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 마요네즈·참기름, 비싼 이유 있었네

국내 대표적인 가공식품기업 오뚜기 (451,500원 ▲18,000 +4.15%)가 마요네즈, 참기름, 당면 등의 할인판매를 막다 감독당국에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일 대리점에 마요네즈, 당면, 참기름, 국수 등의 판매가격을 정해주고, 할인 판매를 하지 못하게 한 오뚜기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6억 5900만 원을 부과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재판매가격유지행위에 대한 공정위의 제재 사상 최대 규모의 과징금이다.


오뚜기는 지난해 말 기준, 연간 매출액이 약 1조3700억 원에 달하는 대표적인 가공식품 제조업체로 마요네즈(81.4%), 당면(74.3%), 참기름(50.7%), 국수(43.8%) 등은 압도적인 시장점유율 1위 업체다.

*마요네즈 시장점유율 추이(자료:공정위)

공정위에 따르면 오뚜기는 지난 2007년 1월부터 2011년 2월까지 전국 대리점(2010년말 기준, 166개)에 마요네즈, 당면, 참기름, 국수(건면), 콩기름, 참치캔, 라면 등 7개 품목을 판매하면서 대리점이 소매점에게 판매할 수 있는 최저가격을 지정한 후 이 가격보다 싸게 판매하지 못하도록 강제해 왔다.

*당면 시장점유율 추이(자료:공정위)

오뚜기는 지점을 통해 49% 가량을 직거래 하고 있고, 오뚜기 제품을 전속 거래하는 대리점 약 29%, 여러 회사 제품을 같이 취급하는 특약점 약 22% 정도로 물량을 유통시키고 있다.

대리점은 원칙적으로 자유롭게 가격을 책정해 소매점에 판매해야 하지만 대리점 간 가격할인 경쟁이 가져올 출고가 하락을 우려해 오뚜기가 이를 관리해 왔다는 것이 공정위의 설명이다.

오뚜기는 대리점들이 판매가격을 지키도록 하기 위해 회사 차원의 '대리점 난매방지 규정'을 제정, 가격할인 판매를 하면 △대리점간 상호정산 △할인혜택 배제 △계약해지 등의 조치까지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자사 영업직원을 동원해 판매가격 준수여부를 상시 모니터링하고, 할인 판매하는 업체가 적발되면 재발방지 약속 등을 받아내는 방법으로 즉시 시정조치 해왔다.

오뚜기는 이밖에 가격 통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대리점마다 영업구역을 설정하고, 영업구역 이외에는 제품을 팔지 못하도록 하는 '거래지역 제한 행위'를 하기도 했다.

신영선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이번 사건은 자신의 출고가격 하락을 방지하기 위해 대리점의 가격할인 경쟁을 막아서 소비자 피해를 가져온 전형적인 사례"라며 "이번 조치로 유통단계의 가격경쟁이 활성화돼 가공식품의 가격 거품이 해소되고, 서민들의 장바구니 물가부담이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서민밀접 품목의 불공정행위에 대해 지속적으로 감시를 강화하고, 위법행위가 적발되면 엄중히 제재할 방침이다.