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년, 동계올림픽 열기 넘치는 평창과 강릉으로

강릉 올림픽파크 아이스아레나에서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이 연습을 하고 있다. /사진=김유진 기자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1년 앞으로 다가왔다. 제2영동고속도로의 개통으로 인천국제공항에서 차로 2시간 43분이면 갈 수 있게 된 평창은 이제 더 이상 날 잡아서 가야 하는 여행지가 아니다. 특히 내년 올림픽 기간 개통하는 인천공항-평창·강릉 간 KTX가 운행을 시작하면 인천공항에서 평창(진부역)까지는 98분, 서울 청량리역에서 강릉역까지는 1시간 12분 만에 갈 수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는 지역인 강원 평창과 강릉은 요새 손님맞이에 분주하다. 경기장 건설이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며 경기장 인근 해변에는 호텔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지금 동계올림픽의 도시 평창과 강릉을 방문하면 미리 개장한 경기장에서 선수들의 경기를 살짝 엿보고, 붐비지 않는 강원도의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뜨겁게 달아오른 동계올림픽 열기, 올림픽파크

강릉 올림픽파크 하키센터 외관. /사진=김유진 기자

강릉 올림픽파크에는 현재 하키센터(남성 경기 위주),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아이스아레나(쇼트트랙 및 피겨스케이팅), 컬링센터가 지어지고 있다. 인근의 관동대학교 내에는 여성 하키 경기를 위주로 하는 빙상경기장이 지어진다. 다섯 곳의 경기장 가운데 아이스아레나만이 준공을 완료하고 현재 피겨스케이팅 및 쇼트트랙 선수들의 연습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부드러운 곡선으로 만들어진 외관이 형형색색으로 빛나는 아이스아레나에 들어가자 아름다운 음악이 울려 퍼졌다. 안에서는 남녀 피겨스케이팅 선수 10여 명이 한 명씩 돌아가며 자신의 테마곡에 맞춰 연기를 펼쳤다. 관중석 곳곳에 앉아있는 사람들은 선수가 아름다운 점프를 선보일 때마다 박수갈채를 보냈다.


아직은 경기장만 건설되고 있지만 1년쯤 뒤에는 올림픽파크 내 빈 공간에 다양한 볼거리가 준비될 예정이다. 유운호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홍보체험관 팀장은 "경기장뿐만 아니라 파트너사 홍보관, 메가스토어 등이 마련돼 관람객들이 기념품도 구매하고 전 세계의 올림픽 문화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림픽파크 내에는 90만 원이 넘는 남자 하키 결승전 티켓 등 고가의 티켓이 부담스러운 관객들을 위한 노천 영상 관람석 '라이브사이트'도 만들어진다. 공동구역 입장권을 구매하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올림픽파크에 들어와 올림픽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고, 전 세계인과 함께 경기 응원도 할 수 있다.

서울에서 1시간이면 갈 수 있는 동해바다

강릉 안목 커피거리 앞 해변에 놓인 벤치에 관광객들이 앉아 수다를 떨고 있다. /사진=김유진 기자

서해도, 남해도 좋지만 동해처럼 깊고 영롱한 푸른 빛을 보여주는 바다는 없다. 그동안은 여름 휴가철 서울에서 출발하면 5~6시간은 기본으로 잡아야 했던 강원도 동해안이 1시간 거리로 가까워지면서, 마음만 먹으면 당일치기도 충분히 가능한 바다 여행지가 됐다. 이런 기대감을 반영해서인지 강릉 앞바다 곳곳에서 신축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최근 tvN의 드라마 '도깨비'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주인공인 공유와 김고은이 자주 만난 장소인 강릉 바우길 12구간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인근 상인들이 방문한 관광객을 대상으로 드라마 속 소품인 꽃·목도리·우산을 대여한다. 평창을 대표하는 꽃인 메밀꽃다발을 드라마 속 공유처럼 연인에게 건네는 재미가 있다.

지난해 10월 개통한 뒤 걷기여행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바다부채길도 있다. 동해의 거센 파도가 만든 대한민국 최대 길이의 해안단구로, 모든 절벽이 바다 위 하늘을 향해 45도가량 꺾여있다. 이런 특이한 지형이 부채를 닮았다고 해서 부채길이라고 이름이 붙었다. 심곡리의 심곡항에서 시작해 정동진리의 썬크루즈 리조트 주자창에서 끝나며, 입장료는 3000원이다.

"우리 안목가자." 한때 강릉에서 이 말은 '사귀자'는 말과 같았다. 시내에서 안목해변까지 오가는 대중교통편이 마땅치 않아 현지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통용되던 표현이다. 한산한 바닷가에 놓인 자판기 한 대로 시작했지만, 운치가 좋다는 소문이 나 한때 자판기가 50대까지 들어섰던 곳. 한 카페가 처음으로 원두커피를 시도한 뒤 지금은 40개가 넘는 카페가 들어선 '카페거리'가 됐다.

'에드워드 권' 메밀요리 먹고, 싱싱한 해산물 즐기고

평창 봉평면 식당 '옛골'에서 먹을 수 있는 에드워드 권이 개발한 '평창동계올림픽 성공기원 에드워드 권의 특별메뉴 10선' 중 '한우 아라리'. /사진=김유진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강원 영월군 출신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셰프, 에드워드 권이 팔을 걷어붙였다. 그 결과 탄생한 음식이 '평창동계올림픽 성공기원 에드워드 권의 특별메뉴 10선'. 평창의 특산물인 송어, 메밀, 한우, 황태, 감자 등 싱싱한 식재료를 사용해 개발한 요리들이다. 현재는 현지 식당들이 셰프로부터 조리법을 전수받아 관광객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붓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한 구절처럼 가을이면 메밀꽃이 온 세상을 뒤덮는 평창군 봉평면. 이곳에 위치한 메밀 음식 전문점 '옛골'에서는 에드워드 권의 요리 중 '한우불고기 아라리'와 '메밀파스타 연인'을 맛볼 수 있다.

강릉 정동진은 가자미, 우럭 등 바다에서 잡은 생선을 바닷바람에 꼬들꼬들하게 말려 구운 생선구이가 일품이다. 정동진 바닷가 곳곳에 위치한 식당들은 생선구이와 얼큰한 생선조림을 판매한다. 강릉 안목 해변 인근에 늘어선 횟집에서는 푸짐하고 싱싱한 바다 회를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