을 잡고 후학도 양성하고 있다. '소리선물' 공연을 통해 재능기부를 해 왔으며, 클래식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